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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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마지막으로 방문한 시댁 - 너무싸서 팔기엔 아까운 약 15만평 땅과 농가와 건물들

앤드류 엄마 2025. 6. 30. 13:16

지난해 10월에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시고
 방치되어 있었던 집과 토지가  
며칠 뒤면 팔릴 예정이라
아직 남은 집정리도 할 겸 
또 어제 토요일에 남편과 두 시누가 다녔던
고등학교 총동창회가 있었어
겸사겸사 금요일 아침에 출발해 시댁에 갔다. 
 
 시댁은 북쪽 미시간에 Engadine으로
  인구가 327명밖에 안 되는 시골이라  
농가와 땅을 구입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구매할 사람이 몇이나 되어 
가끔씩 시어머님을 도와준 사람에게 
 평가액보다 더 싸게 팔기로 했다. 
 
그런데 120 에이커 약 146,880평이나 되는 들과
엄청 큰 외양간과 창고와 2층 주택이 
약 4억밖에 안된다니 팔려니 좀 아까왔다.
 
시댁은 북쪽이라 여름에 우리가 사는 곳보다
평균 10도 이상 낮아서
  여름에 시원하고,
    조용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계속 더워지고 있으니
앞으로는 그곳이 좋을 수도 있고. 
 
  큰 시누는 팔지 말고 
가족 공동 휴식처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창고는 차고로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불필요한 큰 외양간을 
그냥 두기엔 아깝기도 하고, 
 
그 집을 우리가 사용하려면 
내부 업데이트가 필요한데, 
일 할 사람도 없고, 
또 시누들은 사용만 하고, 
 치우는 것은 내 몫이 될게 뻔했다. 
 
그리고 시누들은 5시간 떨어져 있지만
 우린 8시간 이상 떨어져 있었어
1년에 며칠 정도 사용할 터라
그냥 팔자고 했다. 
 

시댁 전경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숲이 경계선인가 했더니 
숲을 포함해 숲 너머에도 있다고.
저 숲에서 나무를 베어 겨울 장작을 해결한다
시어머님의 집 보일러는 나무나 기름 중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위 사진도 시댁땅
 
들이 야생화밭이었다. 
시어머님은 젖소를 키우셨다는데,
 새 주인이 될 청년은  
육우를 키울 거라고.
꽃먹이고, 키운 소라고 광고하면 
더 비싸게 받을 텐데. 
 

20년전인가 했던 항공촬영 사진 

 

 
시댁 길건너에 있는 언덕이 있는 들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적에
 저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곤 했는데,
저절로 자란 나무들이 점령을 했다.
 
시누가 은퇴 후 저곳에 집 지어서 살 거라며
 시어머님에게 팔라고 했다는데,  
시어머님께서 그냥 주셨다고. 
 
2년 전에 갑자기 천국으로 간 큰 사위가
  아들보다 집안일을 더 많이 도와주었기에 그 보답으로. 
 

도로가에 야생화가 만발해 있었다

 
사람이 없으니 잡초만 잔뜩 자라 있었다. 

 

위 사진 하얀 지붕과 벽은 창고이고, 아래 사진 청색 지붕이 외양간이다. 
외양간은 실내가 2층으로 되어 있어
2층에 건초를 보관한다.

 

창고와 외양간과 집을 지어려면 바닥 세멘트 작업에 집 지하실 파고,

건축비만해도 30만불은 들겠다. 

 

 

시어머님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사시는
시어머님의 먼 사촌이 되는 캐럴이 토요일 밤에 방문했다. 
내가 전화를 몇번드리고 캐럴 집으로 방문했는데
캐럴이 전화도 놓치고, 그때 집 뒤에서 일하고 계셨다고. 
시어머님이 우리 집에 오실 때 먼 길 혼자 오시기 적적하시니
캐럴과 함께 오시라고 했더니 두 분이서 함께 오셨는데,
토요일에 오셔서는 우리집에 오셨던 이야기를 하셨다. 

옛 치즈공장 
시댁에서 1시간 30분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시어머님이 젖소를 키울때 
저 치즈공장에서 매일 트럭이 와서 우유를 수집해 갔다고. 
그땐 시이모님을 비롯해 젖소를 키우는 집들이 많았다고. 
 
시댁도 누군가 살거나 관리를 하지 않으면 저렇게 폐가가 되니 
파는 게 맞다. 
 

폐가가 된 옛 치즈공장의 보일러에 대해 데이비드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금요일 집에서 출발할때 더워서 반바지 차림이었는데
북쪽으로 올수록 추워서 긴바지로 갈아입었다.
우리 집은 29도였는데,
저곳은 16도에 흐리고 바람 불어 체감온도는 더 추웠다.
밤엔 14도까지 떨어졌다

일요일 집으로 돌아오면서 도로옆 미시간 호수 해변을 잠시 걸었다. 
18도에 흐리고 바람 불어 추웠다. 
우리 집은 32도 

 

집을 구매할 사람이 바로 이사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
집 정리를 다 하지 못했다.
일을 쉬엄쉬엄 하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7,8월에 다시 한번 더 와야 한다고.
 그땐 난 시간이 없어서 못 갈거라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시댁까지 길이멀기도 하고,
시어머님을 시누네에서 
1년에 몇 번씩 뵈었기에 
시댁은 어쩌다
1년에 한 번 정도 방문하곤 했다. 
 
그래 크게 정이 들진 않았지만,
여름엔 시원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왔던 그곳이 
한 번씩 생각날 것 같다. 
 
2025.  6.  30. (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