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잣죽 끓이기, 식은죽먹기 만큼 쉬운것 아니었나?

앤드류 엄마 2021. 11. 3. 09:51

우리 교회 은퇴하신 원로목사님 사모 루시가 

코로나 증세가 많이 심각해져 병원에 입원했다

 집으로 퇴원했으나,

산소호흡기 도움을 받고있고,

아직도 식사를 못한다고 해

우리집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사시기에 

잣죽을 끓여주고 싶었다.

 

이곳사람들은 아플때

야채를 넗고 만든 치킨누들수프를 먹지만

식사를 못할 만큼 중증이라면 

닭고기와 면이 있는 스프는 맞지 않기에 

부드러운 양송이 크림 스프가 좋은데,   

그런 스프는 대부분이 집에서 직접 만들기보단

 깡통 통조림으로 된것을 데워서 먹기에 

그것보단 영양면에서도 잣죽이 좋을것 같았다.

 

한국에 살았슴 아픈사람들 잣죽 끓여주느라 

한번씩 잣죽을 끓였겠지만,

미국인들은 잣죽을 먹지 않으니 

앤드류나 한국인 지인들 아플때

한두번 끓여준게 전부니 

평생 잣죽 끓여본게 몇번 되지 않는것 같다. 

그때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끓였는데,

식은 죽먹기만큼 쉬워보였고, 어렵지 않았다. 

 잘못된 레스피를 사용해

물량이 너무 많았던 적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점심때 배달해주려고 

일요일 1부 예배를 온라인으로 보고 시작했는데,

만들고 보니 잣이 덜 갈려서 작은 알갱이들이 많았다. 

 

앤드류나 한국지인들이라면 

 그냥 먹을수도 있겠지만, 

 환자 상태도 알수없는데다 

환자가 잣죽을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는 미국인이라 

 알갱이가 하나도 없이 크림스프처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할것 같았다.

 

다시 찹쌀불려서 찹쌀과 잣을 몇번이나  갈아서 

다시 끓였다. 

첫번째 만든것이 물량이 많은것 같아서 

다른 레스피로 했는데,

이번엔 풀처럼 약간 뻑뻑했다. 

맛을 보니 맛은 있었지만, 

여지껏 한번도 누군가가 끓여준 잣죽을 먹은적은 없으니 

 이게 맞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래 배달하고 나서 딸인 쥴리에게

뻑뻑한것 같으면 데울때 물을 약간 추가해서 저어서 

데워 먹어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잣죽과 쇠고기 야채스프 (원로 목사님용)

 

한국살때 옆집에 사셨던

사모님께서 오랫동안 많이 편찮으셔서 

 식사를 못하고 계셨는데, 

 주위분들이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사모님과 친분있는 분에게 부탁하려고 전화했더니 

사모님과 사장님이 한번씩 서울 사는 자녀들 집을 방문하시곤 하니

성당에 오시지 않아도 자녀들 집에 가셨나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그래 사모님과 가까운 교우들이 전해서 

죽이라도 좀 끓여드렸슴 좋겠다고 부탁을 했다.

* 사모님의 부군께선 사장님으로 은퇴하셨는데

보수적이신데다 연세도 많으시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들 환자만 생각하고선 죽만 끓여주어서 

사장님도 죽만 드셨다고.

* 요즘이야 배달음식이 워낙 발달해 괜찮겠지만,

  그땐 치킨이나 피자, 중국집이 배달이 가능했던것 같다.

요즘처럼 배달음식이 잘 되어 있어도  

집밥이랑 비교 할수가 없기도. 

 

일요일날 계획에 오전에

예배보고, 운동하고, 잣죽끓여서 배달하고,

오후에는

서리내리기전에 정리한 고추밭

고추잎과 풋고추, 빨간고추들

겨울 먹거리로 정리하고, 

텃밭에서 딴 호박으로 반은 호박죽 끓이고,

반은 호박전(호박 팬케익) 만들어서 

이웃들에게 한국의 호박전을 소개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었어 호박죽은 다음날 끓였고,

남은 호박 반은 냉동실로 들어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배달해 드리려고 했는데,

계획에 없었던 일로 시간이 없었다. 

 

내가 먹을거면 식은 죽먹기만큼 쉬운 잣죽인데,

잣죽을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고,

환자 상태를 알수없는 미국인에게 주려니 

은근히 어려웠다.

다음에 혹시라도 잣죽을 먹게되면

  잣죽 형태를 유심히 잘 살펴봐야할듯. 

 

루시가 잣죽을 좋아해 잣죽 먹고 기운내서 

 하루빨리 쾌차했으면. 

 

2021.  11.  2. (화)  경란

 

추신 :  루시의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아래 왼쪽에 위치한 하트 클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