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운동선수 부모들의 필수품

앤드류 엄마 2011. 4. 10. 07:09

 

 

지난 목요일 데이빗학교 트랙 (단거리 육상부)의 원정경기가 있었다.

낮동안 제법 날씨가 많이 풀려 아무 생각없이 그날 낮에 입었던 티와 조끼를 입은체 

경기장에 갔는데, 점점 흐려지더니 바람까지 불어 갑짜기 겨울날씨로 변했다. 

 

매일 일기예보를 몇번이나 확인하기에 그날밤에 비 올예정이라는것을 알고있었는데,

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그저 데이빗이 일찍 마칠거라고만 생각하고 별 준비를 하지 않았다.

(자기 차례를 마친 학생은 코치에게 서명하고 귀가가능하다)

그날 데이빗은 1마일 (1,600 메타)와 반마일 (800 메타) 두번을 뛰어야했는데,

하필 1마일은 경기시작하고 바로 뛰고, 반마일은 경기 끝나기 몇번째전에 뛰게 되어 있었다. 

 

항상 자동차 트렁크에 필수품으로 담요를 가지고 다니는 미국부모들은

겨울잠바에 담요를 둘러싸고 중무장을 했는데, 난 억지로 추위에 강한척했지만 엄청 떨었다.

데이빗은 남편이 비상용으로 차안에 두었던 손바닥크기의 알류미늄커브로 둘러 싸 주었다가

시선을 한몸에 받게 만들었다.

경기할때도 앞주자와 한참 차이나게 꼴찌로 들어오면서 달리기하는 폼이 영 엉성해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아이인데... 

   

데이빗이 달리기를 마치고 바로 차에타자 말자 힛타를 최대한 올렸다.

그런데 곧 빗방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바로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데이빗이 비맞고 뛰지 않아 천만다행이란 생각을 하면서 그 추위에 비까지 맞으며

달리기를 하고있을 어린 학생들과 코치들을 생각하니 많이 미안했다.

경기를 마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고싶어 부모먼저 보내고 학교통근버스로 귀가하려고 

기다렸던 학생들도 그날 비맞은 새앙쥐가 되었다.

 

미국은 한여름을 제외하곤 흐리고 바람이 불면 갑짜기 겨울날씨로 변하는데,

아이들이 운동경기가 항상 저녁늦게까지 이어지기에 학부모들은 트렁크에 항상 담요를 싣고 다닌다. 

 

 

 

 

바람을 막아주고 열을 주어서 생각보다 많이 따뜻하기에 아이들이 신기해 했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녀석이 출발전에 윗옷을 벗고는 추워서 팔짝팔짝뛰어 어찌나 안스럽든지.

한참 차이나는 골찌였지만, 기록안에 들어왔다며 스스로 대견해하기에 잘했다고 칭찬해주었다.

내가 6학년때 체력검사 받을때 1,000 메타뛰는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약해서 흐느적 거리는 녀석이

그때 나의 두배이상을 뛰니 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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