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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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너무나 알뜰한 남편

앤드류 엄마 2012. 1. 9. 15:24

 

 

우산 살때 꿰메고 있는 남편

 

주방에 있는데 거실에서 남편이 불러갔더니

옆에 우산이 펴져 있었다.

그래 뭐 할려고 하는지 물었더니

지난해 부터 나한테 우산 고치라고 했는데,

여지껏 우산이 그대로라면서 우산 살대를 고칠거란다.

그래 지난핸 너무 바빠서 못했다며, 내가 고칠테니 그냥 두라고 했는데도

본인이 하겠단다. (더 이상 나를 못믿겠나보다)

 

바느질통에 있는 실들이 다 너무 가늘다며 더 굵은 실이 없냐고 해,

이런것 뿐이나, 그 실들은 가늘어도 튼튼하다고 했더니, 

실을 두줄로 해서 바늘귀로 궤려고했다.

 

나이가들면 가는실 한줄도 바늘귀에 연결하지 쉽지 않은데,

어두운 눈으로 두줄을 한꺼번에 연결하려니 

표정이 가관이 아니었다.

 

평소같으면 내가 그자리에서 바로 바늘에 실을 꿰 주었을텐데

  그 표정이 너무 재미있었어 대신 카메라를 가지러 갔다.

그런데 카메라가 제 자리에 있지않아 아까운 찬스를 놓쳐 어찌나 아쉽든지.

내가 카메라를 찾았을땐 남편이 우산살때를 바느질하고 있었다.

(많이 떨어진곳에서 몰래 숨어서 촬영했기에 남편에게 이사진이 영원히 비밀이었슴 좋겠다).

 

하이튼 어떤 물건들은 쉽게 잊어버리거나 망가뜨려 금방 또 구입하고 하면서

이럴땐 또 어찌나 알뜰한지.

모든 물품들을 이렇게 알뜰하게 사용했으면 우린 지금쯤 부자가 되었으리라.

 

아무튼 고정관념때문인지,

 내가 부러진 우산 살때를 고치는것은 알뜰한 것인데,

덩치 큰 남편이 부러진 우산 살때를 바느질로 고치는 모습은 누가 볼까 쬐금 민망스럽다.

한국사람들은 남편의 이런모습을 남자가 덩치값도 못하고 쪼짠하다고 할것 같다.

그래도 나한테 한번 말하고는 더이상 말하지 않고 본인이 했는데다

나보다 더 야무지게하니 쪼잔해보여도 알뜰한 남편이 고맙다.

 

2012.  1.  8. (일)  경란

  • 성 기선

    우산 손질하는 데이빗아빠 모습이 꼼꼼해보이네. 나도 가끔 우산손질하는데 한결이 아빠는 나보고 시간낭비라고 잔소리한단다. 그 시간에다른 공부나하라나. 내가 전업주부인것을... 요즘 우산이 대부분 중국산이라 몇번 사용하면 고장이 잘나는데 푼돈아낄 생각을 해야지 봉급생활자가 절약을 생활화해야지... 나와 경제면에서 생각이 많이 달라 짜증날때가 많아 그래도 데이빗아빠는 알뜰하니 다행이네. 너에게 두번시키지고 않고 직접하니 좋은 남편이네.
    앞으로는 더 큰 부자가 될거야!!!

    답글
    • 앤드류 엄마2012.01.09 11:51

      한결이 아빠한테 이 블로그 사진 보여줘봐. 뭐라할런지 뻔하지만.
      아뜰한 부인에게 그러지 말고, 더 편안하게 살아라고 한다니 결혼 잘했다.
      가계부를 한결이 아빠가 관리 좀 하라고 해봐라.
      미국 남자들은 어릴때 부터 용돈을 벌어써서 그런지 대부분 경제관념은 철저하다.
      적은돈이라도 낭비하는것은 엄청 싫어한다. 그래 가끔씩 쫀쫀할때도 있다.
      한결이 아빠가 네 공부하는 것 좋아하는것 같으니
      방송통신대 시작해보지?

  • mstiger2012.01.09 06:47 신고

    우산살을 고치시는 남편분의 모습이 제 눈에는 백마디 말보다도
    더 정확하게 성실한 가장의 모습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알뜰한 남편이 고마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너무 소소한 일에
    몰두한 나머지 옆에서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는 때도 있긴 합니다.
    저의 남편도 이런 구석이 적잖이 있거든요.
    (그런데 컴퓨터를 고쳐 줄 때만큼은 고마운 정도가 아니라 아주 예뻐 보이기도 한다니까요.ㅎㅎ
    이런 증세는 제가 블로그 시작 후 부터 생기게 된 새로운 것이지요.)


    그럴 때엔 저는 속으로 딴 청을 피우곤 해요.
    마누라한테 대놓고 잔소리도 못 할 경우엔 혼자서 궁시렁대지만
    내가 알게 뭐냐는 식으로 저는 동상이몽이 된답니다.ㅋㅋ

    답글
    • 앤드류 엄마2012.01.09 11:55

      전 제 남편같은 남자들 본적이 없기에,
      이 사진보고 사람들이 놀리지나 않을지 걱정을 살짝했더랍니다.
      다이앤님과 부군께서 저희부부 동지였다니 많이 반갑네요.
      저도 남편이 컴퓨터 고쳐줄땐 많이 고맙더군요.
      저는 고백하자면 아이들에게 한말 또 하는 타입인데,
      남편은 한번만 딱 이야기하네요.
      저도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습관이 되었는지 쉽지않네요.

  • 여름하늘2012.01.09 07:07 신고

    전혀 쪼잔해 보이지 않아요.
    가정적으로 보여서 참 보기 좋은 풍경이란 생각이 들어요.
    남자들은 그런것 같아요. 모든 물건을 다 아까워하는것이 아니라
    본인이 특별히 소중하게 생각하는것이라든가 맘에 드는 물건이든가
    손쉽게 손볼수 있는것은 그렇게 움켜잡고 있더라구요.ㅎㅎ 저의 남편 예기입니다.
    저의 남편이 저렇게 꿰메는 모습을 저도 몇번 본적 있는데
    저는 오히려 귀엽던데요.ㅎㅎ

    답글
    • 앤드류 엄마2012.01.09 12:02

      또 동지가 있네요.
      우산이 비싼 물건도 아니고, 특별히 소중한 물건도 아니니,
      직접 고치는 남자들이 흔치않은데
      블친들의 남편들이 공통점이 있어 신기하네요.
      저도 고맙다고는 인사했지만, 앞으로 칭찬많이 해 주어서
      계속 우리집 고장난 우산들은 남편담당으로 맡겨야겠습니다.

  • 가을하늘2012.01.09 19:55 신고

    엄청 보기 좋구만 뭘...
    두번 이야기하지 않고 자기가 해버리는 모습이 좋은데..
    우리남편경우에는 화부터 내고 또 시킬꺼다.
    성격도 급하고 좋지않아 뭐든지 안되면
    부서서라도 하는 성격이라 컴퓨터든지 고장나면 고치라고
    소리를 아예 안한다. 써비스부르고 말지..
    정말 알뜰모습 본 받아야 되겠구만..
    원주씨 보여줘야겠다.

    답글
    • 앤드류 엄마2012.01.10 08:03

      대한민국 10% 인재인 원주씨에게
      그런 사소한것까지 기대하는것은 과욕이지.
      너처럼 여유있는 사람들이
      그런것까지 아끼면 안되고,
      너도 평소에 알뜰하니 고장난것은
      수리맨에게 맡기고 편하게 살아라.
      여긴 수리맨들이 너무 비싼데다
      시간도 오래걸려 직접해야한다.
      그런점들은 한국이 참 편리하다.

  • 푸른바다2012.01.11 02:53 신고

    언니 아저씨 모습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구만요
    갑자기 <성자가 된 청소부>생각도 나고....................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아끼고 절약하는 사람을 매도하는 사회분위기지만 고쳐스고 아껴쓰는 사람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답글
    • 앤드류 엄마2012.01.11 15:19

      그래 고칠수있는 것은 고치고, 아낄수 있는 것은 아껴야지
      쓰레기도 줄이고, 물건만드는 공장 오염도 줄일수 있을것 같다.
      여자가 아끼는것은 당연한 것이고,
      남자가 아끼는것은 쪼잔하게 보는 대한민국의 고정관념도 바꾸어야될것 같다.

  • 은령2017.09.21 12:30 신고

    아이고야 정말 놀랍네요
    장하십니다.
    저도 꿰메쓰는것 좋아해요.

    사진 잘 찍으셨네요.
    그때가 그립죠? [비밀댓글]

    답글
    • 앤드류 엄마2017.09.22 17:13

      은령씨가 더 장하네요.
      고칠수 있는것은 고쳐서 사용해야 하는데,
      가끔씩은 쪼잔이 도를 넘칠때도 있어
      내가 그돈 내겠다며 사소한 일로 신경쓰고 싶지
      않다고 남편에게 들이 받을때도 있답니다. [비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