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우리시 백인 교회에 부임하신 한인 목사님 부부의 초대와 첫만남

앤드류 엄마 2023. 1. 29. 12:03

내가 살고 있는 Channahon에서

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우리 이웃인 린다가 

  이곳 감리교회에

       코리안 목사님이 오셨다고 알려주었다. 

 

한인이 없는 이곳에

한인 목사님이라니 반갑긴 했지만, 

나와 우리 가족은 17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온 이후

    미션 바이블 교회에 다니고 있기도 하고,

   내가 무늬만 크리스천인 나일론이기도 하고,

또 자격지심이겠지만

남편이 한국사람도 아니고 미국인인데다

우린 너무도 평범한 사람이라 

목사님을 찾아뵙고 인사하는 게 뭐해서

 궁금하긴 했지만, 찾아뵙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에 

데이비드 동기생 엄마로 나와 친분이 있는 미셜이

우리 시 감리교회 교인이었던지

자기 목사님 부부가 한국에서 오신 분이라며

내 연락처를 드렸으니 전화하실 거라며

목사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여전히 내가 먼저 전화드리기가 뭣해서 그냥 있었는데,

일주일 전 금요일에 사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미셜로부터 이곳에 한국사람 있다는 소식 듣고 반가웠다고. 

교회에서 사택을 제공해 교회 근처에 사신다면서

 금요일에 점심 식사에 초대를 하셨다.

난 이곳이 조금 시골이라

목사님께서 다른 곳에 사시면서

  교회로 출. 퇴근하시나 했었다. 

 

미셜로부터 나에 대해 들어셨겠지만,

  (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말만 해주기에 100% 믿으면 안 된다)

아직 만나지도 않았고,

처음 전화로 인사만 하고서

   집으로 식사 초대를 해 주셨다.

그 주말엔 내가 손님을 두 팀이나 초대해 시간이 없었다.

 

난 여태껏 살면서 항상 내가 먼저 초대를 했기에 

먼저 초대받기는 난생처음이었고,

특히나 목사님 사모님께서 댁으로 초대해 주셔서 

영광스럽고, 황송하기까지 했고,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선입간이 없는 좋은 분이신 것 같았다. 

 

사모님의 휴대폰이 고장 나 내가 오전에 보낸 문자와 전화를 못 받아,

 약속시간보다 내가 늦게 도착해 만두가 불었다.ㅎㅎ

 * 도 목사님과 사모님 사진은 다음에. 

 

부모님께서 이북출신이라

겨울에 항상 김치만두를 직접 만들어 먹곤 해

사모님도 만두를 만들어서 드신다며

직접 만든 손만두로 떡만둣국에 탕수육까지.

음식도 잘하시고, 엄청 알뜰하셨다.  

목사님께서 신방을 가실 때도

직접 만든 만두로 튀김을 해서 신도들에게 드린다고.  

 

도 목사님께선 미국에서 공부 마치시고, 

계속 미국인들 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고.

 

미국 감리교는 교단에서 교회를 관리하며

목사님들이 평균 5년마다 파송하시기에 

시골의 작은 감리 교회에서도 목회를 하셨고,  

이곳으로 오시기 전엔

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시카고 근교에 있는 지역 감리 교회에서 목회를 하셨다고. 

막내아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교단에 말씀드렸더니 

     이곳으로 파송을 받으셨다고.  

 

만난 적도 없는 날 집으로 초대한 사모님은

주방에서 바쁘셨는데,

정말 밝고, 귀엽기(^^)까지 하셨다.

전화했을 때 간단하게 떡만두국 해주겠다고 해

그럴 경우 난 떡만두국에 김치하나인데, 

정갈한 상차림에 

탕수육까지 만들어 한상 가득해 놀랬고,  

  만두도 직접 만든 거라고 해 또 놀랬다. 

(집에 올 땐 우리 식구들용으로 싸 주시기까지).

 

내가 누구 집에 먼저 초대받기는 처음이라고 했더니 

사모님이 나랑 같은 과였다.

사모님도 본인이 늘 댁으로 초대하신다고. 

 

목사님은 상당한 애처가셨고, 

1녀 2남인 자녀들은 

위로 둘은 대학졸업하고 취직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고, 

막내는 대학에 가 기숙사 생활하고 있어

  집에 두 분만 사신다고.

 자녀들이 지난 12월 초에 집으로 와서 

  근 한 달 지내다 돌아가 내게 연락이 늦었다고.

더 일찍 알았으면 아이들까지 모두 우리 집으로 초대했을 텐데.

 

목사님들이 박봉이신지

우리교회 원로 목사님 사모님이

 거라지 세일을 많이 다니신다며

본인을 그라지 세일의 여왕이라시더니

도 목사님 사모님도 얼마나 알뜰하신지

아이셋 키울때 새옷 사준적이 거의 없으시고,

  집에 있는 가구들도 중고품이라고.

 

가시는 곳마다 텃밭에서 고추, 오이, 상추와

깨잎등을 직접 농사를 짓는다며

 우리도 텃밭을 하고 있다니 관심을 가져셨다. 

8년전엔 사시던 지역에서

상당히 넓은 커뮤니티 가든을 주어서 

  고추를 100포기 심었는데, 

너무 매운 고추라 먹을수가 없었다고.

그래도 농사지은거니 아까와서 버릴수도 없고해,

그 많은 고추를 모두 장아찌를 담아서

 수제비 다대기로 사용하기도 하며

여지껏 드시고 계신다고.  

해마다 소스를 끓이고 식혀서 보관했더니

아직까지 괜찮다고.

 세상에 살림의 여왕이셨다. 

 

그동안은 아이들 키우느라 바빴는데,

이젠 아이들도 다 독립했는 데다 

이곳은 시골이라 여가 생활할게 별로 없으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시다고.

목사님께서도 사모님께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단  

 어떤 일이든 몇 시간씩 일을 하게 되면 활력도 되니

 찾아보라고 하셨다.

 

사모님은 결혼 전에 한국에서 대학 졸업후

좋은 직장에 다녔지만,

미국으로 와서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를 했기에 

경력이 없었어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돈보단 소일거리로 몇 시간 일을 하는 거라  

집 근처에 있는 달러 스토어에 캐시어 모집하면 

지원해 볼까 하셨다.

목사님 사모님께서 그런 일을 하시겠다고 해

속으로 놀랬다.

정말 마인드가 오픈되신 분인 듯.

 

처음 만났는데 이야기가 끝이 없었고,

나랑 비스한 점이 많았다. 

우린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창밖을 보니 어두워져 시계를 확인하니 

세상에 5시가 다 되었다.

 

     첫 만남에 그렇게까지 오래 있었어 실례를 했다. 

 

목사님은 그렉과 잘 맞을 것 같았다.ㅎㅎ

 

다음 토요일 저녁에 우리 집으로 오시라고 초대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 좋은 한국 친구가 생겼다니.

땡큐 갓!

 

이곳에서 함께 하는 동안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그리고 주님께서 도 목사님께서 목회 활동 잘하시도록

 많은 축복과 은혜 주셔서 

 Channahon 감리교회가 다시 부흥하게 되길 기원드리며,

 4년 뒤 도 목사님과 사모님이 이곳에서의 5년이

    좋은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드린다. 

 

2023. 1.  29. (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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