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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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엄마가 뭔지?

앤드류 엄마 2023. 12. 1. 14:12

엄마가 뭔지? 자식이 뭔지?

추수감사절 전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데이빗 실험실에 보낼 쿠키를 구웠다. 

 

미리미리 생각했더라면

주말에 쿠키구워서 월요일 출근할 때 보냈으면

데이빗 보스와 동료들이 먹고 남으면

실험실에 두고 간식으로 먹을 텐데,

추수감사절 전전날인 화요일 오후에서야 

추수감사절을 맞아 데이빗 실험실에 

쿠키나 파이를 보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데이빗에게 네 보스와 동료들에게 

쿠키나 파이 중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녀석이 회신을 하지 않았다.

 

퇴근해서 데이빗에게 문자 보낸것에 대해 

확인을 했었어야 했는데, 

지난 주엔 동료가 둘이나 휴가를 내어

내가 8시에 출근해 4시 30분 퇴근하게 되었다.

(이번학기 내내 늦게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고 있다).  

그래 전날은 한국 갔다 와서 바로 만났어야 했던

  친구를 만나고 밤늦게 집에 왔고,

그날은 퇴근 후 두 곳을 들러 추수감사절 장 보고 오느라 

또 귀가가 늦었다. 

 

늦게 귀가해서 남편과 데이비드에게 잠깐 인사만 하고,

내 일을 했는데, 

데이빗 녀석이 10시가 넘어서야 자러 가면서  

자기 동료들이 쿠키가 좋다고 했단다.

 

며칠째 계속 피곤했기에 

시간이 늦었는 데다 엄마가 많이 피곤해서

지금 쿠키를 구울 수 없다며 

네가 회신을 바로 하던지,

내가 집에 왔을 때 말을 했어야 했다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자러 갔다. 

 

평소보다 일찍 자서 인지 자면서 무의식 중에  

쿠키가 걸렸던지 4시 20분에 잠이 깼다.

잠이 깼지만 눈도 몸도 피곤했다

쿠키 포기하고 다시 자려고 했는데,

 데이빗 녀석의 난처한 상황이 계속 떠올라

이불속에서 나와 주방으로 갔다. 

 

깜깜한 새벽 4시 30분에 쿠키 반죽을 시작해

쿠키를 구웠다. 

 

 

동료 한 명이 휴가라서 자기 포함해서 6명밖에 되지 않으니

쿠키 12개만 가져가면 된다는 아들에게

쿠키와 함께 지프백을 주고는

 먹고 남으면 가져가게 하라고 시켰다. 

 

퇴근해 온 아들이 

자기 보스가 "쿠기 가게에서 산 게 아니라

집에서 만든 거네 하면서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다며 

엄마에게 비결이 뭔지 물어보라"라고 했다며 

  녀석이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좋은 데이빗을 보니 

미리미리 생각하지 못한 내 짧은 생각을 자책하고선 

피곤했지만 4시 30분에 일어나 쿠키 구워 보내길

     잘한 것 같아서 나도 기분이 풀렸다.

    어차피 1시간 뒤에 일어났어야 하기도 했고.  

 

옆사무실에 근무하는 이사벨이 

쌩스기빙날부터 아파서 

며칠째 계속 출근을 못하고 있길래 

  문자로 빨리 회복하라는 위로를 전하면서 

네가 좋아하는 음식 어떤 것이든 내가 만들어 줄 테니 

말하라고 했더니 그녀가 저렇게 회신을 했다. 

 

이사벨은 육십이 넘었고, 

그녀의 엄마는 여든여덟이신데, 

엄마가 자신을 돌봐주고 있다면서 

   자기 엄마가 자길 가장 좋아한다고. 

 

그녀는 오빠 둘을 둔 막내로 외동딸인데 

오빠들도 그녀를 지극히 사랑했다. 

 

이사벨은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부근에서 

남편과 함께 부부 둘 만 사는데

음식 하는것을 싫어해서

집에서 아예 음식을 하지 않고 사 먹고있다.

그래 내가 닭고기 야채 스프라도 끓여줄까 했다. 

 

여든여덟이시면 노인이신데,

그 연세에도 육십이 넘은 딸이 막내라 아이 같은가?

 

엄마가 뭔지? 

 

2023.  11.  30. (목)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