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일을 하는 아들이
7월 첫 주와 둘째 주에
주간 근무를 한다고 했다.
나도 수요일엔 4시 30분에 퇴근하고
앤드류 아파트에서 약간 가까운
캠퍼스에서 일을 하기에
앤드류에게 우리 둘이
저녁 식사할까 했더니 좋다고.
앤드류가 자기 집에서 25분쯤 떨어진
한국음식점이 어떻냐며 내 의견을 묻길래
그곳에서 뭘 먹고 싶은지 물었더니
순두부찌개를 먹을 거라 했다.
아들은 다이어트 중인데,
며칠 전 주말에 배구 시합 후 팀원들과
시카고 북쪽에 있는 뷔페식 바비큐식당에서
고기를 먹고 왔다고.
앤드류가 갈비나 특별한 음식이 먹고 싶었으면
앤드류가 말한 한식당에 가야겠지만,
순두부찌개는
H Mart 푸드코트 한식집도 나쁘지 않으니
그냥 H Mart 푸트코트에서 먹자고 했다.
퇴근시간이라 도로가 막힐 수도 있으니.
내가 퇴근 후 아들과 저녁 먹으러 간다고 했더니
다들 어느 레스토랑에 가는지 관심을 보였다.
이사벨은 자기 딸과 식사하러 가면
자기 딸이 사줄 땐 비싼 레스토랑에 가도
자기가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으니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난 내 아들이 음식값을 지불하더라도
비싼 데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난 음식은 누구랑 먹느냐가 중요하고,
음식 맛 나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이면 만족하기에.
순두부찌개를 먹겠다더니
메뉴에서 냉면을 보자 냉면을 시켰다.
앤드류는 냉면을 좋아한다. 난 설렁탕.
난 냉면 먹니 짬뽕 먹는다.
그날 짬뽕을 먹었어야 했네.
앤드류가 파리 바케트에서 사준
나와 아빠와 데이비드 디저트
나보고 더 사도 된다고 했는데
세 개만 샀다. 난, 찹쌀 도넛
저녁 먹고 빙수도 먹고
아들과 45분간 근처를 걸었다.
앤드류는 체중감량을 위해 늘 20파운드 배낭을 메고 걷는다고.
주말부터 더워지는데,
수요일은 날씨가 시원하니 좋았다.
날씨 좋은 날 걸어야 하는데...
앤드류와 데이트하는 것은 좋은데,
좋은 날 걷지 못하는 게 살짝 아쉬웠다.
그런데 앤드류가 자기랑 걷겠냐고 물었다.
나야 좋지 하고 반색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날씨 좋은데 집에 도착하면 어두워질 거라
오늘 걷지 못할 것 같아 약간 아쉬웠다고 했더니 웃었다.
앤드류는 아파트에 사는데,
도로 건너 주택가를 돌았더니
작은 호수와 공원들이 곳곳에 있었고,
예쁜 집들과 뛰 뜰이 예쁜 집들이 많아 구경하며 즐거웠다.
그날까지 대학을 마치지 못한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는데,
가족들과 함께 만나다
오랜만에 아들과 둘만의 데이트를 했더니
앤드류가 예전보다 더 스위트해졌고,
나를 위해 차문도 열어주고,
자잘한 것들 챙겨주는 메너에,
이야기도 잘하고,
계산도 잘하고 (후하고),
나를 잘 챙겨주었다.
아들과 데이트를 하면서
내가 자식 교육을 그렇게 실패한 것이 아닌 것 같아
안도가 되었고,
아들이 아빠보다 더 나은 여자친구와 아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올 연말쯤엔 낮근무로 변경될 거라니
낯근무하게 되면
한 번씩 앤드류와 둘이서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2025. 7. 4. (토)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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