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88세이신 내 고모님을 더 좋아하고 더 존경하게되었다

앤드류 엄마 2024. 4. 11. 15:07

아래 사진의 두 고모님은 쌍둥이 자매로

 내 아버지의 첫째, 둘째 누님들이시다.

 

두 고모는 내 친정에서 가장 큰 어른들이시고,

내가 두분을 많이 좋아하기에 

 가끔씩 안부 전화를 드리곤 한다.

 

내 아버지가 장남이시라 

우리가족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기에  

고모들과 삼촌들과 사촌들이

우리집에 오시곤 해서 

다른 사촌들보단 고모들과 삼촌들과 사촌들과

더 가까운것 같다. 

 

두 분은 뭐든 배우시길 좋아하시고,  

연세가 많으시지만

사고가 열려있어셔서 

내 친정엄마보단 이야기가 더 잘 통하는데,

  내 성향도 엄마보단 고모들과 더 닮기도.   

 

두 분은 어릴 때 학교에 너무너무 가고 싶었지만, 

울 할아버지가 계집애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며  

학교에 보내주지 않아  

자식들 다 키우고,  

뒤늦게 한글을 배워 

두분이 비슷한 시기에 내게 편지를 보내 주셨기도.

그 편지 받고 엄청 감격했다. 

그리고 치매 예방을 위해 영어를 배우셔서 

배우신 영어단어를 내게 연습을 하시기도 했는데, 

이젠 연세가 많으셔서 

 아파트내 경로당에 다니신다. 

 

내가 40대 중반에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을 때도

"네가 나이가 몇인데 무슨 공부냐"라고 했던

내 엄마와 달리 

두 분은 "사람은 죽을 때까지 평생 배워야 한다"며 

 "네가 자랑스럽다, 장하다"라고 하셨다.  

본인 아들, 딸들은 공부를 정말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왔는데.

 

   두 고모님도 나도 이야기하고,

또 듣는 것도 좋아해서 

안부 전화를 드릴 때

  한 번씩 고모님께 질문해서 

   두 분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곤 하고,

     두 분도 내 이야기 잘 들어주신다. 

 

두 분은 깨어있으시나 연세도 있으시고, 

서울에 사시지만 경상도 출신이고,

또 부산에 사시니

혹시라도 다른 나이 드신 분들처럼 

 무조건 보수를 지지하실까 봐서

선거때면 한국의 실정에 대해 말씀드리고 ,

내가 응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해 줄것을 부탁드리는데,  

이번에도 안부전화드렸을 때

어느 당과 후보에 투표하실 건지 

여쭈었더니

누구 찍어야 할지 잘 모르시겠다고 하셨다.

무조건 보수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는 범죄자고 빨갱이라서 

나라 망하게 된다고 절대로 안된다고 하신다. 

 

그래 지난 2년 동안 한국의 경제와 외교, 안보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말씀드렸더니

그런 줄 모르셨다고.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아졌는데,

  지금처럼 앞으로 3년을 계속 했다간 

 우리나라 큰일 나겠다며

그러면 안 되지 하셨다.

 

  이태원사고가 왜 문제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왜 이재명대표와 조국대표를 지지하는지

     말씀드리면서 

제발 투표하실 때 1번 민주당과 9번 조국혁신당에

     투표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지난 대선 때도 두 고모님께

이재명 대표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서울 고모님은 이재명 대표가

똑똑하고 머리가 좋다는 것만 기억하시고,

집이 가난해서 초등학교만 마치고 철공소 같은 데서 일하다

중.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간 것을 기억 못 하셨다. 

그래 이대표님의 생애에 대해 다시 말씀드렸더니 

(교복이 너무 입고 싶어서 대학 입학식날 교복 입고 간 것 포함) 

정말 머리 좋은 사람이라며 더 놀라셨다.

 

경로당에서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해

고모님이 내게서 전해 들어셨던 것이 생각나

이재명 대표가 머리도 좋고, 똑똑하다는데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더니 

  다들 이재명은 빨갱이라서 

  절대 안 된다고 했단다.

나라 망한다고. 

 

그래 고모님께 그 사람들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다 빨갱이라고 했고,

나라 망한다고 했는데,

나라가 망하지 않았고,

더 좋아지지 않았냐고 말씀드리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초고속인터넷 깔아서

대한민국 인터넷이 미국보다 더 빠르고, 더 좋고,

노무현 대통령이 주 5일제 시행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 잘해서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칭찬받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되고부턴 

미국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한국뉴스는

창피한 뉴스들 뿐이고, 

박근혜 대통령 때 별것 아닌 메르스도 대처를 잘못해 

사망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많았는데, 

만약에 박근혜 대통령 때 코로나가 왔으면 

어쩔 뻔했냐고. 

보수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감옥 가고,

IMF 오게 했다고 하니 그러네 하며 웃으셨다.

아직도 진보 측 인사들을 빨갱이라고 하고, 

 나이 든 사람들에게 먹히니 큰일이다. 

 

고모들에게 영부인의 주가조작과 양평고속도로와

   부산 엑스포에 5,000천억 이상을 사용해서 

대패했는데 알고 계시냐고 여쭈었더니 

모르신다고. 

알고 보니 KBS 뉴스를 보고 계셨다. 

MBC 뉴스를 보시라고 권하고선 

일주일 뒤에 전화했을 때 여쭤보니 MBC 뉴스를 보신다고. 

 

  정치이야기는 가능한 한 하지 말고,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절대 바뀌지 않으니

더더욱 하지 말라고 한다. 

 

나와 동갑인 부산 사는 내 친구는 

내 정치적인 성향을 알기에 

 "넌 60 이나 되어서도  

아직도 좌파를 지지하냐"라고 하는데,

난 민주당이라고 무조건 지지는 하지 않는다. 

내가 진보를 지지하지만 진보 후보가 최악이면 

 차악인 후보에게 투표한다.   

 

88세이신 내 두 고모님이

보수와 보수언론이 진보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씌운 

 거짓 프레임을 그대로 믿고, 

보수를 무조건 지지하는 70대 이상분들 같지않고,

당신들이 모르시는 것은 알려주면 받아들이시고,

귀 기울여 들어지고, 현명하게 판단을 하시기에

오늘 투표결과를 보고 나니 

 

새삼스레 두 고모가 더 좋고, 

 더 존경스럽다.   

두분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사고가 

계속 열려있고, 깨어있으셨으면. 

 

서울, 부산 고모 사랑해요!

 

지난여름 한국 방문 때 함께 했던 부산 고모님과 고종사촌들과 

부산 고모님은 딸 넷에 아들 한 명인데  

며느리도 착하고, 딸들이 엄마에게 잘하니 노후가 편하시다

서울 고모님과 고종사촌 올케언니들과 고종사촌과 함께 

 

서울 고모님은 아들만 셋인데 

  며느리들이 시어머님에게 잘한다. 

그래 내가 고종 올케언니들에게

내 고모에게 잘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더니

고종 올케언니들이

"시어머님이 한 번도 시집살이를 시킨 적도 없고, 

 서운하게 한 적도 없었기에 어머님을 좋아한다고"했다. 

고모님이 참으로 현명하셨다. 

 

지난여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두 고모는 다음에 널 다시 볼 수 있겠냐며

  나와의 작별을 많이 아쉬워하셨는데,

    다음에 꼭 다시 또 뵐 수 있도록 해야겠다. 

두 분 다 건강하셨으면. 

 

2024.  4.  10. (수)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