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노부부 Bud & Bobby 와 자전거

앤드류 엄마 2010. 10. 11. 09:51

 

 

Bud & Bobby 부부는 매일같이 Trail 에서 자전거를 타기에 학교가는길에 또는 친구와 자전거를 탈때나

걸을때 수시로 만나는 분들이다.  만날때마다 그냥 인사만 했는데,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데다

한국사람들에게 이 노부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 어느날 학교가는길에 만났을때

내 블로그 이야기해주며 두분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하셨다. 

 

학교가다 만난 Bud & Bobby Briggs

.

 

자전거 길따라 흐르는 강건너 사슴이 물을 마시러 왔나보다

아침에 1분이 급한데 사슴이 길 중간에 서있는 사슴을 만나면 하나도 반갑지않다.  

 

 

 

모리스를 향해 가시는 두분

 

지난 화요일 그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그날 아침 9시, 아침기온이 제법 쌀쌀했지만, 파아란 하늘이 하도 청명해 아침공기가 수정처럼

맑은듯 가슴속으로 전해오는 찬기온이 내 속에 있는 오염과 이물질을 말끔히 씻어 내는듯 했다.

 

우선 연세가 궁금해 연세부터 여쭤보았더니 버디할아버지는 70세 셨고, 바비 할머니는 71세 시라고.

13년전 두분이 은퇴하시고 나서부터 특별한 일 없는한 매일같이 50마일씩 (80키로메타)를 타시고,

일년에 한번은 120마일 (172 키로메타) 를 타신단다. 

그래 1년에 많이 타실땐 7,000 마일 (11,200 키로) 을 타시고 적게 타실땐 4,000 마일 (6,400키로) 를

타신다니 그 거리가 내가 1년에 운전하는 거리보다 더 많으신것 같다.

그동안 자전거를 3번 교환했고, 올해들어 자전거 살도 3번이나 교환했다고.

항상 자전거에 새로운 튜브와 자전거 수리기구들을 가져 다니신단다.

그래 예전에 튜레일 신문에 두분기사가 실렸다며 자랑하시듯 말씀하셨다.

자전거길로 유명한 곳들을 찾아다니며 자전거를 타보았지만,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다며 예찬을 하셨다.

 

그동안 자전거를 타면서 몇번이나 사고를 당했지만, 작은 부상만 입었고 병원신세를 지지 않으셨단다.

사슴이 할머니를 공격하려고 해, 할아버지가 사슴을 쫒아내려다 발을 잘못디뎌 발목을 다쳤고,

젊은 자전거꾼이 경고없이 지나가다 부딪혔는데 잘 뒹굴어 큰 사고를 면하셨다고.

꾸준히 운동을 하셔서 운동신경이 좋아 그럴수 있었던것 같다. 

 

버드할아버지는 고등학교 중퇴하시고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를 보셨으며, 중장비건설장비를 만드는

카타펠라회사에 다니며 은퇴할때까지 그곳에서 공장관리를 하셨고, 할머니는 우체국에 근무하셨다고.

함께 근무하다 은퇴한 사람들중 다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두분은 57세에 일찍 은퇴하시고

일을 하지 않았다며 정말 운이 좋다고 하셨다. 

 

바비할머니가 18살에 버드할아버지와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촌의 소개로 만나 3년동안 사귀다

결혼해 지난 6월에 결혼 50년을 맞으셨단다. 

바비 할머니는 70 살 할머니가 되어서도  할아버지에게 변함없이 18세 순정을 간직한 부끄러움많은

아가씨 같았다. 그때 이후 두분은 베스트 프렌드 라신다.  

 

결혼기념일에 가족들과 파티를 하고, 크루즈 여행대신 플로리다 키웨스트로 여행을 다녀오시고,

새 차를 구입하셨다며 좋아하셨다.

크루즈여행을 결혼 25년주년과 40주년에 했는데 바비할머니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내가 태어난해에 이곳으로 이사와 직접 집을 지어 여기껏 사셨다니 우리시의 원주민이시다. 

그땐 우리시 인구가 동네 수준일때였기에. 

 

자전거를 탈수 없는 겨울엔 시의 피티니스센타에서 운동을 하시고, 가끔씩 2살된 증손녀를 돌봐

주시며 소일하시고, 긴 겨울이 끝나가면 자전거를 타기위해 미리 체력을 다지며 준비를 하신단다.

그래서 칠순의 연세였지만 두분다 외관상으로도 훨씬 젊어보였고, 체력도 40대 중반인 나보다 더

좋은것 같았다.

 

그날 그분들의 50마일 자전거길을 끝까지 동행하고 싶었지만 체력도 자신없었고, 시간도 없었기에

날씨가 자전거타기 안성맟춤이었지만, 1/3 만 동행하고 중간에서 돌아왔다.

학교마치면 언젠가 그분들의 120마일 대장정에 꼭 동행하고 싶다.

두분이 다음에 시간날때 아침식사 함께 하자고 하셨으니 그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수 있게 될것같다.

모쪼록 두분이 오랫동안 함께 자전거를 즐기며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드린다.

 

2010. 10. 10 (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