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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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남편생일에 남편에게 지키지 못한 약속

앤드류 엄마 2020. 10. 9. 08:05

지난 금요일 남편생일이었다.

그동안 매년 9월중순이나 말부터

남편이 직장일로 바빴는데다  

남편이 일반인들이 출입할수 없는  

원자력 발전소에 근무하고있어

사무실로 깜짝방문하거나

배달 서비스도 할수없고해 

남편이 좋아하는 저녁메뉴에

 선물과 케익으로 대신했는데,

 

  올핸 내가 쉬는 날 생일을 맞았고,

또 팬데믹으로 인해 남편도 아직 일이 바쁘지도 않고해

하루 휴가를 내었다.   

(난 토요일 오전근무하는 대신 금요일이 휴무다).

 

 올핸 둘다 쉬니까

매년 같은 선물이지만 생일선물 + 보너스로

남편이 좋아하는것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 남편에게 생일선물로

당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아침, 점심, 저녁을 만들어주고,

저녁에 함께 영화도 보고, 

당신이 원하는 것으로 다 해주겠다고 했다. 

 

전날 추석이었기에 아침일찍 일어나 한국에 전화도 해야 하는데,

(전날 저녁엔 한국이 추석오전이라 다들 바쁠것 같아서 전화를 못했다).

생일을 맞은 남편에게 기분좋은 아침과 하루를 맞게 해주려고

 늦도록 남편과 느긋하게 누워있다 같이 일어났다.

(남편이 내게 원하는것은 아침에 함께 게으럼을 피우는건데,

난 집안일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할일이 많아서 혼자 일찍일어난다).

아침을 먹고, 평소처럼 함께 자전거를 탔다. 

아침을 근사하게 해 주려고 했는데 

계란 후라이 2개를 원해 김이 좀 빠졌다. 

 

깜짝 생일선물^^

수요일날 장볼때 남편의 생일선물로 예년처럼

맥주 1박스와 육포, 페스타츄를 구입했었는데,

하필이면 남편이 내가 오는것을 보고는

장본것을 집으로 운반해줘 선물을 들켰고,

(매장에 있는 뚜겅없는 종이박스에 장본것을 담아오기에)

남편이 그날 바로 육포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셔 

 생일날 카드만 주기엔 뭣하기도 하고해,

장난삼아 남편이 좋아하는 군겆질을 

 깜짝 선물로 주었더니 좋아했다.

전날 월마트에 갔을때 사려고 했었는데 없었다고. ㅎㅎ

(당 성분이 높기에 남편에게 그런것을 좋아하냐며 면박을 주곤했다)

 셀카가 서툰데 팬데믹이라 다른사람들에게 부탁할수없으니 불편하네.

 

오래전부터 티나랑 날씨좋을때 만나자고 했었는데,

하필이면 그렉 생일날 시간있냐고 연락이 왔다.

남편이랑 하루종일 함께 해 주려고 했었는데,

3월 중순 팬데믹이후 처음이라 반가와서

남편에게 2시간만 친구와 산책하고 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자긴 상관없다고. 

 

급히 남편 점심만들어 주고

친구랑 오랫만에 근처 뒷동산을 돌며 밀린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 식사할때 와인도 마시고, 생일케익 촛불도 끄려했는데,

남편이 저녁은 본인이 알아서 먹겠다고. (다이어트 음식으로).

그리고 와인대신 맥주를 마셨고,

생일 케익은 다음날 남편친구가 방문할 계획이라 

다음날 디저트로 먹자고 했다. 

(팬데믹이라 촛불을 불면 안되기에). 

 

 다음날 35년전에 해군 잠수함에 함께 근무했던 

군대 친구가 버지니아에서 1시간거리에 오게되어 

식사초대를 했기에

저녁먹고, 한국에 전화하고, 불고기 썰어서 재우고 

(미국슈퍼엔 불고기용 고기를 팔지않아 덩어리고기 사서 

기름과 근육떼고, 얇게 저밀어서 직접 양념만들어 재우기에 일이많다)

   잡채 준비하다보니 밤 11시였다. 

(친구가 1시에 방문할 예정인데, 난 12시까지 근무라 전날 준비를 해야했다).

영화 함께봐주려고 (보려고가 아니라) 했는데...

그래도 본인 친구를 위해 내가 밤늦께까지 준비를 하고 있으니 

고마운지, 안마를 해주었다. 

 

계산상 영화볼 시간이 있을것 같았는데...

손이 느려 결국 그 쉬운 약속도 못지켰다.

시간이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2020.  10.  9. (금) 경란

  • Sabrina2020.10.09 22:09 신고
    그렉님 생신 축하드려요.
    사진보니 다이어트 성공 중이신가 봅니다.
    얼굴이 갸름해지셨어요.
    저거 아이스크림 위에 살짝 부드러운 빵이 있는 건가요?
    오래 전에 비슷한 거 먹었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루종일 바쁘셨군요. 오늘 못 하신 건 내일 하시면 될 것 같네요. 그렇게 귀한 친구 분이 오신다니 굉장히 기분 좋으실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2020.10.09 23:50 신고

    가을픙경이 멋지네요. 두분이 같이 시간 보내실 수 있는 것도 요즘같은때 복인 것 같아요. 워낙 공사다망하신 경란님이라 24 시간을 같이 보내시진 못했어도 두시간 빼고 22시간 같이 보내신 거네요 ㅎㅎ 저 간식은 트윙키랑 비슷한 건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초코파이에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시는지 모르겠네요. 생일날 축복처럼 좋은 날씨를 주셨네요~

    그레이스2020.10.10 02:59 신고
  • 남편 생일에
    경란씨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아니라
    같이 늦잠을 자는 것도
    맥주와 술안주 그리고 간식도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도 ... 다 지켰네요.
    영화를 함께 보는 건 다음날 친구 접대를 위한 음식준비 하느라 바빴으니
    오히려 남편이 더 고마워할 일이고요.
    남편분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여기는 며칠 연달아 청명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일본으로 간 태풍 영향으로 하루종일 흐린 날씨예요.
    10월 이후에는 태풍 방향이 대부분 일본쪽으로 가니까
    우리나라에 10월 태풍은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sugee2020.10.10 04:14 신고

    남편이 계란프라이만 주문하신건 아내를 배려해서
    그런 것 같네요.
    안마까지 해주시고 남편에게 다정다감한 면이
    있으시네요.
    경란님이 음식준비하시느라 힘드셨을거
    같긴하지만 두분이 다 행복하게 보내신 것 같은데요.

  • 향기로운여인2020.10.10 05:15 신고

    그렉 생일 추카드려요
    와 그래도 이것저것 마니 준비하셨네요
    선물이란건 받는사람이 조아하면 그게최고지요
    저는 미역국도 안끓여요 제가 안조아해서 ㅎ

    친구분과 오랜만에 수다떨면서 걷기하셨네요
    너무 당연했던것들이 소중해지는 요즘이에요

  • 은령2020.10.10 12:12 신고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기쁜 선물을 받고 활짝 웃으시는 모습인듯 해서
    덩달아 기쁘네요

    경란씨는 갈수록 젊어지시는 모습이고
    남편께서는 이제 더 자상해지시고
    포근해지시고 더 행복해 지시는 모습입니다

    두분이서 새로운 인생을 장을 여는 듯 해서
    아주 기쁩니다.
    그렇게 서로서로를 위하면
    세상에 어려움이 없겠지요
    보기가 좋아서
    저도 아주 기뻐요

    참 저도 저런 군겆질보면 좋아서
    군침이 흘러요~
    에고 부러워요
    저도 예전에는 한주에 한통씩
    투윈키 보통으로 먹었지요
    어쩔때는 하루에도 5개~
    그래도 그때는 말랐네요
    하하하
    이번 도너스 한박스 먹고 자중합니다 [비밀댓글]

  • 김시은2020.10.11 21:29 신고

    남편분 오랫만에 친구초대해서 좋아하셨겠네요
    본인 생일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도
    친구 초대엔 준비해주는 아내가 무척이나 고마웠을것 같아요^^
    우리 남편도 본인 생일에는 늘상 특별히 원하는게 없다고
    아무거나 다 좋아 라해도...친구초대나 시댁식구들 방문할때면
    신경많이 쓰거든요~ㅎㅎ
    깜짝 선물도 쉽지가 않죠?
    친구가 모처럼 연락해온날에 사정생겼다 말하기가
    좀 그래요 ...저도 왠만하면 약속에 맞추는 쪽이라서 이해가네요
    그럴때 자기 사정이야기 길게 늘어놓는 사람도 있는데...
    늦었지만 그렉님 생일 축하합니다^^

  • 쉰세대2020.10.12 00:48 신고
    그렉님 생일축하해요.,
    남편 생일을 재미있게 챙기네요..
    알콩달콩하게..
    근데 남자들은 생일에 별 감정이 없나봐요..

    나의 남편 생일이 담주 월요일인데
    며느리들이 아버님 필요한거 무어냐고 물어보니 필요한거 없다고 답하네요..
    나도 경란씨처럼 이벤트를 하고 싶은데 할게 아무것도 없네요.
    45년을 같이 있었고 딴방에서 자고 맥주나 와인도 못하고 자전거는 내가 못타고..
    생일날 미역국에 찰밥으로 축하해야겠습니다..
    재미없이 보낼것 같은 느낌이네요..,가을하늘2020.10.12 04:36 신고

    계획대로 다 못해줬네..
    그와중에 친구도만나고..
    참 소박하게 보냈네..
    늦었지만 탄생일 축하드리고..
    한국같아서면 미역국에 찰밥 한상
    받았을것인데...

    여름하늘2020.10.12 09:03 신고
  • 앤드류맘님 남편분에 대한 성의가 너무 이쁩니다
    남편 생일날 마음을 담아 하루라는 시간을 남편분에게 올인을 한다는 것
    그것보다 더 큰 선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앤드류 아빠께서 정말 결혼 잘하셨어요 진짜요 ㅎㅎ
    깜짝생일 선물도 너무 귀여워요
    그 선물 들고 웃는모습을 보여주시는 모습도 귀엽구요 ㅎㅎ
    여하튼 참 잘 하셨습니다 짝짝짝...
    나도 한수 배웠어요

    옛친구2020.10.12 19:27 신고
  • 생일 축하해요~
    경란씨 다운 생일 축하네요
    작은 상자속에 들어있는 달콤한 것을 먹을 생각에 함박웃음을 ㅎㅎ
    소박하지만 따뜻함이 물씬풍깁니다
    우린 평소에 못가는 내가 가고싶은 식당에 남편 생일 12월과 내생일 겸사겸사해서 그곳에 가서 둘이 축하하기로 했는데...?Sponch2020.10.13 06:47 신고알콩달콩 좋아 보이세요. 아마도 인정 안 하실 것 같지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