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남편이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해마다 10월중순이나 말부터
정기 안전점검과 보수정비를 하기위해
2-3주씩 발전소를 멈추고,
(문제가 생기면 더 연장된다),
하루 12시간씩 주말도 없이 주 7일씩
Outage (비상근무)가 시작되고,
남편은 사전준비와 서류들 마무리하느라
추가로 앞.뒤 3주씩 비상근무를 해
해마다 내 생일뿐만 아니라 앞.뒤 주말에도 늘 바빠
데이빗과 둘이서 생일을 보내야 하는데,
내 이웃친구들이 내 생일날
그렉이 비상근무기간인줄 알고는
내 생일을 기념해주곤했다.
올해도 옆집 데비가 내 생일날
젝과 함께 Dock Rotz 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초대를 해주었다.
그런데 데비가 운전하는 차로 함께 갔더니
가까운 이웃들까지 참석해
깜짝 생일모임이 준비되어있었다.
우리 이웃들끼리 생일이 비슷한 이웃들과
합동으로 생일축하 식사모임을 하곤하는데,
내 생일날, 다들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었기에
내가 특별한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특별히 시간을 내어서
축하해주어서 고맙다고 했더니
넌 특별하다며,
우린 너의 가족이라고 해 정말 고마왔다.
지인 생일이 있어 토.일요일에 케익을 구우면서
추가로 하나더 구운 케익이 집에 있기에
식사후 우리집에서 2차로 케익을 먹을까 했는데,
옆집 데비와 젝이 컵케익도 준비해 왔네.
데이빗에게 내가 취직하면 엄마생일에
여기 온 사람들 다 초대해서 축하해 달라고 했더니
녀석이 놀래서는
나를 포함해 4명까진 사줄수 있는데,
여기 모인 사람들은 너무 많다고.ㅎㅎ
그래 이바가 듣고는 그럼 맥도날드에서 하라고 했더니
생일인데 맥도날드는 너무 약하다고.
이웃친구들 덕분에 생일저녁을 즐겁게 잘 보내고
기분좋게 집에 돌아왔는데,
내 뒷달아 퇴근해 온 남편,
비상근무가 시작된 월요일부터
아침 6시 50분에 출근하고 있는데,
첫날부터 일이 너무 바빠서
점심도 겨우 먹고,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다고.
퇴근후 집에서 먹기엔 늦기도 하고
또 8시간 이상 근무시 영수증($40 이내)을 첨부하면
회사에서 식대를 지불하기에 사무실에서 먹는데,
주문할 시간도 먹을 시간도 없으니.
(영수증이 없을경우 회사에서 식대로 $10 준다고)
그렇게 바빴으니 배가 고플텐데 다이어트 중이니
저녁 먹기엔 너무 늦었다며
맥주한잔에 감자칩 몇개와 아몬드 몇개로 대신했다.
그동안 집에서 널널하게 재택근무하다
고생하고 있어 안스럽고 고마왔다.
남편은 아직도 내가 원하는게 뭔지 모르는지
어떤 선물을 해줄까 묻네.
그래 당신이 가장 구하기 쉬운 현금을
선물 하라고 했는데,
이번엔 남편이 날 돈만 좋아하는 속물로 생각할까
살짝 우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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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짜기 쌀쌀해진 지난 금요일,
오르간의 옛 이웃 친구들이
Starved Rock 주립공원 lodge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함께하며 내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오르간에서 우리집까지 2시간 거리인데다
두 친구가 바빠서 1년에 겨우 한번씩 만나곤 하는데,
셋 중에서 내가 가장 여유가 있기에
만날때면 내가 가장 큰 부분을 계산하곤 했다.
그런데 이날은 케시가
그동안 너가 계산을 많이 했으니
내 생일기념으로 오늘은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오르간에서 주립공원까지 차로 1시간 20분인데,
린다가 운전했고, 린다가 또 팁을 후하게 주었다.
Starved Rock 주립공원 lodge 레스토랑
추수감사절 테마로한 실내장식도 좋았고,
벽난로 불이 피워져 있었어 더 운치도 있었다.
오르간 친구들은 미국에서 처음 만나 친구들이라
그때 이친구들에게 내 음력생일을 말해주었기에
몇년전까지 음력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내가 공식 생일을 변경(^^) 했다며 다시 알려주었다.
내 이름도 우리 시댁과 오르간의 옛이웃들인
이친구들과 플로리다로 이사간 조앤네 가족들은
Kim 이 아닌 경란이라 부른다.
올 들어 세번째로 찾은 Starved Rock 주립공원에서
가을이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었어 반갑고 고마왔다.
친구들 덕분에 늦가을 정취도 즐기고,
남편들 연애할때와 비교하며
깔깔거리며 많이 웃었다.
케시가 6월말에 20년 이상 토.일요일 미사때 마다 하던
성당 오르간 연주자를 은퇴하고,
주중엔 3-4일씩하던 화원일도
올해부턴 이틀씩만 해 약간 한가해 졌는데,
린다가 여전히 시간이 자유롭지못해 안타깝고 아쉬웠다.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님을 혼자 집에 오래계시는게 걸린다며
브런치 먹고, 주립공원 1시간 반 걷고, 오후 일찍 헤어졌다.
미역국 대신 먹은 생일날 아침
인증샷찍어서 네가 생각나는 아침이라며 사진을 보내고
케시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문자를 전했다.
(컵케익이 너무 커서 반씩 먹고 있다).
오전 근무라 아침에 바쁘기도 하고,
아침에 밥을 먹는게 이젠 불편하다.
베이킹을 잘 하는 케시가
금요일날 만났을때
나와 린다에게 호박 컵케익 6개씩 선물로 주었다.
점심땐 생일 기념으로 동료들에게 피자를 쐈다.
금요일 친구들과 주립공원 산책할때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오른발목이 아파서 걸을수가 없었다.
토,일요일 이틀동안 갑짜기 날씨 봄날처럼 좋았는데
걷지 못하니 더 답답했고,
혹시라도 뭐가 잘못되었나 살짝 걱정도 되었는데.
어제부터 많이 좋아졌다.
여전히 편하게 걷는것은 무리라 자전거를 탔는데,
신체 건강한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세삼 느끼며
감사 드렸다.
생일을 맞아 나이를 먹는게 반갑진 않지만,
몸 건강하고,
나를 생각해주는 가족들과
가족처럼 날 생각해주는 친구들이있어
행복했고, 감사했던 하루였다.
2021. 11. 10. (수) 경란
추신 : 이웃의 샤론과 케시가 생일카드에
각각 $25의 현금과 선물카드를 동봉해 옥에 티가 되었다.
제발 별 의미없는 선물 주고, 받기하지 않았으면.
함께 시간보낸 추억이 가장 큰 선물인데.
다음에 만날때 공식적으로 부탁해야겠다.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아래 왼쪽에 위치한 하트 클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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