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시댁에서 이틀동안 늦잠잤지만 미안하지 않았던 것은

앤드류 엄마 2023. 8. 13. 12:31

데이비드가 아침 6시 20분에 출근을 하기에 

늘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어 

전날 밤늦게 자더라도 일찍 일어난다. 

그런데 시댁에서 토, 일 이틀있어면서 

이틀 아침을 연달아 늦잠을 자는 실수를 했다.   

 

토요일 저녁에 간소하게 나마 시어머님 생신을  

기념하기 위해 이웃들을 초대했는데,  

시어머님께서 근 2년 동안 집을 거의 비우셨기에

음식 재료를 다 가져 가는것 보단  

우리 집에서 만들어 가는게 편할 것 같았다.  

 

마침 목요일은 아침 근무라 3시에 근무 마치고, 

퇴근길에 장보고 만들 생각이었는데,

수요일에 (오후 근무) 내 보스가 

 내 동료에게 갑짜기 일이 생겼다며 

  오후 근무를 부탁했다.

* 우리 사무실에 4명이나 결원상태다.

 

 시댁까지 8시간 거리니 음식준비하느라 못 자면

차 안에서 자면 되니까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았는데,  

음식 만드느라 목요일 밤을 꼬박 새울 줄은 몰랐다. 

잔치 음식을 한 것도 아닌데...

 

피곤했기에 먼저 자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하려다가

 내가 손이 많이 느리니

혹시라도 출발할 시간에 마치지 못할까 봐 

    먼저 해 놓고 조금이라도 자는게 나을것 같았다. 

 

오이지 담고, 시댁 가져갈

   잡채, 마쵸춀리, 부추전을 만들었는데, 

텃밭에서 키운 부추라 시간 줄이기 위해

아래, 위를 잘라내는데도 가리고 다듬고 씻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더라도 손 빠른 사람들은 4시간도 걸리지 않았을듯. 

 

59년 살면서  밤을 꼬박 새운 것은 몇 번 되지 않았기에

데이빗 출근시키고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9시에 출발했는데 5분도 안되 잠이 들었다.

그런데 급하게 출발하느라 목베개를 깜빡해

목이 불편해서 자다 깨다하며 못 잤다. 

 

 8시간 거리에 미시건은 일리노이주 보다

1시간이 빠르고, 도중에 몇 번 쉬고, 

슈퍼 들렀다 시댁 도착하니 저녁 8시였다. 

시이종사촌 펫찌도 와서 시누들과 이야기하고 11시가 넘어서 잤는데

아침에 한번 깨었다가 너무 피곤해서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자다 일어나니 8시가 20분었다. 

밤샘 영향이 컸나 보다. 

6시간 이상 잔적이 별로 없는데, 

 그 불편한 침대에서 근 9시간을 잤으니...

시어머님이 10시에 의사 예약이 되어 있다고 

큰 시누가 전날 밤에 말했는데 깜빡했다. 

 

 아침에 비스킷과 소세지 그레이비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슈퍼에서 장 볼 때 냉동 비스킷을 구입할까 하다

재료에 이상한 것들이 많이 첨가되어 있었어

비스켓 만들기 어려운 것도 아니니 직접 만들기로 했다. 

두 시누는 음식을 잘하지 않고 굽기만 하면 되는 냉동이나 Pillsbury를

 주로 사용하는 편이고, 

 시어머님께선 예전에 직접 비스켓을 만들어 드셨기에 

 비스킷을 직접 만들어 주고, 

 다른 음식들도 평소 집에서 잘 만들지 않은

한국 음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미국인들에겐 손이 좀 가는 음식을 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8년 전인가 한번 만들었고,

이번이 두 번째라 레시피 보면서 했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고,  

큰 시누가 시어머님이 10시에 의사와 예약이 되어 있기에

9시 30분에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시어머님이 그곳에 사실때에도

유효기간 지난것들이 많아서 

우리가 있을동안 먹을 음식은 장을 봐서 갔는데,

시누들은 내가 갈때 그냥 오곤해서 

슈퍼가기전에 큰시누에게 전화를 했더니 

오리알 가져온다고. 

작은 시누가 뭘 가져 오는지는 묻지도 않았다. 

 

그래 아침과 점심은 어떻게 할까 했더니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해

 아침은 비스킷과 소시지 그레이비로 하고,

점심은 햄&치즈 그릴 샌드위치로 하겠다니 알았다고.

 

남편이 누나와 여동생에게 우리가 다 준비해 가겠다고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식사준비를 다 해줄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쬐끔 샜다. 

 

  내가 아침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지만,

 전날 저녁에 시댁에 도착해서 쿨러 음식들 냉장고에 넣어면서

목요일에 오후근무라 늦게 퇴근해서

음식 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고 말했으니

내가 늦도록 일어나지 않으면 

큰시누가 본인과 본인 친정엄마 오리알 후라이와 

토스트 해서 먹어면 될텐데 

나를 기다리고 있다 늦게 일어난것을 탓하는것 같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갑짜기 남편을 잃었으니 내가 더 이해해 주어야 하는데,

평소에도 큰 시누와 별로 사이가 좋은편이 아니라 그런지도. 

 

큰 시누는 아이낳고 직장그만두고

집에서 부업 조금하다 

아이 다키우고도 안내견 키우는것 자원봉사하며

40년이상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다.  

 

그래 9시 15분까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기다리던 큰 시누가 아침으로 본인이 가져온

   오리알 두 개 프라이 하면서 

시어머니에게도 토스트 한쪽과

    오리알 후라이 하나를 해 드렸다.

큰 시누가 시어머님께 아침을 해 드려서

솔직히 내 마음이 더 좋았다.

큰 시누네 였으면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님이 직접 해 드셔야 했기에.

 

시어머님에겐 비스킷과 그레비는 의사만나고 오셔서 드시든지

내일 아침으로 드시라고 말씀드렸다. 

 

작은시누는 본인 치장이 늦어서 

집을 나서면서 방금 구운 비스켓하나를 가져갔다. 

 

이종 사촌 페찌와 함께 

 

큰 시누와 작은시누가 시어머님 모시고 의사에게 가고

이종 사촌과 남편과 나 셋이서 내가 만든 비스킷 그레이비로 아침을 먹었다. 

시어머님은 비스킷과 그레이비를 점심과 다음날 아침으로 드셨고. 

두 시누가 비스켓과 소시지 그레이비를

집에서 직접 만들지 않기에 시어머님이 그리우셨는 듯. 

 

페찌 (77세) 가 여자 이종 사촌들중에 가장 연장자인데, 

친정 친.인척 경조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편이다. 

5시간 30분 거리에서 시어머님 생신과 집 정리를 도와주러 왔다.

너무 부지런해서 설겆이를 하길래 

넌 손님이니까 하지 말라고 했더니 

자긴 손님이 아니고,

이집에선 한번도 손님이었던 적이 없었다며,

  2층 욕실 청소까지 직접하고, 

시어머님 물건 정리를 많이 도와 주었다.

 

그래 내가 있는동안

아침, 점심, 저녁, 아침을 챙겨주었더니 

  우리가 집으로 올때 고마왔다고. 

부지런해서 챙김을 받은적이 별로 없었는듯.  

 

페찌 집에서 시카고까지 3시간 30분 거리이고,

우리집까지 4시간 30분인데, 

시카고에 어릴때 한번 가보고, 

그 이후로 간적이 없다고.

다음에 우리집에 오면 시카고 함께 가자고 했더니

복잡한 곳은 운전이 자신이 없다고 해,

   아들(미혼)과 함께 오라고 했다. 

페찌가 우리집에 오게되면

    손님대접을 확실히 해 줄 생각이다. 

시댁 갈 때 가져간 음식들 (쿨러 2개)

최고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던 부추전

 

그렉과 앤드류는 좋아하는데 미시간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시간이 없었어 프라이팬에 하지 않고, 

야외 그릴에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판을 가져와서 했다. 

 아침 5시 11분.

데이비드 기상 5시 30분

북쪽 미시간 가는길 

우리 지역 인근 고속도로 주변에 물류창고가 많아서 

고속도로의 교통 60%가 대형 트럭들이고, 차도 많은데,

차 없는 도로를 가니 마음이 평온하고 좋았다.

미시건 북쪽은 여름에 시원해서 옥수수나 콩이 되지 않는지 

들엔 주로 젖소나 육우들용 목초들이다 

남편에게 산책 가자고 했더니 

그늘을 두고도 규칙대로 좌측통행하는 남편

    덥진 않았지만 그래도 햇볕은 피하고 싶은데...

 

컴퓨터는 물론이요, 전기도 사용하지 않고, 차대신 마차를 타고 

옛 방식대로 사는 아미쉬 (Amish) 들이 시댁 근처에 흩어져서 살고 있다. 

 

토요일 밤에도 다들 11시 30분쯤 자러 갔는데,

전날 9시간이나 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렉이 잠자리가 엄청 예민하기에 옆에서 움직이면 안 되는데,

잠이 오지 않으면 몸을 움직이게 되니 

잠이 올 때까지 1층에 혼자 있다 2시쯤 되어서야 자러 갔는데,

시어머님께서 화장실에 가시느라 깨셔서는

 그때까지 안 자고 있었던 나를 보았다. 

 

    전날 2시가 넘어서야 잤으니

일요일 아침에도 일어나니 8시였고,

다들 일어나 있었다. 

시어머님께서 내가 어제 2시가 되도록 안 자고 있더라고 하셔서 

내가 어젯밤에 많이 자서인지 잠이 오지 않았고,

그렉이 잠자리가 예민해서 내가 움직이면 잠을 못 자기에 

잠 올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그랬다고 했더니

큰 시누가 1층 소파에서 자지 했다. 

소파는 시어머님 방 바로 옆이고

사용하시는 산소호흡기가 소파옆에 있어서

모타소리 때문에   잘 수 없었다고 했더니 다들 그렉이 문제네라고. 

킹 사이즈 침대도 움직이면 잠을 깨는데, 

시댁에선 그렉이 사용했던 풀 사이즈 침대라 더 여유가 없기도.  

   그러니 이틀째 늦잠을 잤어도 별로 미안하지가 않았다.ㅎㅎ

 

다행히 교회가 11시에 시작해서 시간 여유가 있었고, 

그때까지 다들 식사전이었다. 

시어머니와 페찌와 그렉은 어제 아침식사로 만든 

비스킷과 그레이비를 원하셔(해)서 데우고,

오리알 1개씩 후라이하고,  

 그렉이 커피 끓여서 아침으로 먹었다.

큰 시누는 오리알 후라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작은 시누는 본인이 구입해온 달달한 페스츄리로 아침을 대신했다.  

 

내 미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하나같이 너가 음식 준비해가지 않아도 되고, 

케이트링 시켜서 시누들과 셋이서 부담하고, 

호텔에 자야 한다고 말했을듯.

그런데 시누들은 시어머니 생신 식사는 

내가 원한것이니 내가 알아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2년전에 내가 시어머님 생신기념으로 

교회분들에게 식사대접을 했을때처럼 

이번에도 자기들은 뭘 가져올까?하는 

말 한마디 없었고, 디저트하나 가져오지 않았다. 

 

  이러니 내가 늦잠 잔 것이 별로 미안하지가 않았다.

 

미국에선 아들은 결혼하면 며느리의 남편이 우선이니

며느리 도리 같은 것도 없고, 

시어머님이 정이 없어셔서 나와 내 아이들에게 잘해주신것도 없지만,   

(시어머님은 작은 시누네 아이들을 유독 편애해 나와 내 아이들을 서운하게 하셨기도)

정없는 엄마를 닮은 딸들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시는 

나이드신 시어머님을 보니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내 도리하며 사는게 내 마음이 편하니 

없는 시간내어 잠도 못자고 준비해서

먼 길 다녀왔다. 

4일동안 또 내 일이 못해 일이 더 밀렸지만

그래도 마음은 홀가분하다. 

 

 그렉이 나를 잘 만났고,

 시어머님께서 며느리 복이 있어시나 보다. ^^

 

  2023.  8.  12. (토)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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