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첫 아이낳고 처음으로 남편과 둘이 숙박한 곳이

앤드류 엄마 2023. 8. 6. 05:58

4일 금요일에 남편과 시댁에 왔다.
거동이 불편하신 시어머님께선

두 시누네 가까이에 있는 노인들 거주센타에서 사시는데

집정리를 위해 금요일에 두 시누가 함께 어머님을 모시고 오셨다.


8월 3일은 시어머님 생신이시기도 한데,

건강이 좋지 않으시니 이번이 마지막 생신이 될수도 있기에

아이들과 함께 오고 싶었지만,

앤드류는 친구와 금요일주터 주말까지 하는 음악 페스티벌

약속이 되어 있었고, 

데이빗은 금요일에 휴가를 낼수 없었어 데이빗 출근시키고

처음으로 남편과 둘이서 시댁에 왔다.

금요일 저녁에 시댁에 도착해서 생각해보니

그날밤이  27년 전 첫아이가 태어나고

남편과 처음으로 아이들 없이 집밖에서의 숙박이었다.  

이 특별한 밤이 시댁이라니...
그런데 이 일이 그동안의 내 결혼생활을

말해주는것 같아서 약간은 당혹스럽기도 했다.
로맨틱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의 시간을 갖으려고 

추진했던 여행에 남편이 협조를 해 주었지만,

부부둘만의 특별히 특별한 그런  시간을 위해 

내가 한 제의엔 남편이 협조해 주지 않아서 못했다.

난 결혼 기념일에 미국 친구들처럼 

시카고 가서 내가 좋아하는 공연도 보고, 

하루밤 자고 오고 싶었지만,

남편은 차많고, 사람많은 곳을 싫어하기에

시카고 가는것을 제일 싫어했고,

난 내가 사는곳이 조용한 곳이라

굳이 시골쪽으로 가고 싶지 않아서 

그냥 외식하는것으로 대신 하곤 했다. 

 

남편과 내가 아빠, 엄마가 되었더라고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내로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이라도 부부끼리

특별한 데이트를 하며  

약해진 사랑을 충전시킬 필요가 있는데.


100% 남편 잘못만은 아니지만,

집돌이 남편의 잘못이 더 컸기에,
시어머님과 시누들과 이종사촌 앞에서 이 이야기 하며

그렉을 디스했더니 작은 시누가 호텔가서 자란다.
여행온것도 아닌데...
남편은 이제 남은평생 이건으로해서 몇번은 나한테 디스를 당할듯.

내 미국친구들은 아이가 어릴때에도

주말에 한번씩이나 결혼 기념일에

어린 아이(들)을  양가 부모님이나 가까운 가족들에게 부탁하고

부부 둘만의 시간을 즐기고, 결혼기념일엔  호텔에서 1박을 하곤 했다.
양가부모님들이 멀리 사시는 경우에도 자녀들 집을 방문 했을때

손주들 베이비시터를 자청하고 부부둘만의 시간을 갖게 짧은 휴가를 주기도 하는데,
난 가족들이 모두 한국에 살고 있고,

시댁도 멀고, 시어머님에 그렇게 배려심이 있지도 않으시기에 그들을 부러워 하곤 했다.

데이빗이 어렸을때 데이빗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의 주말" 동화책을 읽어주었더니

스위한 녀석이 엄마, 아빠도 자기와 앤드류를 할머니댁에 보내주고,

여행을 가라고 해서,

네 할머니가 너무 멀리 사셔서 안된다고 했더니 녀석이 나한테 미안하다고.

미국은 법적으로 12살까지는 성인 보호자가 있어야 하기에

아이를 두고 어디갈때  베이비 시터를 구해야 하는데,

저녁에 몇시간은 괜찮지만,

하룻밤을 맡길 만한 사람이 없었다.  

 

13살 이후부턴 베이비 시터가 없어도 되지만,

 내 친구 말에 의하면  

그때부터는 아이(들)가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위험한 장난도 할수 있기에 감독이 더 필요하다고.

그런데다 큰아이와 둘째가 자주 타격태격 싸우곤 해

둘만 집에 두었다간 병원이나 경찰에서 전화가 올까봐 불안해서 못갔고,

더 지나서는 큰아이와  좋지않은 관계가  

남편에게 불똥이 튀어 남편과 특별한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없지기도했고.

시카고 가기 싫어하는 남편에게 말해봤자 대답이 뻔해서 

더 이상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사실 이번 방문도 큰 시누가 작은 시누가 함께

금요일에 시어머님을 모시고 시어머님 집에  간다고 연락했을때  

남편이 시간이 없어서 못간다는것을  내가 남편을  설득해서 온 것이다.

아무리 로맨틱과 거리가 먼 중고 부부라도 

 한번씩은 로맨틱 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그동안 한번 말하고 거절했을때

두번 다시 말하지 않았는데,
이제부터 남편이 기분좋을때 말해서

1년에 한번 결혼 기념일에라도

특별한 데이트를 할수 있도록 해야겠다.


우리 둘다 은퇴하면 둘이 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겠지만

아직 4년이나 남았고,

사람일은 모르니그때까지 기다리기 보단

한해라도 먼저 만들어 봐야겠다. 


남편도 이번일이 내게 미안했기를.
건강했던 본인의 매형과 매제가 갑짜기 세상을 떠난것에서
건강할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웠기를. 


돈이 없었을땐 돈이 중요했지만

이젠 시간이 더 중요하고,

그 시간동안  좋은 시간을함께 할수 있도록

남편도 쬐끔만 더 노력하고 협조해 주기를 소망해 본다.

시댁 앞.뒤 전경


2023년  8월 5일 (토) Engadine 미시건 시댁에서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