죤과 실비아와 함께
남편은 창원의 우리회사에서 파견근무할때, 캐나다 ACL 회사에서 파견온 죤을 만났다.
존은 한국에 2년 기한으로 파견을 왔는데, 외국인이 몇명되지 않는데다 분야도 비슷하니
가끔씩 만나 친구가 되었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연령상관없이 친구가 된다).
우리 결혼식때 시아버지께서 건강이 좋지 않아 시부모님들이 참석할수가 없어
남편이 연세가 있는 죤에게 부탁했더니 흔쾌히 승락해주셨다.
난 그분들을 우리 결혼식때 잠깐 만난사이라 (남편은 파견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
우리가 결혼할땐 휴가내어 왔다기에 그분들과 다시 만날 시간이 없었다) 별 친분이 없었고,
죤과 남편이 가끔씩 통화를 하고, 해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교환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죤은 한국근무를 마치고 은퇴했고, 실비아는 캐나다에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언니가 사는 아틀란타 조지아에 직장을 구해, 그곳에 정착해 살고있는데,
우리가 그동안 몇번이나 시간있을때 시카고에 놀러오라고 했는데 여지껏 시간이 없다더니,
실비아는 병환중인 친정엄마를 모시고 있었는데, 직장을 새로 옮겨 휴가가 너무 짧아
시간을 낼수 없었슴을 알았다.
항상 죤이 먼저 안부전화를 하는편인데, 지난 12월에 전화가 왔을때, 우리가 플로리다에
갈 예정이라며 가는길에 잠깐 방문해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반가운 목소리로 자기집에 자고 가란다.
그래 플로리다에서 오는길에 그분들 집에서 하루밤을 묶었다.
우리가 저녁을 사겠다고 했는데, 피곤할거라며 실비아가 저녁준비를 했단다.
남편이 죤과 이야기할때 난 주방에서 실비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실비아는 루마니아인으로
대학과 대학원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전공하고 루마니아 전력회사에 근무할때 그곳에 파견온
죤을 만나 결혼했단다. 이야기 하다보니 루마니아 사람들은 옛날 한국사람들처럼 인정도 많고,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들은 집이나, 차 뿐만아니라 좋은 가구라도 사면 친구들을 초대해
자랑하고, 서로축하해 주며 파티를 한다고.
실비아 집안은 루마니아 상류층으로 아버지는 판사였고, 엄마는 대학교수였는데
소련이 지배한뒤 모든것을 잃어단다.
60년전의 사진인데도 그녀의 할머니는 유럽 귀족부인처럼 우아했고, 20대인 그녀의 엄마와 이모는
고전 영화속 귀족집안의 아가씨들 모습이었다.
그래도 그녀 부모의 선택이었는지 그녀의 선택이었는지, 선견지명이 있어 30년전에 벌써
대학과, 대학원에서컴퓨터를 전공해 지금 남부지방에서 꽤 큰통신회사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고있다.
다음에 그녀가 은퇴하게되면 미국의 의료보험이 좋지않아 그들은 캐나다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남편을 일찍 여의 엄마와, 일찍 이혼해 자녀가 없어 이모는, 자매끼리 엄청 가깝게 지냈기에,
엄마와 이모를 함께 미국으로 모셔왔는데, 두분이 연로하셔서 건강이 좋지않았을때
그녀는 엄마를 돌보고, 가까이 사는 언니는 이모를 모셨는단다.
두분이 1년전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셨는데, 함께 지내다 돌아가시고나니 너무 많이 그립다고 했다.
미국남자와 캐나다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좀 이기적인편인데, 5년간 엄마를 모실때
존과 갈등이 많았다고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후 다시 사이가 좋아진것같다.
죤은 전처와의 사이에 4명의 자녀가 있었고. 그녀와 죤사이에 자녀가 없기에
가족으로 달랑 언니 한명있는데, 언니는 루마니아 남자와 결혼해 자기와는 사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고 말할때 그녀의 외로움을 느낄수 있었다. 나또한 같은 처지고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녀와 난 처지도 비슷하고 사람좋아하는것도 비슷해 금방 친숙해졌다.
내가 제발 시카고 구경도 할꼄 우리집에 오라고 했더니,
그녀는 아직 시카고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기에 다음에 꼭 가고싶다며 좋아했다.
그다지 큰 친분이 없었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만나니 또 얼마나 좋은지.
다음에 만날때 시간이 많아 그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으면 좋았다.
앞으로는 남편이 존과 통화하면, 난 실비아와 통화를 해야겠다.
우리가 이곳에 얼마나 더 오래 살지 모른다며 최대한 빨리 오라고 했는데,
그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11. 1. 8.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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