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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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날에 두번씩이나 낭패를 본 잡채

오늘 지난 9년동안 우리사무실의 에이스였던 동료 미리암이 우리와 함께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승진해서 바로 옆 사무실로 옮겨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제 소속이 다르고 사무실도 다르니 마지막날을 그냥 넘기고 싶진 않았다. 마침 학생들은 아직 방학이라 사무실도 한가하고 해서 미리암이 한국 음식을 많이 좋아하기에 전날 그녀에게 "내일 네 마지막 날이니, 내가 한국음식으로 점심 준비해 오겠다며, 뭘 만들어 올까" 하고 물었더니 반색하며 김밥과 잡채를 부탁했다. 여긴 퇴직을 하거나 다른 학교로 가더라도 송별회를 따로 하지 않고, 송별 카드로 대신한다. 김밥과 잡채 - 나 포함 6인분 - 크리스마스 전전날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잡채를 폭망했기에 이번에 엄청 신경을 썼다. 이틀 전에 지은 현미밥 아직 많이 남아있..

일상에서 2024.01.06

아들에게 여친이 있어니 좋으네

큰아이가 대학을 그만두고 해군에 갔을때 안타까왔지만, 군인이라 머리를 짧고 단정하게 유지해야 하는것은 좋았다. 난 꼰대인지 머리 긴 남자는 별로다. 그런데 큰 아이가 머리 깎는것을 싫어해 고등학교때 인디언 원주민처럼 머리를 덮숙하니 기르더니 군대를 마치고 또다시 머리를 길렀다. 사람들은 큰아이의 긴머리를 보고 멋있다고 했지만, 난 아들의 긴머리를 볼때마다 불편했기에 무덤덤해지려고 애를 썼다. 지난달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두고 여친 만나고 집에 온 아들, 내가 머리를 잘라도 모르는 눈쌀미 없는 남편이 먼저 앤드류를 보고는 어, 이발했네 했다. 워낙에 큰 변신이라 눈에 띈건지? 아님 남편도 아들의 긴머리가 불편했기에 바로 눈에 띈건지. 주방에서 일하다가 남편의 그 말을 듣고는 반가와서 얼른 거실로 나와 아들을..

나와 가족들 2024.01.04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한 해 동안 저와 저희 가족들에게 주신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또한 부족한 제 블로그 찾아 주시고, 댓글로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해도 주변의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정과 사랑을 나누고 살면서 글솜씨는 없지만 공감되고, 위안이 되는 글들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록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사니 만나지 못하더라도 글로 서로 소통할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올 한 해도 모두들 건강하시고, 새해에 소망하신 것들 이루게 되시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만들며 감사한 일 많은 한 해 많이 웃는 한해 되시길 소망합니다. 2024년 새해 첫날에 앤드류엄마 경란 드림

일상에서 2024.01.02

26년만에 시어머님으로부터 받은 선물 그리고 시어머님 놀리기

올 크리스마스에 시어머님께서 선물을 주셨다. 당신 말에 의하면 내가 깜작 놀랄 선물이었다. 시어머님은 잔정도 깊은정도 없는 분이라 결혼해서 28번의 내 생일과 크리스마스를 맞았지만 결혼 첫해와 두번째 크리스마스 때 시어머님으로부터 선물 두 번 받은 것으로 끝이었으니 26년만의 선물이라 놀라운 일이긴 하다. 선물은 받기만 하시고, 생전 선물할줄 모르시는 분이 몇십년만에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준비했으니 당신 스스로 엄청 흥분이 되셨는 듯.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안부전화했을 때 이번 크리스마스 때 당신 작은딸 집에 오느냐고 물어셨다. 매년 크리스마스때 마다 작은시누네에 갔는데, 새삼 또 물어시니 시어머님을 놀려주고 싶었다. 그래 페기 (작은시누)가 오라고 하면 갈 테니 페기한테 물어보라고 했더니 우린 가족..

행사 2023.12.29

크리스마스는 누군가에게 산타가 되어주는것

여러분들은 크리스마스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지요? 선물, 산타, 루돌프, 썰매, 구세군 자선냄비? 아직 나일론이지만 크리스천이고,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미국에서 느끼는 크리스마스는 Love, Generosity(관대한), Giving 인 듯. 이웃들이 쿠키를 만들어서 선물로 주니 난 시간이 없기도 하고해 예전처럼 다양한 종류의 쿠키를 만들지 않고, 분설탕으로 입힌 러시안 티 케이크와 미니 피칸파이를 만들었다. 그런데 파이 크러스트 직접 만들어서 작은 컵에 하나하나 파이형태로 만드는 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기에 이 선택을 후회했다. 약과를 만들어서 선물할까 했는데, 낯선 디저트 좋아하지 않으면 수고한 것이 헛되니 다음에 초대했을 때나 초대받아 갔을 때 만들어서 소개한 후에 반응 먼저 보..

행사 2023.12.28

크리스마스 이브를 특별하게 해 주는것들

Merry Christmas! 우리 집 앞 거리풍경 이웃들과의 크리스마스이브 촛불 점등 저녁 7시 이후엔 차도 잘 다니지 않는 조용한 동네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고요한 크리스마스 이브 밤을 은은하게 밝혀 주어서 좋았다. 가구당 $7 - 양초값 (봉투 안 모래 릭 기증, 불에 타지 않는 봉투 지난해것 재 사용) 이웃 친구 이바네에서의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식사 마리 앤 네와 우리 가족 그리고 멜바가 함께 했다. 이바의 아들 마리가 여자친구 리즈와 함께 콜로라도 덴버에서 왔고, 마리앤의 딸 카일러와 테일러 부부와 아들 에릭이 테네시와 L.A에서 왔다. 마리의 여자친구가 참하니 마리와 잘 어울려서 기뻤다. 어른이 된 이웃친구들의 아들들과 딸들을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고, 앤드류와 데이빗도 동네 형과 친구들과 서..

행사 2023.12.25

이웃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 그리고 아픈 이웃에게 보낸 감동 한스푼

지난 일요일 오후에 앤디와 샤론의 집에서 있었던 우리 이웃들의 2023 크리스마스 파티 오랜만에 이웃들과 만났기에 식사 시작하기 전에 삼삼오오씩 모여 밀린 이야기들을 먼저 나누었다. 일요일 저녁부터 야간 근무를 하곤해 그동안 참석지 못했던 우리 옆집의 짐이 올해부터 주간근무로 바꿨다며 처음으로 참석했다. 우리 옆집에 살다 아리조나로 이사 갔다 아들과 딸 가족들이 살고있는 이곳으로 다시 이사를 온 베블리도 초대했다. 햄을 썰고 있는 집주인 앤디 몇 년 전에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어 위험한 고비까지 갔던 집주인 앤디가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감사했다. 마지막에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데, 올해 여자들끼리만 따로 사진을 찍었더니 남자들끼리도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우리집 남자들은 사진 찍는 것 좋아하지 않는데....

일상에서 2023.12.14

우리가족이 모두 함께 했던 첫 콘서트 - Steven Curtis Chapman

지난 토요일에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모두 다 함께 콘서트에 갔다. 그동안 전 가족이 함께 콘서트에 가고 싶었는데, 앤드류가 격주로 주말에 일을 하니 스케줄이 잘 맞지 않았고, 옛날엔 남편이 짠돌이라 가족들과 함께 콘서트 가는것에 협조를 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들과 본인이 나이가 드니 가족이 함께 하는것에 대한 중요함을 알았는지 협조를 해 주는 편이다. 해마다 12월엔 크리스마스 기념 콘서트를 많이 하는데, 남편에 맞추느라 크리스천 음악계에서 꽤 유명해서 남편도 아는 싱어송 라이트 Steven Curtis Chapman 이 인근 Rialto 공연장에서 콘서트가 있었어 남편에게 물어보니 좋다고 했다. Steven Curtis Chapman 은 다섯차례의 그래미 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그는 8..

5달러 미만으로 한 동료들과의 크리스마스 선물교환과 교직원 점심

1890년 이후 130년을 세계 경제 파워 1위를 자랑한 부자나라 미국이지만 보통사람들의 소비나 선물 수준은 통 큰 한국사람들 수준에선 정말 쩨쩨하다. 남들에게 선물이나 경조사금에 손이 컸던 한국에서 산 나는 처음엔 이 쩨쩨함이 낯설었고, 그런 선물은 손 부끄러워서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괜찮은 선물을 했는데, 미국에 살다 보니 이제 나도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졌고, 이젠 부담 없었어 좋다. 사무실에서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 교환을 하는데, 5달러 미만이 암묵적인 선이다. 난 쇼핑도 싫어하고, 아이디어도 가난하니 구글의 도움을 받았다. 동료가 다 여자들이면 더 쉬울 텐데, 보스를 비롯해 남자가 셋이라 남. 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하려니 립밤이 가장 무난할 것 같았다. 립밤 하나로는 너..

일상에서 2023.12.10

젊은 엄마들의 배려심을 배운 교회 크리스마스 파티

지난 월요일 저녁에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여자들만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었다. 파티에 참석하려고 등록을 하려고 보니 참가비나 음식에 관한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 파티니까 음식이든 디저트든 있을건데 이상해서 운영진에게 연락을 해서 참가비도 없고, 뭘 가져 갈까 하고 물었더니 그냥 너만 오면 된다고 했다. 파티에 음식이 필요하지 않냐며 음식 필요하면 내가 한국 군만두 가져갈 수 있다고 했더니 좋다고 했다. 그래 참석 인원을 알아야지 적절하게 인원에 맞출 수 있으니 몇 명이나 참석하냐고 물었더니 85명이라고. 맙소사. 주최 측에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청할지 몰랐다고. 코로나로 몇년동안 사람들을 멀리하며 지내 다들 이런 자리가 그리웠나 보다. 집에 있는 만두가 한입크기 만두라 개수가 많아서 다행이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