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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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7년만에 얻은 결실이건만

앤드류 엄마 2013. 10. 26. 13:33

 

 7년만에 얻은 결실

 

난장이 감나무를 심었더니 감도 난장이처럼 작네.

 

 한국에 살았을때 큰아이가 단감과 홍시, 꽃감을 좋아해 

이사 오자마자 감나무 묘목을 특별주문해 뒷뜰에 심었다.

설명서에 의하면 심은지 3년후면 감이 열린다고 했는데

5년후에서야 감꽃이 핐지만 감은 손톱만한 풋감상태에서 다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 지난해엔 드디어 감이 가을까지 견디며 익었는데 귀암처럼 작았다.

 

감나무는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자라지만 

 카탈로그에 보니 나무를 개종 했는지 우리지역에 적합한것이 있었어 구입했는데

가을이 되어도 더 커지지 않고 손톱만한 상태로 그대로 있는 감을 본 남편이   

아무래도 우리지역 날씨에 감나무가 맞지 않은것 같단다.  

감이 귀암처럼 작으니 먹을수도 없는데 감나무 잎 떨어져 옆집으로 날아가고,

우리도 치우기 성가시니 더 자라기전에 감나무를 베자고 했는데 

남편이 아쉬운지 베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몇일전에 우연히 감나무 근처에 갔다가 땅에 떨어진 작은 홍시가 눈에 띄었다.

감이 여전히 작았지만 그래도 지난해보단 알이 좀 컸고 홍시가 되어 있었기에  

감나무에 홍시가 되어 달려있는 감도 몇개를 더 땄다.   

 

 아무리 작아도 홍시고 또 먹을게 있었기에 

8년만에 아들에게 감홍시를 맛보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녀석이 홍시가 작아서 그런지 접시에 담긴 감홍시를 보고는

시큰둥했고, 먹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그래 녀석이 그사이 감홍시를 잊어버렸나 싶어 이게 뭔지 아느냐고 했더니

이름은 모르겠지만 뭔지는 안단다.

그래 우리가 한국에서 살때 네가 홍시와 꽃감을 좋아해

너를 위해 이집에 이사오자 마자 저 감나무를 특별준문해 심었고,

 난 감열리면 너한테 감홍시와 꽃감 만들어주려고 그동안 감 열리기만 기다렸는데,

드디어 7년만에 열린 감이 홍시가 되었고, 그 홍시보고 반가와할 네모습과

 홍시를 맛있게 먹을 널 생각하며 조금전까지 기분이 좋았는데 

너가 좋아하지 않으니 좀 그렇다고 했더니 겨우 하나를 먹고는 끝이었다.

 

그동안 감 열리기만 기다렸는데

오랜 기다림끝에 감이 열렸지만 그사이 아들 녀석은 입맛이 변해

더이상 홍시를 좋아하지 않게되었으니... 좀 허탈스러웠다.

 난 아들 녀석의 변한 입맛 덕분에 맛있는 홍시를 독차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김빠져서인지 나역시 그 맛있는 홍시가 예전처럼 맛있지가 않았다. 

 

변한 아들의 입맛처럼 세월은 많은것을 변하게하니 

미래를 위한 준비는 하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현재의 행복을 챙기며 살아야겠다.

 

2013.  10.  25.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