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째 교회에서 합숙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깐 마트에 들렀다가 -
좀 웃어라고 했더니 일주일째 자정넘어 자서는 아침일찍 일어나 피곤도하고
그때가 1시가 다 되었는데 어제 저녁을 일찍먹고 오늘 아침을 안먹어 배도 고프다고.
마트에서 먹고 싶은것 사라고 했는데 사지도 않았다.
어릴땐 마트만 가면 필요도 없는데도 꼭 뭐든 사려고 하더니.
큰 아들은 어릴땐 머리깎는것을 싫어했고,
이후엔 본인과 어울리지도 않는 장발을 좋아해
녀석이랑 머리때문에 실랑이를 많이했다.
아빠 피부를 닮아 피부가 흰 둘째와는 달리 큰아인 피부가 나를 닮아 검은편이다.
그런데다 운동도 많이하고, 야외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면서 햇볕차단제 바르는것을 싫어해
나보다 더 많이 탔는데, 머리색깔또한 나보다 더 검은 편이라 남미쪽 후손같다.
내가 보기엔 큰아인 짧은 스포츠칼라가 어울릴것 같은데,
녀석은 머리를 짧게 깎는것을 한사코 싫어했다.
그런데 아빠랑 이발하러가게되면 자기가 원하는것보단 더 짧게 깎도록하니
(난 녀석의 앞머리가 더 짧았으면 좋겠는데)
아빠가 이발하러 가자고 하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싫어했다.
예전에 내가 학교 급식소에서 일할때 동료들에게 아들이 어울리지도 않는
장발을 좋아해 이발해야할때마다 실갱이를 벌인다고 했더니
동료 모린이 자기 아들도 학교다닐때 머리를 깎지 않아 자기 속을 끓이더니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 아들과 함께 자기집에서 앨범을 보다
자기보고 "엄만, 왜 내 머리를 짧게 이발시키지 않았냐" 며 원망을 하더라고 했다.
그날 저녁 이 말을 큰아이에게 하면서,
너도 아빠가 되었을때 네아이랑 장발머리 네사진들을 보게되면
좀 부끄러울거니 제발 머리 좀 짧게 깎으라고 했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일주일전에 머리가 그리 길지도 않았는데.
난데없이 나한테 자기가 이발을 해야 할것 같단다
아들이 자발적으로 이발해야겠다는 말을
17년만에 처음했기에 반갑다 못해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울 아들 이제 철이 드나싶어 더 반갑고 기뻤다.
다음날 삼부자 나란히 이발하러갔고,
이발한 아들이 그날 더 훤하니 잘생겨 보였다.
아들이 자의로 짧게 이발을 한것처럼
아들이 이제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2013. 6. 29. (토) 경란
추신 : 키가 170 이 넘는데도 몸무게가 파운드로 두자리수(99파운드 = 44키로) 라
젖가락처럼 키만 삐쭉한 막내녀석이
지난주에 녀석이 드디어 세자리수 (103파운드 = 46키로)를 돌파했다.
녀석이 뼈도 약한데 살도 없으니 걱정이 되는데,
녀석도 그런 자신이 싫었는지 지난주 신체검사시 간호사한테 몸무게를 전해받고는
드디어 세자리 수를 돌파했다며 한호성을 질렀다.
몇달사이 키가 훌쩍 자라 몸무게가 증가한 것인데...
신체검사할때 키가 5.9피트라고해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 블로그에 올리면서 몇 미터나 되나싶어 확인해보았더니
세상에 179.8 미터나 되었다.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어 아빠옆에 서보라고 했더니 별차이가 없었다.
세상에 이녀석이 몇달사이에 또 키가 훌쩍 커버렸네.
키 180 에 46 키로라니, 형만큼 (193미터) 키가 클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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