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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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한적 없이 혼자 산 데이브의 추모식이 인상적이었던 이유

앤드류 엄마 2023. 7. 12. 11:37

지난 토요일에 이웃친구 이바의 시숙 데이브의 추모식이 있었다.
데이브는 평생을 일한 적 없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혼자또는 개와 함께 많이 허름한 지인의 집에서 살았다. 
 지난해 목에 이상이 있어 병원에 갔을 땐
이미 후두암 4기였다고.
 
후두암 4기는 생존율이 희박한데 
그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호스피스로 옮겨서도
본인의 마지막을 믿지 않았다고.  
결국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지난 2월 12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가까운 가족으로 
시애틀 양로원에 있는 누나와
시애틀, 아이다호, 버몬트에 사는
누나의 자녀들인 두 질녀와  조카와 
상처하고 자녀도 없이 혼자 사는 남동생과 
막내 남동생인 이바 남편과 이바가족들이고,
친척으로 명절을 함께 보내는 
 돌리여사 네 자녀들과 이바 오빠네 정도인데, 
멀리서 오는 조카와 질녀들과 그 가족들을 배려해 
여름휴가 시즌인 7월 8일에 메모리얼 서비스를 하게 되었다.  
 

고인이 되신 데이브의 사진들 
 
그의 어린 시절 사진 (맨 오른쪽)을 보니 
생전에 무엇이 그에게 평생 직업도 없이 일하지 않고 살 생각을 하게 했는지?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어볼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브의 엄마는 장남이 평생을 그렇게 살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데이브는 차가 없었어 이바의 남편 릭이
명절이나 가족들 행사 때 2시간 거리에 사는 형 데이브를 태워오고, 태워주었다. 
 이바의 아들 마리와 레이철은 삼촌이 옷도 그렇고, 외관도 좀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촌을 창피해하지 않고,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와 명절에 삼촌을 환영해 주었고, 
함께 사진 찍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데이브의 바로 아래 동생 캔은 그런 형을 싫어해서 
부인 생전엔 명절과 가족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다 부인을 잃고는 혼자 남게 되자
남동생 집에서 하는 명절모임이나 가족행사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시애틀, 아이다호, 버몬트에 사는
 조카부부와 두 질녀부부가 그들의 아이들과 함께 
모두 그 먼 데서 비행기 타고 또 1박 2일을 운전해 참석해 놀랬다. 
그들은 5박 6일씩 넉넉하게 와서는 외삼촌과 친척들 집에 묶어며
삼촌의 메모리얼 서비스도 참석하고,
 오랜만에 친척들도 만나고 시간을 함께 했다.
손님들은 릭과 이바의 친.인척들과 우리 이웃들이었다.  

릭과 이바 부부가 데이브의 메모리얼 서비스를 모두 준비했다. (성당 홀) 
 
이바와 릭이 다니는 성당에서 고인을 위한 추모 미사를 보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고인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릭은 고인이 된 형을 소개하고, 형에 대해 이야기하며 울먹였다.  

릭과 레이첼, 마리, 이바 가족

릭의 아들 마리도 삼촌은 자기 친구들에게도 엉클 데이브였다며
본인 학교 행사를 비롯해 가족행사와 명절 때마다
늘 자기 가족들과 함께 했다며
(둘째 삼촌은 부인 생전엔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외삼촌은 좀 저조했다),
삼촌 없이 맞을 올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는
어느 때와 많이 다를 것 같다며 울먹였다. 
 
데이브가 명절과 가족행사와 조카와 질녀의 학교행사에 
모두 빠짐없이 꼭꼭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브는 있는 게 시간이고, 
 릭이 늘 운전해 주었기 때문일텐데
그래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것에 감사해 했다. 
 
언젠가 성형외과 의사인 조카가 삼촌인 그에게 $100를 주었더니 
데이브가 그 돈을 중학생이었던 조카에게 주었다며
그는 나누고 주는 것을 좋아했다고 그를 추억하는 조카와
         지난번에 질녀의 결혼식 피로연에 갔을 때
      데이브가 아이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그날 저녁에 그의 테이블이 그 덕분에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았다고.  
                                                                                                                                      
그는 걱정도 없었고, 늘 즐거웠으며,
불평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조카 부인이 말했다.  
레이철도 삼촌과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데이브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그를 그리워해 좀 놀라웠다.
 
난 1년에 몇 번씩 이바네 초대받아 갈 때마다 
데이브를 만났지만 인사만 하고,
주방에서 이바를 돕느라고 
데이브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아 
   그와 특별한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없었다. 
이웃들 중 나와 데이비드가 그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었어 약간 미안했다. 
 

성당 안인데 맥주를 비롯해 와인 등 여러 가지 술을 준비했다.  교회는 생수와 커피와 차뿐임
 
신체가 건강했는데도 평생 일을 하지 않아 궁핍했던 그는
누가 버린 매트리스를 사용하다 빈 데를 이바의 집에 옮기기도 했고,
  이바네 오면 이바가 싫어하는 FOX NEWS를 계속 시청해 
이바가 괴롭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의 크고 작은 일에 그를 초대해 주고, 반겨주고,
가족의 따뜻한 정을 나눠주고,  
사후엔 친. 인척들 초대해
그를 위해 멋진 메모리얼 서비스를 준비해 주니
이바와 릭은 성자다.  
릭은 모든 공로를 아내에게 돌렸다. 
부인이 싫어하면 못했을테니. 
그 또한 데이브의 복이겠지.

데이브가 돌아가셨을때 조문카드를 보냈지만,

메모리얼 서비스후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다시 카드를 보냈다. 

졸필이라 부끄럽네.   

 

그는 이 땅에서의 소풍이 즐거웠노라고 했을까? 
 
2023.  7.  12.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