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출장중인 남편과 통화했을때 갑짜기 비가 많이 내렸는데다 비소식이 계속있었기에
남편이 지하실 sump pump 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잘 확인하고
(갑짜기 비가 많이 내리면 지하실 밑으로 흐르는 물이 지하실로 역류할수 있기에
대부분 지하실 이펌프를 설치해 물을 밖으로 내보낸다),
펌프가 과부하로 모타가 탈수있으니 이상하면 플러그를 뽑고,
기타 이런저런 주의사항에 대해 말해 주었다.
17년전 우리가 이집으로 이사오기전 우리집을 포함해 이웃들이 지하실 침수피해를 입었는데,
지대가 낮은곳에 위치한 이웃들은 물이 거의 지하실 천정까지 찼고,
옆집은 무릎만큼 왔는데, 우리집 지하실이 가장 물이 적게 들어왔다고해
난 남편이 설명해준 주의사항을 별로 심각하게 듣지 않았다.
(물이 일단 바닥위로 올라오면 바닥위의 물건들은 다 젖기에 다음에 대청소를 해야하는데..)
그런데 비가 그치고도 24시간이나 더 지난 오늘 아침,
주방에서 무심히 뒤뜰을 보았더니 지하실에서 펌프로 나오는 물이 엄청나
지하실로 달려가보니 지하실 바닥에 물이 발등위로 올라와있었다.
남편에게 급히 전화를 했더니 일단 펌프확인하고,
물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그곳을 일단 막으라는데
난 아이들 점심도시락 준비도 해주어야 하는데 지하실에 들어온 물때문에 당황한 상태에서
지하실 내려가 보니 물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래 남편에게 모르겠다고 했더니 앤드류를 바꾸란다.
샤워하고 있는 녀석 닥달해서 급하게 샤워마치게 하고 앤드류에게 전화기를 넘겨주었더니
녀석이 물이 들어오는곳을 찾았다.
다음에 앤드류 대학가고 나면 남편 없을때 집에 무슨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되었다.
남편은 그때 밤새 일을 하고 막 숙소로 돌아왔는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집에 오겠다며 휴대폰 옆에두고 잘테니 언제든지 연락하라고했다.
먼저 지하실에 있는 물건들을 옮겨야 하는데 이미 젖은것들이 더 많았고,
바닥에 있는 물건들이 많았기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먼저 지하실 물을 들통에 담아 밖으로 버렸는데,
물이 계속 들어오니 2시간동안 물을 몇십통이나 퍼냈지만 물이 줄어들지가 않았다.
출장지가 우리집에서 2시간 거리지만 남편은 주말없이 12시간 이상 일을 하고있고,
숙소도 근무처에서 북쪽으로 40분 거리에 떨어져 있어,
남편의 하루 일과가 출.퇴근운전에 일하고, 잠자고가 거의 전부인데
집에 왔다간 오늘 저녁에 또 일하러 가야 하기에 가능하면 남편부르지 않고
내가 알아서 하고 싶었다.
그래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이웃이 여유분 서브펌프를 설치해 주었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옆집에사는 Ron 에게 물어보니 수면이 상승해 서브 펌프가 작동이 되지 않는다고
지금으로선 그렉이 와도 할수 있는 일이 없으니
중요한 물건들 젖지 않게 옮기고 지켜볼수 밖에 없단다.
옆집은 어제 저녁에 물이 들어올것을 예상하고 지하실 물건들을 모두 옮겼다면서
우리이웃들은 17년전에 침수피해를 당했기에 다들 자기들처럼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나한테 어제저녁에 전화할 생각을 못했다며 미안해하셨다.
아침에 부모님을 도와주러 왔던 옆집 란의 아들과 사위가
우리집도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중요한것 없으니 괜찮다고 사양하다
지하실에 있는 소파가 걱정이되어 소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오셔서 소파아래 양쪽으로 버켓을 넣어 소파를 바닥에서 올려 놓았다. (이런방법은 미쳐 생각지 못했는데...)
2시간동안 물을 퍼내었더니 팔도 모이고, 엄두가 나지 않아
오전까지 물이 들어오지 않은곳의 물건들과 와이어들을 정리해 치우고
이미 젖은것들은 아이들 오면 함께 하려고 그냥 두었다.
침수는 비가 억수같이 퍼부을때 생길수도 있지만,
우리처럼 하류에 위치한 곳은 비가 멈춘뒤 상류에서 물이 내려올때 더 위험한것을
이번에 알았다.
우리지역의 도로뿐만 아니라 고속도로도 침수가 되었다니
내가 자고 있었던 밤사이에 비가무지 많이 내렸나보다.
남편이 있었어면 지하실에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조치를 했을테고,
물이 들어오기전에 물건들도 다 치웠을텐데...
제발 오늘 밤동안 물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들은 남편 출장가거나 해외파견을 가게되면 편해서 좋겠다고 하는데
남편은 집에 있을때 집안일도 많이하고, 내가 남편을 위해 특별히 하는일도 없기에
난 남편이 출장가는것이 그리 반갑지가 않고
한국근무 요청이 왔을때도 가족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가족간의 정이 더 두터워지고,
십대인 아들 둘을 혼자 잘키울 자신도 없고해
돈은 다음에 벌면 되고, 없으면 안쓰면 되니, 아이들 자립하고나면 가자고 했다.
(데이빗이 대학가서, 또 사회생활할때 우리 도움이 계속 필요하면 못가고).
어제 컴퓨터가 이상을 일으켜 앤드류녀석이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는데,
오늘 지하실까지 물에 잠기고 보니 남편의 빈자리와 남편 고마운줄 더 알게된다.
없어봐야 그 사람 귀한줄 알기에 가끔씩 집을 떠나는것도 괜찮은 것 같다.
그래도 남편이 없을땐 제발 이런 큰일은 없었어면 좋겠다.
2013. 4. 19. (금) 경란
추신 : 걱정이 된 남편은 근무마친뒤 한숨자고 출근하기전에
2시간 운전해서 왔다 2시간 동안 뒷처리를 해주고 다시 2시간 운전해서 갔다.
모터가 과부하로 타버리거나 정전이 되거나하면 문제가 더 커질수 있기에
그때 또 집으로 올테니 몇시라도 상관없이 전화하라고 했는데
다행이 그런일이 없었고, 남편이 뒷정리를 잘해 주어서 아침에 일어나니
물이 많이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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