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첫날 저녁, 이때까지만 해도 다음날 겪게될 사건들을 모르고 행복했다.
몇번 통화는 했지만 처음만난 선배딸 지혜는 똑똑하고 야무진데다 키도 크고 예뻤는데,
얼굴만 예쁜것이 아니라 마음씨도 착하고 예쁘서 그런 딸을 둔 선배가 많이 부러웠다.
지난 금요일, 옛 직장선배가 뉴욕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한테 왔다가 모녀가 함께 우리집을 방문해
다음날 선배와 딸이 시카고로 나들이갔다 그날 일진이 나빴던지, 다른사람들이 평생 한번도 경험하지
않을 황당하고 아찔한 사건사고를 하루동안 잇달아 겪게되어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선배가 딸 지혜와 함께가니 난 시카고여행에 동행하지 않고, 기차역까지만 바래다 주고는
기차가 시카고에 도착할때쯤 전화를 했더니 기차가 얼마가다 선로가 잘못되어 1시간반이상 정차되어
2시간뒤에 출발하는 승객들을 태우러 다시 종점으로 되돌아 가고 있단다.
(처음엔 몇십분만 정차될거라 했다고).
여행객들에겐 시간이 돈보다 더 귀한데 승무원들이 몇십분간격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다
별 방법이 없으니 항의도 못하고,
기차내 에어컨이 너무 세서 가디건을 입고도 추워서 4시간동안 취위에 벌벌떨었다고.
좋은일도 나쁜일도 연속으로 올때가 많아 산넘어 산이라더니
기차가 시카고에 다 갔을때 바로 앞차칸에 권총을 든 강도가 나타나 검표원을 위협해
승객들이 혼비백산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그것을 목격했으니
가슴이 철렁하는 십년감수를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기직전에 지혜가 화장실에 갔다가 아이폰을 깜빡잊고 두고와 아이폰을 잃어버렸다.
아이폰 찾느라 8시 30분 기차를 놓치고,
통근기차라 주중엔 기차가 자주 있지만 주말엔 2시간 간격으로 있는데,
8시 30분 이후엔 다음기차가 2시간 45분 후인 11시 15분 에 있었다.
그래 다른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다른 노선의 기차시간을 알려주려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난 연락오길 애타게 기다렸고, 그 선배와 지혜는 사람들에게 휴대폰을 구걸을 해 겨우 통화를
하곤 했는데, 기차를 타고 오면서도그날 일진이 너무 나빠 혹시라도 내가 밤이 늦어 깜빡 잠이
들었거나해 오다가 무슨일이 생겨 마중을 늦게 나오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이 되었는데,
승무원에게 겨우 휴대폰을 빌려 나한테 통화했을때,
난 그때 역 주차장에서 기다리다 친구집에서 친구가족들과 아이스하키 챔피언전을 보고있는
앤드류에게 하필이면 그때 문자메세지를 보내느라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기에 선배와 딸이 잠시동안 공황상태였다고.
그런데다 승객들이 한코스 전에서 모두 내려 다른 승객들도 없었어 겁이 많이 났었다고.
난 나대로 혹시라도 내가 가다 무슨일이 생겨 늦어지면 모녀가 밤늦게 낯선역에서 얼마나
무서울까싶어 일찍 출발했는데, 개통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설역이라 허허벌판에 있어 밤눈이
어두워 네비게이션을 보면서도 몇번이나 실수를 해 겨우 찾아갔더니 그 넓은 주차장에 차한대 없었다.
그래 차안에서 기다리면서도 좀 무서웠는데,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나처럼 마중나온 차가
한대쯤 있었어면 더 무서웠을뻔했다.
기차가 도착하고 두 사람이 내렸을때 우린 이산가족 만난듯 반가왔고, 집까지 제발 무사히
도착하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집에 도착했을때 일진 나쁜 하루가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의 긴한숨을 내쉬었다.
불행중 다행으로 아이폰이 보험에 가입되어 다음날 분실처리하느라 그 귀한시간을 오전동안
전화와 씨름해야했지만, 보험처리되어 뉴욕도착한 다음날 새 아이폰을 받게된다고.
(오늘 새 아이폰받았다고 전화를 했다).
다음날 전날의 악몽에 시카고나들이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몇십년동안 매일같이 기차로 출퇴근한 사람들도 그런일 겪지 않았다며 그날은 특별히 재수없었던
날이었다며 괜찮다고 했더니 함께 가자고 해 난 불안해서 그러나 싶어 동행했다.
그런데 내옷 사주려고 함께 가자고 했던 것이었다.
멋쟁이 모녀 덕분에 내가 팔자에 없는 여성스러운 분위기있는 옷을 입게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세번째 시카고 나들이를 갔다 돌아올때 갑짜기 비가 쏟아져 옷을 흠뻑 젖었고,
갑짜기 내린 폭풍우에 나무가 철로에 쓰러져 기차가 또 20분정도 정차했다.
남편이 집에 도착한 선배와 지혜에게 웃어면서 농담으로 불운을 우리집까지 가져오지 말란다.
그날 NHL (프로아이스하키 리그) 챔피언전 (Chicago Blackhawks vs. Boston Bruins) 인
스텐리컵경기에서 시카고 블랙확스가 이기면 챔피언이 되기에 친구 이바가
몇몇친구를 초대해 파티를 하며 함께 경기를 본다고 우리가족과 선배와 지혜를 초대했다.
그런데 시카고갔다 늦게 돌아 오기도 하지만, 다들 아이스하키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고,
또 지혜가 낮가림도하고 우리집 밥을 좋아해 늦은 저녁을 먹고 이바네 잠깐 방문했다.
친구 이바네 에서
우리가 이바네 도착했을때 경기종료 3분전이었는데 그때까지 시카고가 2:1로 지고 있었다.
그날 경기에서 시카고팀이 지더라도 종합성적이 앞서니 다시 경기를 하면되지만 이왕이면
그날 챔피언이 되었으면했다.
그런데 기적과 같이 우리가 도착해 1분쯤 되었을때 1골을 넣어, 이바남편을 비롯해 그곳에서 함께
경기를 보던 사람들이 우리보고 행운을 가져온 사람들이라며 좋아했는데, 또 1분뒤에 한골을 넣어
3:2로 이겨 그동안 불운했던 우리가 갑짜기 행운을 가져온 사람들이 되었다.
어제 뉴욕으로 돌아갈때 공항까지 5시에 출발하는 리무진버스를 태워 주려고 했는데
그동안 불운했던 사건들이 걸려 불안해 하길래 공항까지 태워주었다.
공항까지 1시간 조금더 소요되고, 비행기가 저녁 7시 30분 출발하는데
남편이 인터넷으로 보니 도로공사로 정체가 시작되었고 점점더 나빠질 예정이라 한다고
더 일찍 출발하라고해 집에서 3시 30분에 출발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도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반대방향 집으로 오는 도로가 벌써 체증이 시작되었다.
선배와 이야기에 빠져 출구를 2개나 더 지나 되돌아 오기위해서 꽉 막힌 도로에 합류해
선배와 지혜가 다시 긴장하게 만들었는데, 겨우 제대로 와서는
공항으로 나가는 길이 공사중 표시가 되어 있고 도로를 막아놓은듯해
다른길을 선택해 엉뚱하게 시카고 다운타운가는 고속도로로 진입해서는 또다시 길을 잃어버렸다.
겨우 빠져나와선 차를 세워 택시기사님에게 길을 물었더니
마침 그분이 공항가는 길이라며 따라오라고 하셨다.
팁을 미리 드렸어야 하는데, 그분과 방향이 달라 사례를 하지 못했다.
겨우 공항까지 무사히 도착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갑짜기 돌풍이 불어 비행기가 1시간 30분이나 지연되어 집에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했다고.
그래도 비행기 이륙한뒤 돌풍이 불었으면 큰일날뻔했으니,
이륙시간이 지연된것이 불운이 아니고 행운이라 생각해야지.
사람은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스토리가 많은 사람이 부자기에
살면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들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하루하루 아무일없이 편안하게 순탄하게살고, 여행가서도 아무일없는것 보단
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심하게 상처를 입는 일이 아니면
어떤 사고나 사건을 당하면 내 인생에 이야기거리 하나 건졌고,
블로그에 올릴 글하나 건져다고 생각한다.
비록 좋지않은 사건과 사고들이지만 선배와 지혜도
앞으로 두고두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할수있는 스토리하나 건졌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덕분에 시카고와 우리집을 평생 잊지 않을듯.
그래도 아름다운 시카고와 시골스런 우리집이 좋았다니 다행이고,
잠자리가 예민해 남의 집에서 잠을 잘못자고 수면시간이 짧다던 선배가
우리집에서 푹 잘자 얼굴이 달덩이가 되었다.
* 손님이 오는데도 잠깐 방문한 손님도 아니니 본성이 탄로날것 같은데다
시간이 없었기에 대청소를 하지 않아 우리집이 평소 그대로 적당히 쑥신했기에 잠을 잘 잔듯.
우리집에 와서는 나한테 잔뜩 빚을 지우고 가 빚갚을 일이 난감한데,
내년 지혜 졸업식때 형부와 함께 와서 맛있었다는 시카고 딥디시 피자도
꼭 다시 먹고, 할리데이비슨 공장 견학과 시카고 과학산업 박물관에도 가고
내게 빚갚을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2013. 6. 26. (수) 경란
추신 : 오늘 우리집에 올 예정인 친구 딸이 비행기가 1시간 30분 연착되었다는
메세지가 와서 가슴이 덜컥거렸는데, 무사히 도착했다.
친구딸 애정인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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