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한국인들은 상상도 안되는 특별했던 추모식

앤드류 엄마 2022. 9. 27. 21:01

 

내 페이스 북 이벤트에 올라온 

59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Gordon 의 추모식 안내 

 

친구의 60살 생일파티가 열리는

친구집 주소를 확인하기위해 

페이스 북 이벤트 란에 들어갔다 

같은 동네에 사는 고던의 

이 추모 안내를 보게 되었다. 

평소 건강해 보였던 분이라 그의 부고가 충격이었는데,

 심장마비로 갑짜기 돌아가셨다고. 

 

한동네에 살고, 고든의 아들들 4명중

둘째 라이언은 앤드류와 동갑이고 한때 친구였기에 

고든의 부인 Natatie 를 

학교 행사와 동네에서 한번씩 만나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이고, 

 셋째 아담은 내가 사는 타운의 경찰이 되기전에 

나와 같은 학교에서

파트타임 캠퍼스 경찰로 몇년 근무했기에 

나와 친분이 있었다. 

 

다음날은 내 옛 이웃친구 부부가  

 우리집을 방문해 몇일 지내다 갈 예정이라  

손님맞이 준비로 시간이 없었지만 

 갑짜기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전하고 싶어  참석했다. 

 

참석자들중 고인과의 즐거웠던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는 사람들이 자청해서

  한사람씩 그와 있었던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들려주었는데, 

자청한 사람들이 많아서 예정되었던 4시를 훌쩍 넘겨서야 마쳤다. 

* 장례식엔 가족들과 친구중에서 대표로 몇명만 

  고인에 대해 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는게 다르다. 

 

그래 장례식이나 추모모임에 가면 그 사람의 일생을 알수있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교훈도 얻게된다. 

 

앤드류가 고등학교 졸업후 라이언과 교류가 없었지만,

그래도 한때 친구였으니 갑짜기 아버지를 잃은 라이언을 위해 

시간이 없더라도 출근하기전에 잠깐 참석하는게 예의니

나와 같이 참석하게 그날 2시 30분까진 일어나라고 

미리 말해주었고, 당일날 아침에도 당부했다. 

(앤드류는 직장까지 50분거리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6시 30분까지 근무인데, 

 혹시라도 교통체증이 생길수 있으니 4시 30분에 출근한다).

 

 추모식이 있는 곳이 앤드류 직장과 반대방향인데다 

추모식이 4시에 마치니 

평소보다 1시간 30분 먼저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녀석이 몇일동안 잠을 못자 힘들어하더니

그날 하필 수면 유도제 (멜라토닌)를 복용했는지 못일어났다. 

 

   기다리다 일어나지 않아서 결국 혼자갔고, 

그런 아들에게 좀 실망했다. 

피치 못한 일이 있어도 좋은 일보단

     좋지 않은일엔 되도록 참석해야 하는데...

 

화장한 고인의 유골함과 

고인의 일생을 대표하는 사진들과 고인과 관계된 주요 품목들 전시 (사진 왼쪽)

 

가스 발전소에서 근무했던 고인이

취미로 밴드활동을 오래동안 했다는것을 추모회때 알았다. 

추모회때 고인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활동했던 밴드의

 추모공연도 있었고,  고인(기타)이 함께한 공연도

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 난 늦게 가서 놓쳤다.

 

고인이 애지중지했던 할리 데이비슨 100주년 기념 한정품 오토바이도 

고인의 추모모임에 함께 했다.  

 

사진의 장소는 고인의 친구가 소유의 개인 창고로,

창고에서 이런 행사를 할수도 있슴을 처음 알았다.

 

시골의 창고에서 이런 모임을 하는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구글 맵을 켜고 갔는데, 놓치고선 되돌아왔다. 

 

  창고 주인은 딸의 결혼식도 이곳에서 했다고.  

 

갑짜기 남편을 잃어 경황이 없었을텐데,

한달하고 몇일이 지나서인지 

미망인인 Natatie 가 행사 진행을 했다. 

(사진 가운데 마이크로 말하고 있는 Natatie)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말하고 있는 라이언

네 아들들이 아버지 밴드 이름을 새긴 티샤츠를 특별 주문해서 

이번 추모회를 위해 맞춰 입었고,

아들들이 돌아가면서 참석자들에게 아버지와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아들들이 다들 공통적으로 말하는 고든은 

친구같은 아버지로, 

아버지가 퇴근할때 가끔씩 작은 레고도 사오시고, 

   자기들과 놀아주고, 게임도 하고, 

아버지와 함께 노는것이 재미있고, 좋아서  

 아버지 퇴근하기만 기다리곤 했다고.

 

네 아들들이 공부도 평범했고, 직장도 평범하지만,

다들 각자 가기 몫의 삶을 잘 살고 있고,

가족끼리 사이가 좋았기에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갑짜기 잃은

   가족들에게 고인의 빈자리가 클듯. 

 

그렇지만 고인이 아내와 아들들에게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겼고,

직장다니며 본인이 좋아하고, 원했던

  음악(밴드) 생활을 즐겼고,

부부사이도 자식들과 또 누이들과 관계도 좋았기에 

가족들이 고인을 보내며 고인에 대한 마음이 다소나마 

   위안이 될것 같았다. 

 

   난 아버지가 69세에 

 말기암으로 고통받으시다 돌아가셨는데 

 한평생 고된 농사일로 고생만 하신 

아버지 삶이 애처롭고 불쌍해서 힘들었다. 

아버지도 가시면서 가족여행 한번 못간것을 

못내 아쉬워하셨고. 

 

준비한 음식도 많았는데, 타코 트럭까지 렌트를 해 음식이 넘쳤다. 

 고인이 생전에 사람이 모였을때 절대 음식 부족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 

타고 트럭 - 유가족들이 그날 렌트를 했다 

음료수 코너엔 다양한 술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미국은 장례식때 조의금 없이 대부분 조의카드만 주는데,

조의카드와 참석해줘 고맙다고 이렇게 땡큐카드까지 보낸다.

 

장례식에 조의금도 주지않고, 참석해서 카드한장 주었는데,

이런 감사카드를 받으니 처음엔 좀 민망하기까지 했다.

 

미국에선 예전엔 장례식이 많았는데, 

비싼 장례비 때문인지 화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장례식 대신 메모리얼 서비스나 고든같은 추모모임이 증가하고 있다.

장례식도 참석할 사람들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 

대부분 돌아가시고 일주일이상 지나서 하는 편이고,  

장례식땐 장례식 전날 오후나 저녁시간,

또는 장례식 당일날 오전에 조문시간이 몇시간 따로 있지만,

추모식 (메모리얼 서비스포함)엔 조문시간이 없다.   

 

배우자나 부모가 59세에

심장마비로 갑짜기 세상을 떠나면 

슬픔의 무게로 장례식 분위기가 더 무거울텐데 

이렇게 고인과의 즐거운 추억을 소환하고 회상하며 

고인의 일생을 기리는 시간이 좋았다.

 

그런데 저렇게 고인과의 즐거운 추억을

소환하며 웃슴이 있는 추모가 

상대적으로 고인을 더 그립게 만드는것 같았다.

 

한국에선 고인이 백수를 누리시다 돌아가셨더라도 

고든처럼 했다간 죽기를 기다렸다고 

뒷말이 나올수도.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사는 한인 교인들도 

한국의 관습대로 애도하는 분위기라 

웃슴이 없고, 무거운 편이다. 

 

고든이 생전에 가족들에게

본인이 만약에 사망하면 장례식하지 말고,

저렇게 추모해 달라고 말을 했다고. 

 

나도 남편에게 내가 죽거든 화장해서 내가 좋아하는 곳에 뿌리고, 

메모미얼 서비스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이 다음에 이 넓은 미국땅 어디에 살지 모르고,  

또 사람운명은 알수 없기에.

 

장례식때 화환이 몇개나 들어왔고,

(장례식장에 있는 수많은 화환들 정말 낭비인듯)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자식들이 얼마나 성공했느냐 보단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고인의 삶이 주는 감동이 큰것같다.

 

앞으로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될지 알수 없지만,

장례식이나 메모리얼 서비스를 다녀올때마다 

내 시간과 돈을 잘 사용해서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선물이 되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인의 네 아들들이

다들 집 가까이에 살아서 정말 다행이다.

고인의 네 아들들에게 인사하면서 

잘 자라 주어서 고맙고, 

혼자 남은 엄마 챙겨줄것을 부탁했다. 

 Natatie 가 갑짜기 싱글맘이 되었지만, 

아이들이 다 자랐고, 강한 사람이라 

잘 헤쳐 가리라 생각한다. 

다음에 아담 비번때 Natatie 와 식사초대를 해야겠다. 

 

 

2022.  9.  27. (화) 경란 

 

추신 :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부고나 장례, 추모식을  

개인들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고, 

 페이스북에 올리는것으로 대신한다.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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