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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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시어머님과 함께 한 10일간의 기록과 교훈

앤드류 엄마 2021. 4. 23. 11:36

* 지난 크리스마스쯔음에 시어머님께서 우리집에 오셔서 10일간 계셨던 날을 추억하며 

 시어머니와 함께

만 93세이신 시어머님께서 이웃도 없는 미시건 시골 농장에서 혼자사시다

지난해 7월말에 집에서 넘어지셔서 팔이 골절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시고 28일간 재활센타를 거쳐

전업주부인 큰시누네에서 지내고 계셨는데,

12월 중순부터 1월중순까지 내가 재택근무를 하게되어

한달동안 우리집에서 지내시라고 했더니 

의사 예약이 되어 10일 지내시다 가셨다.

처음에 시어머니는 우리집으로 오시는것을 주저하셨는데,

그전에 큰시누가 우리부부에게

언제 엄마를 베이비 시트할건지 물어보기도 했기에

(고집세고 성격강한 두 모녀가

하루에 몇번씩 부딪혔을지는 안봐도 비디오다),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누나도 휴가가 필요다고 했더니 응하셔서

남편이 3시간 30분 떨어진 큰시누네 가서 모시고 와서 또 모셔다 드렸다.

시어머님이 집에 오셨을때 지난 여름에 비해 너무 왜소지셔서 깜짝 놀랬다.

쇠약해 보이는 시어머니를 보니 짠해서

우리집에 오셨으니 제가 살 좀 찌워드리겠다고 했더니

체중 늘이고 싶지 않으시다고.

그래 우리집에 계시면서 현재 체중을 유지하시려면

제가 음식을 맛없게 만들거나

어머님이 집안에서 더 많이 다니시는 방법밖엔 없으신데,

아마 더 많이 움직이셔야 할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웃어셨다.

 

 

첫날 아침 식사 오믈렛, 토스트, 사과, 커피

아침 메뉴 : 팬케익, 베이컨, 토스트, 계란, 소세지, 오믈렛등등

점심 메뉴 : 샌드위치, 불고기+밥, 야채, 비프 스테이크, 돼지고기 안심구이, 햄, 야채 등등

저녁 : 간식정도

 

목욕도 저 의자를 가져오셔서 직접 하셨다.

시어머님을 위해서 샤위기를 교체했다.

도착한 첫날부터 체중계로 몸무게부터 확인하셨는데,

시어머님의 체중을 확인하고 깜짝 놀랬다.

많이 왜소해 지셨고, 또 키도 엄청 줄어셔서 160센치도 안되실것 같은데,

체중은 여전히 61키로나 되셨다.

194센치나 되는 우리 빼빼쟁이 데이빗보다 체중이 더 나가시니

여전히 뼈가 엄청 튼튼하신듯.

첫날 아침에 입맛이 없었어 조금만 드시겠다고 하시더니

점점 드시는 양이 늘어났고,

집안을 지팡이를 집고 수시로 다녀셨지만,

매일같이 체중계로 체중을 확인했는데 그때마다 증가했는지

쉿, 하며 반가와 하지 않으셨는데,

얼마나 증가했는지 물어면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작은시누의 말에 의하면 시어머님께서 입맛이 없다고 통 드시지 않았다는데,

당신 혼자사실때 귀찮아서 차려 드시지 않으신것 같고,

큰시누도 음식하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정도 없고, 사람을 챙겨주는 편이 아니라

식사를 잘 하시지 않으셨는듯.

큰시누네로 가실땐 제법 좋아지셔서 가셨다.

한국처럼 밥하고, 반찬하고, 국끓여야 하는것이 아니고

메뉴가 간단한데다

아침도 약드시고 45분뒤에 식사를 하시니

일찍 일어나 아침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저녁은 식사대신 간식정도로 드시니

시어머니로 인해 식사 준비를 특별히 하는것도 아니고,

또 혼자서 퍼즐푸시고, 티브 보시고, 잘 지내시니

동무해주어하는것도 아니고,

남편도, 아들도 함께 집에 있었기도 하지만,

시어머니로 인해 내가 자유롭지 못하거나 하는것도 아니라 그런지

(코로나가 아니어도 늘 집에서 지내는 편이다)

시어머니와 10일간 함께 지냈지만,

크게 불편하거나 하진 않았다.

한국 시어머님들도 우리 시어머님처럼

아들집에 방문하실때 며느리들을 좀 편하게 해 주시면 좋으실텐데...

그런데 잠깐 예전에 당신이 젊었셨을적에 

(그래도 칠,팔순 할머니셨지만^^)

늘 작은시누와 작은시누네 아이들만 좋아하셨는데,

미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내가 상대방에게 못해준것만 기억이 나는데,

울 시어머니는 그렇지 않으신듯.

시어머님을 보면서

젊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늙게되고,

그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때도 있을테니

살면서 누구나에게 친철하게 대하고,

시간이든, 돈이든, 마음이든

베풀며 살아겠다는 생각이 또다시 들었다. 

보내드리면서 언제든지 오시라고 말씀드리니

다시 운전하게되면 당신 집으로 갈테니

본인 집으로 자주 오라고 하셔서

그럴 시간이 있었어면 좋겠다며

울 엄만 저를 6년동안 못봤다고 했더니 잠시 안타까와하시더니

고마왔다, 사랑한다는 인사를 하시고

아들과 함께 딸집으로 가셨다.

가시는 어머님을 뵈니 마음이 짠해져

또 뵐수 있을거라며 위안을 했다.

지난 2021.  1. 15. (금) 에 쓴 글입니다. 

 

추신 :  직장일하고, 꽃밭이고 잔듸밭이고 풀이 엉망이라

어두울때까지 일하고 나니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이 없었어 

예전에 적어둔 글을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