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텃밭이 준 선물과 후유증

앤드류 엄마 2022. 10. 18. 23:47

올 한해도 집뒤뜰에 있는 텃밭에서
부추를 시작으로 아스파라가스, 상추, 오이, 풋고추, 깻잎, 토마토,
참외파, 케일등이 신선한 야채를 잘 먹었다.

지난주엔가 밤기온이 내려가 서리가 예상되어
고추와 토마토를 2번 덮어씌웠는데,
이번주 월요일 부터 몇일동안 계속 밤기온이 영하권이라
토요일에 텃밭을 정리 했다.

일요일엔 우리교회 예배보고,
한국교회 속회모임이 있어 참석하고 오는길에 장보고오면
하루가 다 가니 하루 당겨 전날 마무리 했다.

시작전 밭갈이와 모종키우고, 모종 심고, 가꾸고, 벌레잡기는 남편 몫이지만,
수확과 마무리는 내몫인데(마무리땐 남편이 비상 근무때라),
고추대, 토마토대, 비닐을 버리는것고 일이고,
정리후 고추잎이 시들기전에 따야하니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다.
내가 손이 느려서 더 오래걸리는듯.

그래도 텃밭 덕분에 우리가족들이 좋아하는 살사를
4개월째 즐기고 있고 남편은 매일같이 먹고 있다.

살사 (토마토 6컵, 양파 2컵, 피망1컵, 라임쥬스 4 Tasp,
소금, 후추, cumin 각각 1 tesp, 반컵 cilantro, jalapeno pepper 8 teas)
* 토마토와 양파, 피망은 작게 썰거나 food process 를 사용한다.
할료피노 최대한 작게 썰어서 모든 재료를 섞는다.칩과 함께 먹는다.

텃밭의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을때부터 시작해서
여지껏 간식으로, 주식으로 먹고있다.
토마토 대는 뽑았지만 아직 우리집 냉장고에 토마토가
보관되어 있기에 몇번은 더 만들수 있을 것 같다.

거의 매주마다 저 만큼의 토마토를 살사를 만들어
우리가족들도 먹고, 아픈분들 병문안 가거나,
누구집에 갈때 살사를 드렸다.
잘 익은 토마토로 만들었는데다
대부분 우리집 텃밭에서 난 재료고, 또 레스피가 좋아서인지 맛있다고.
살사 드렸던분들 대부분이 부부가 은퇴해 시간이 많으니
앞으론 레스피를 드려야겠다.
레스피만 해도 인터넷에 다 있으니 그중 계량이 쉽고
(무게가 아닌 컵이나 티스푼),
재료가 괜찮고, 이용자들 평이 좋은것을 선택하면 된다.

토마토가 건강에 좋은데다
남편과 데이빗이 토마토를 좋아해서
우리집은 1년내내 토마토가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집 텃밭에서 딴 토마토 다 먹고 나면
가게에서 구입하는데,
우리집 토마토와는 맛이 비교가 되지 않고, 가격도 비싸,
텃밭에서 그해 처음으로 약간 붉은색이 띈
첫 토마토를 발견하면 오랫만에 친구 만난듯 반갑다.

토마토는 또 소스를 만들어 지프백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해,
칠리를 만들거나 각종 찌게나 메운탕에 토마토 소스를 넣고 있다.
어떤분은 떡국 끓일때도 토마토 소스로 끓인다고.

냉동실에 토마토 소스와 농장에서 딴 블루베리,
텃밭에서 딴 빨간고추 갈은것과 남편이 낚시로 잡은 생선에
6주나 2달에 한번가는 한국 슈퍼에서 구입한 해산물
(중서부는 바다가 멀어서인지 해산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슈퍼에 해산물 종류가 많지 않다)
등으로 대형 냉장고 두개로도 냉동실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냉동고를 사게되면 불필요한것으로 채워지니 사지 않았는데,
퇴근하니 앤드류와 남편이 냉동고를 주문했다고.
내년엔 체리 토마토 2개만 심고,
큰 토마토를 더 많이 심어서 토마토 소스를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

우리집에서 필요한 고추와 고추 가루는
텃밭에서 심은것으로 자급자족하려고 했는데
올해 고추농사가 잘 되지 않아 저만큼의 량으로 3번을 말렸다.
비를 맞져 곰팡이가 핀것들도 있고.
고추를 늦게 심어서 태양초 말리는데 쉽지 않았다.
김장할때 말리지 않은 빨간고추 갈은것과 섞더라도
고추가루가 부족해 구입해야 할것 같다.

깻잎을 잘 먹고, 들깨까지
이웃이 내가 들깨 털때 봤슴 뭐라 생각했을런지? ㅎㅎ
내년엔 올해의 10%만 키워야겠다.

들깨가 형편없었지만, 들깨와 꿀, 식초로 얼굴 팩을 만들어서
사용하면 얼굴에 난 잡티에 효과가 있다고해
팩 만들려고 들깨 타작을 했다.

블루베리 만한 포도 - 알이 작아서 누구 줄수도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당도는 좋았다.

10년도 더 전에 텃밭 울타리옆에 포도나무 한그루를 심었는데,
포도가 익어면 너구리와 야생 동물이 귀신같이 알고는
매일밤 서리를 해, 남편이 포도 나무를 잘라 없앴다.
그런데 포도나무가 생명력이 찔긴지 또 자랐다.
울타리 근처에 있던 오이 줄기를 사슴이 싹둑 잘라먹자
올해 남편이 울타리에 전기를 설치했더니
처음으로 저 포도들이 익은채 그대로 있었다.

그냥 먹자니 량이 너무 많았고,
잼이나 효소를 만들려다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
포도밭이 있는 블친에게 문의를 했더니 와인을 만들어 보라고.
그래 와인을 만들려고 했더니 와인 이스트가 필요했다.
그 시각에 사러 갈수도 없고, 근처 가게에 파는지 알수도 없고해,
또 포도알 일일이 다 따고 내 시간을 엄청 투자했는데,
딴지 일주일이나 되었기에
(서리내린다고 해 급히 따서는 시간이 없어서 지난 토요일에야 작업을 했다)
혹시라도 와인이 실패하면 속상할것 같아서
쥬스로 마시게 끓여서 즙만 내렸다.
냉장고에 오래 보관할수 없으니
작은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해야겠다.

내년에 와인에 도전해볼까?

오늘 오후 출근이라 어젯밤에 끓여서 식히고,
오늘 오전에 체에 걸러서 소독한 병에 넣었다.

포도 으깰땐 비닐장갑끼고 하다 마지막엔 비닐성분이 들어갈까봐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했다가 손에 포도물이 들어 깜짝 놀랬다.
엄청 빡빡 씻었지만 깨끗하게 다 지워지지가 않았다.
오늘 근무하면서 완쪽손 안 볼일려고 엄청 조심했다.

.

텃밭에서 딴 호박

10월내내 할로윈을 위해 호박을 집앞에 장식해 두기에
난 집에서 땐 호박을 대신 두었다.
내가 좋아하는 호박죽 겨울에 먹을수 있겠다. 덕 익은 호박은 뭘 할까요?

버리자니 아까와서 일단 큰것들은 다 땄다.
그런데 몇일후에 보니 차고에 왼쪽 량 만큼 그린 토마토가 한통 더 있었다.

미국인들이 먹는다는 그린 토마토 튀김을 만들어 봐야 겠다.
* 토마토를 고구마튀김하듯 썰어서 밀가루, 계란, 빵가루 묻히고 튀긴다.

지난해 만든 고추잎과 고추 삭힌것이 아직 남아있어
올핸 고추잎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했다 나물 해 먹을 생각이다.
난 고추잎 김치를 좋아하는데,
냄새날까봐 주중엔 못 먹으니 김치 담았다 몇번 못 먹었다.
올핸 진간장으로 만드는 오이짱아찌를 담았더니 맛있게 잘 되었다.
그런데 오이 좋아하는 우리집 남자들이
오이 장아찌를 먹지 않아 혼자 즐기니 약간 아쉽다.
우리 가족들이 다 한국인이었다면 맛있다고 했을텐데...

텃밭이 있어 더운날 한번씩 풀도 뽑아주어야 하고,
부추와 상추도 슈퍼에서 구입한것들보다 손질하고,
씻는데 더 오래해야하고, 따서 먹고,
제철지나서 먹을수 있도록 손질하고, 장아찌를 만들고,
조리고해 보관하는것도 일이라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토마토를 마지막으로 텃밭에서 키운 채소를 다 먹고나면,
텃밭에서 나던 신선하고 맛있던 채소와 야채들이 그리워 질듯.
특히 아싹한 오이와 약간 단맛나는 한국의 짭짜리 품종의 토마토와 연한 상추가.

2022. 10. 18. 경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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