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남편의 직장동료 부부를 집으로 초대하다 - 만나야 하는 이유

앤드류 엄마 2023. 11. 11. 00:30

 남편이 상주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가 

 비상근무를 시작해

예년처럼 남편을 지원해 주기 위해

남편의 동료 Jermey 가 출장을 와

올핸 그의 부인도 함께

저녁 식사에 초대를 했다. 

 

본문과 관계없는 댓글과 복사댓글은 

삼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남편과 남편 회사 검사원들은 

원자력 발전소에 1명씩 상주해서 일을 하기에

서로 대면접촉이 많지 않은 데다 

대부분이 내 남편처럼 사회성이 좀 부족하고,  

본인들의 성격을 알아서인지 돈보다 혼자 근무해서

사람이나 일에 스트레스 덜 받는 것이 좋아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동료들끼리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 별로 없는듯했다. 

 

그런데 7년 전인가 남편이 출장 지원을 갔다 오면서

동료 부인이 주더라며 쿠키를 가져왔다.

여태껏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기에 누군지 궁금했는데

그곳에 근무하던 검사원이 퇴직하고

Jermey 가 새로 왔다고. 

 

Jermey 가 신규라 남편이 비상근무시작 전. 후에 

관련 업무들 도와주느라 

출장이 2주 더 추가되었기도 했다. 

*  그 이후 남편은 사수처럼 Jermey를 도와주고 있다. 

 

 Jermey 가 남편의 비상근무 지원차 출장을 왔을 때

나도 쿠기를 구워서 보내다가 

몇 년 뒤부턴 Jermey를 식사에 초대했더니

  Jermey 부인도 집으로 그렉을 저녁식사에 초대를 했다.

 

2년 전엔 그의 부인과 아이들이 

3주간의 일정으로 출장을 온 Jermey 도 방문하고,

그곳에 없는 아키아에 쇼핑도 하고, 

또 그가 묶고 있는 호텔 수영장에서 놀 겸 해서

이곳에 온다고 해 우리 집에 초대했는데

 하필 그때 내가 몸이 좋지 않았고,

   혹시 코로나인가 싶어 취소해 많이 아쉬웠다.

 

Jermey 부인은 비대면으로도

한 번도 접촉이 없었던 사람이라 

집안 꼴이 그래서 쪼끔 걱정이 되었는데,

그녀를 만나자마자 초대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녀는 순수했고, 상냥했는데,  

고등학생, 대학생인 두 딸을 둔 엄마같이 않게 

 수줍음이 많은 소녀 같은 사랑스러운 아내였다.  

 

 Jermey 가 결혼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Jermey 도 사회성은 조금 없지만,

딸들에게 잘했고, 

아내와 두 딸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유럽여행도 다녀오고,

 아내와 함께 뮤지컬 공연도 봤다고.  

그래 할 이야기가 많았다.

 

Jermey 부인 앨리는

내가 뮤지컬 공연을 친구 또는 아들들과 보러 다니니  

그렉은 왜 함께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래 그렉은 뮤지컬도 싫어하고, 시카고 가는 것을 엄청 싫어한다고 했더니

그래도 결혼기념일에 한 번은 갈 수 있지 않냐고.

그래 남편 면전에서 그럴 만큼 그렉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겠지 했더니

남편이 자긴 정말 사람 많은 곳도 싫고 뮤지컬 좋아하지 않는다고. 

사람이 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영화 주제가처럼 그런 사람을 만났어야 했는데.ㅎㅎ

 아마 평생 결혼 못했을 테지만.

결혼이 좋은 것도 아닌데, 왜 난 결혼이란 제도를 거부하지 못했는지?

 

Jermey와 Elly 부부와 함께 

 

아이들에 대해 물었을 때 엘리가 고등학생과 대학생인 두 딸이 있고,  

자기가 키워준 아들 같은 조카가 있다고 해  

실례지만 왜 네가 조카를 키워주었냐고 물었더니 

언니의 아들인데, 모자간에 사이가 너무 좋지 않아서 

언니가 "함께 살다 간 내가 죽든, 아들을 죽일 것 같다고" 해

(언니가 싱글맘에 아들만 한 명 있었는 듯),

15살 때부터 자기가 키웠다고. 

그때 엘리의 두 딸은 유치원도 입학하기 전이라 

조카에게 자기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주었는데,

   자기 언니는 아침마다 아들 깨워는 것이 전쟁이었는데, 

조카가 자기 집으로 와서는 그다음 날부터 아침에 스스로 일어났고, 

자기가 정한 규칙을 잘 지켰다고. 

 

그 자리에 앤드류도 우리와 함께 있었기에 

 나도 당신 같은 여동생이 미국에 있었음 

우리 앤드류도 이모네에서 자랐으면 

나도 앤드류도 좋았을 텐데 했더니 앤드류가 웃었다.

 

 조카와 언니가 관계가 좋아졌냐고 물었더니 

언니가 세상을 떠났다고.

아들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화해를 했지만,

세상 떠난 엄마도, 아들도 회한이 많았을 듯. 

내가 엘리언니와 비슷한 입장이라 그런지

마음이 많이 아팠다.

나도 아들과도 잘 맞지 않고, 내 엄마랑도 맞지 않기에.

(글을 쓰고 보니 내가 문제인 것 같네,

이유는 내가 남편과 정반대인데 아들이 아버지를 닮았고

  내 아버지와 엄마가 정반대였는데 난 아버지를 닮았다).

 

앨리의 언니와 아들처럼 

부부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도 성격이 맞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했기에 다음에 쓸게요.

 

Jermey 에겐 또 형제자매에 대해 물었더니 

아들만 4 형제라고.

그래 그럴 경우 딸처럼 부모에게 잘하는 아들이 있는데

형제 중 누구냐고 물었더니 본인이라고 했다.

내가 아들만 둘이라서 형제끼리 사이가 좋은지 물었더니 

 사이가 좋지 않다고 했다.

자랄 때 매일같이 서로 때리고 싸우면서 컸는데

형제들이 다들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Jermey 부모가 딸 낳으려고 아길 계속 낳았나?

 

주변을 보면 아들들만 있는 경우

형제들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는 집들이 귀하기에  

앤드류와 데이비드가 서로 한 번씩 연락은 하고, 

도와주면서 지낼 수 있도록

관계를 좋게 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데이비드가 아스퍼거라 상호작용이 안되니

   앤드류에게 미안하곤하다. 

 

엘리는 뉴욕주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쭉 살다 

 남편 직장을 따라 일리노이주로 이사 왔다고.  

학교에 근무하고 있어 동료들과 가까운 편인 것 같았다.

 

 시카고에서 3시간쯤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데, 

아직 시카고 미술관과 박물관에 가 보지 않았다고 해 

정말 좋으니까 꼭 가보라고 권했다.

그렉이나 Jermey는 장기간 출장을 가곤 해 

호텔 마일리지도 많아서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 

 시카고 오면 우리 집에서 또 식사 함께 하자고. 

  

헤어지면서 엘리가 다음에 자기 집에서 만나자며

우리 가족들을 초대했다. 

 

3년 전에 만났더라면 더 좋았는데,

하필 그때 아팠던 게 아쉬웠다. 

 

남편과 닮은 점이 많은 Jermey 가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 딸과 잘 살고 있어 흐뭇했고,

엘리가 낯선 곳에 와서 남편과 동료들로부터

    사랑받으면서 두 딸과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Jermey 도 그의 부인도

내가 초대해서 이루어진 만남이지만

그래도 남편 덕분에 좋은 사람을 만나 

그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이

오랫동안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남편이 은퇴 후에도 

친구도 형제도 없는 남편과

형제가 있지만 친하지 않고 친구가 없는 Jermey 가

 오래오래 형제처럼, 친구처럼

    한 번씩 연락하면서 지냈으면.

 

2023. 11. 10.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