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몇년만이 이루어진 친구부부와 기분좋은 점심

앤드류 엄마 2024. 2. 28. 00:07

바쁜 빌과 와니타 부부가 
지난 일요일에 드디어 시간이 되어 
우리 집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이 부부는 예전에 담임 목사님 댁에서
스몰그룹 활동을 몇 년간 함께 해
   다른 교인들보단 나와 친분이 있었고,  
독립해서 동부로 떠나는 아들을 위한
 송별파티에 우리가족을 초대해 주어서
    집을 방문해 본 몇 안 되는 교인이다.  
 
우리 교인들은 
교회나 스몰그룹에서 만나면  친한것 같은데,
다들 바빠서 그런지
교회 활동외에 만남은 소극적인 같다. 
 
 와니타는 천사과에다 부부가 성격도 좋고
인생 스토리도 많고해 
예전부터 초대하려고 했는데,
그동안 서로 시간이 잘 맞지 않았고,
또 코로나로 인해 거의 5년만에 점심을 함께하게 되었다.


야니타는 시댁과 친정 부모님과 가까운 친척들이

시카고 근처에 살고있었서 
가족들 행사가 많은데다 
 늦둥이 격인 막내 딸 뒷바라지 하느라 바빴고,
난 남편이 봄, 가을에 비상근무가 있고,
(부부동반이니 남편과 함께 만나려고)
더울때와 바쁜 12월을 피하고
나도 주말에 일이 있을때가 있으니
날짜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 와니타는 푸에르토리코 2세인데 사람 나름이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이
예전 한국인들처럼 정도 많고,
가족들과 친척들과도 끈끈했다. 
 
빌과 와니타는 두 번째 결혼으로
빌은 전처와의 사이에 딸이 한 명 있고, 
와니타는 전남편과 사이에 아들과 딸이 한 명씩이 있고, 
   두사람이 재혼해서 낳은 늦둥이 딸이 한 명 있다. 
 

와니타는 측은지심이 많고, 착해서 

빌의 전처 M이 두번째 이혼하고,
싱글맘으로 아이 셋을 키우며 
항공 간호사로 일하다   
근무 중 기내에서 사고로 목을 크게 다쳐 
  세아이와 힘들게 살고 있었을 때 
이 소식을 듣은 와니타는 빌을 설득해서 
  빌의 전처 M 에게 연락해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하고,
또 우리 교회로 인도해  
 M이 혼자 아이셋 키우며 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근무중에 다쳤으니 산재인데, 

회사에서 보상을 적절하게 해 주지 않았는지

법정 소송으로 갔고,

소송기간이 엄청 길어져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웠는듯.

그런데 소송 마치고도

변호사비 주고 남은 

 보상액이 얼마되지 않았다고. 

 

소송이 길어지면 변호사 좋은 일만 시키니 

회사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게 

여러모로 좋은데. 

 

와니타의 도움 덕분에 M 은

이곳에서 세아이들을 잘 키우며 

새로운 비지니스를 시작했고,  

엄마, 아빠 어느 한쪽도 혈연관계가 없는 
 동갑의 의붓자매는 쌍둥이 자매처럼 함께 붙어 다니며 친했다. 
와니타와 M도 친구처럼 지냈어며 
빌도 전부인과의 묶은 감정을 씻고,
(이혼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는 듯),
전 부인과 현부인과 셋이서 사이좋게 함께하기도 하고,  
  자신은 행운아라고 말하곤 했다. 
우리 교인들 대부분이 빌과 M의 관계를 아는 듯. 
 
사람들은 와니타에게 어떻게 남편의 전처에게
 그렇게 할 수가 있냐고 묻기도 했는데,  
와니타는 본인이 이혼하고 
혼자 어린아이 둘 키우면서 직장 다닐때 

엄청 힘들게 살아서 

싱글맘의 어려움을 알기에 

도와주고 싶었다고. 

부부가 둘다 첫결혼에서 배우자 잘못만나 불행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서로 좋은 남편/아내가 되어준것에 고마와하고, 서로에게 잘 했다. 
 
와니타가 천사과라 여러 사람 신경 쓰느라 많이 피곤한지 
함께 있는 동안 하품을 많이 했는데,
사진에 많이 피곤해 보이네. 
빨리 집에 가서 쉬어라고 했어야 했는데,
우리 부부와 달리 두 사람은 화제가 풍부해 이야기가 길어졌다.
 
와니타는 소규모 은행 창구직원으로 시작해
현재 32년째 근무 중인데

처음에 다녔던 작은 은행이 조금 더 큰 은행에 팔리고,

또 더 큰은행에 팔리면서 규모가 커졌고 

와니타는 계속 승진을 거듭해 

 시카고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일주일에 두 번만 사무실에 출근하고,
3일은 집에서 근무.  
 
막내딸이 11학년이 되어 운전을 해  
여유가 조금 생겼나 했는데,
동부에 살든 아들 부부가 
양가 가족들과 가까운 곳에서 아기 키우며 살고 싶다고 
와니타 집에서 5분 거리로 이사를 와
 할머니가 된 와니타는 손주바보가 되어

손주 자랑하며 좋아 어쩔줄을 몰랐다. 

아들과 며느리가 손주 베이비 시트 부탁하면 

만사 제처두고 갈테니 

앞으로 또 시간이 없을것 같다. 

 
그런데다 시간 날 때면 시카고 인근에 사시는 아버지와
이모와 빌의 부모님도 방문하려니
시간이 없을 수밖에. 
그녀는 의붓엄마에게도 친딸처럼 다정한듯. 

한주전에 방문했을때 의붓엄마가 

이제 그만 가고싶다며 (천국으로) 

그동안 고마왔다고 하셔서 

아직 가실때가 멀었다며 

그런말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두 사람이 성격이 좋으니까 
억대가 넘는 RV 차량도 가까운 친척 (미국에선 가족이라고)이 빌려주어서  
 전 가족이 몇 번이나 RV로 플로리다 여행을 하고,
코로나로 국가 비상령 떨어지기전에
  사촌이 예매한 하와이 휴가(항공과 호텔)를 못 가게 되었다며 
와니타에게 주어서 빌과 막내딸과 셋이서 하와이 갔다가 
까딱했다간 하와이에서 묶일뻔했다고.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났는데, 
아이들 이야기며, 교회 이야기 등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하니 말이 겉돌지 않고, 
두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바쁜 와니타가 그날 교회 예배 마치고, 
 빌과 함께 시간이 나서 정말 다행이었다.
 
 우리도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다음에도 또 함께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난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있을 테니
앞으로 내가 시간이 나면 사람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그런 시간들을 한 번씩 가져볼까 생각 중이다.
  어떤 사람의 삶도 무의미하지만은 않을 테고,
모두 다 그들만의 스토리가 있을테니. 
 
2024.  2.  27.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