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에 이직했던
전 동료 B로부터 모바일 베이비 샤워 초대장과 함께
아래와 같은 문자가 왔다.
그런데 이 초대장을 받고
난 그녀에게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대장과 이 문자는
나와 내 동료들이 지난 10월에
그녀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참석한 이후
첫 연락이었다.
미국에선 결혼 선물을 준 손님들에겐
손으로 직접 적은
땡큐 카드가 거의 기본인데 없었고,
감사 문자도 없었다.
작은 결혼식이라 참석한 손님들도
그렇게 많지 않아었다.
결혼 피로연에서
신랑.신부와 함께 찍은 사진이
사진사가 찍어준것 밖에 없었기에
사진을 기다렸는데.
그녀와 남친은 돈이 없었어
결혼을 먼저 하고,
1년 뒤에 결혼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이 더 늦어졌다.
결혼식 때 임신 중이었기에
몇 달 뒤에 베이비 샤워가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는데,
베이비 샤워 초대창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초대된 사람들 명단을 보니
우리 동료들 중에 나 혼자뿐이었다.
결혼식 때도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을
다 초대한 것은 아니지만,
결혼식에 초대했던 동료들 중
베이비 샤워에 나만 초대한 것이
그녀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직장 문화인지,
그런 사람들이 많은 건지
함께 오랜 시간 근무를 했고,
관계가 나쁘지 않더라도
동료는 동료관계로만 한정시키는 사람들이 많아
퇴직하면 관계가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내 동료들 중 젊은 친구들은
파트타임들이라
대부분 1-2년 근무하고 정규직으로 이직하기에
퇴직 후 거의 관계가 끊긴다.
B와 난 소속은 같았으나
우리 팀이 사무실이 두 곳이라
한 사무실에서 근무한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내 아이들 나이대이고,
착한 데다 어릴 때 엄마가 집을 나가
엄마 없이 자라 짠해서
마음이 갔다.
그리고 남자친구도 성격도 좋고 해
그녀가 이직한 후 그녀 부부를
우리 집에 식사초대를 하겠다고 했는데
두 번이나 그녀에게서 일이 생겨 무산되었고,
그 후부턴 내가 바빠서 초대할 시간이 없었기에
연락을 못했다.
그리고 몇 개월 만에 그녀로부터 문자가 왔다.
8월 어느 토요일인가 시간 있냐고?
하필 그날 다른 일이 있었어
그다음 주에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날 브라이덜 샤워라며 초대하려고
날짜를 물어본 것이라고.
그리고 결혼식에 초대받았고,
연락 없다 베이비 샤워에 초대받은 것이다.
돈이 없었어 결혼만 하고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미룬 그녀가 좀 안 돼서
둘이서 식사라도 하라며
축하 카드에 현금($50)을 동봉해서 주었고,
결혼식 때도 혼자 참석해 카드와 축의금 $100 주었다.
피로연이 크진 않았지만,
그들의 형편에선 작지 않았는데,
손님들이 주로 커플들이 참석했기에
축의금으로 부족했을 듯.
그녀가 사교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결혼식에 참석해 주어서 고마왔다는 인사도 없다가
동료들 중 나만 베이비 샤워에 초대한 것이
옛 동료들 중에 나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면
반갑고 영광이지만,
혹시라도 내가 가장 인심이 좋아서
초대한 것인가 하는 나쁜 생각도 들었다.
어떤 사람의 인생 안에 내가 초대받은 것은
영광이라 초대해 주어서 고맙고,
바로 기분 좋게 참석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아직 참석 여부를 알려주지 못했다.
나는 그녀에게 어떤 사람일까?
2024. 3. 28. (목)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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