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남편의 인질이 되어준 나의 슬기로운 인질생활

앤드류 엄마 2020. 6. 21. 07:23

거의 매일 아침마다 남편과 아들과 함께

약 2시간동안 20마일씩 (32 km) 자전거를 탄다.

 

그런데 셋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룰루랄라 자전거를 타는게 아니라

남편이 그렇게 자전거타면

속도가 느려져 운동이 되지 않는다며

속도 순서대로 나먼저 출발하고,

3분뒤에 데이빗, 5분뒤 남편 순으로 따로 출발해서는

갈때, 올때 나를 추월할때 잠깐,

그리고 중간에 3-5분 휴식할때 잠깐 만나고,

혼자서 다리 근육이 팽팽하도록 자전거를 탄다.

 

그리고 휴식후 또 출발할때 순서로 출발을 해

 내가 집에 꼴찌로 도착한다.

 

난 사실 햇볕과 더위를 싫어하고,

또 새벽같이 일어나니

아침 일찍 운동하는것을 좋아하는데,

남편과 아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

8시가 넘어서야 출발해 돌아올때 많이 덥기도하고,

또 혼자서 자전거 빡세게 타야하니 재미도 없고해

나혼자 아침 일찍 운동가거나

아님 친구와 함께 가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남편과 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것은

데이빗은 체력이 약해서 운동을 해야하는데,  

내가 동참하지 않으면 부자 둘이선 자전거를 타러가지 않고,

남편은 다른 운동으로 대신하지만,

운동 좋아하지 않는 데이빗은

 자전거타기의 운동량 10% 도하지 않기때문이다.

예전에 남편이 조깅을 할땐 데이빗과 함께 달리곤 했는데,

발바닥인지? 무릎인지? 통풍인지? 문제가 생긴후엔

아들과 함께 하는 운동이 없네.

그래 내가 자전거타기 인질이 되어주고있고,

재미없는 남편 대신 오디오 북을 들어며 가니

2시간도 금방이다.

요즘은 미셜 오바마 (Becoming) 내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있다. 

 

매주 월-목은 낮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근무이지만,

토요일은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근무라

오늘 새벽에 일어나 혼자 1시간 걷고왔더니

역시나 남편은 아들과 함께 자전거 타러 가지 않았다.

 

쉼터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두 남자

난 출발을 먼저해야하니 늘 내 휴식시간이 제일 짧기도.

남편의 낚시에 인질이 된 나

 

1인당 작은 물고기 15 마리씩만 잡을수 있다며

(Fish 크기에 따라 제한이 다르다)

나도 낚시에 함께 갔어면 했다.

 

낚시를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낚시로 45마리씩이나 잡을수 있을것 같지 않았지만,

말없는 재미없는 두 부자를 위해서

분위기 메이커겸 도우미로

소풍가듯 점심으로 샌드위치도 만들고,

간식들을 준비해서 동행했다.

 

 아침일찍 출발하면 덥지도 않고 좋을텐데,

그시각엔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선착장에서 오래 대기해야 한다며

느저막하게 출발해서는 햇볕이 따가와서

분위기 메이커는 커녕

초반엔 약간 투덜거리긴 했지만,

 그늘막을 설치해 주어 햇볕을 피할수 있었다.

 그래 우리집 두남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고,

고물보트지만 호수위를 달리며 답답한 가슴도 잠시 풀었다.

 

제한량까지 다 잡을 생각에 12마리씩 파는 미끼를

4세트 20달러치나 사서는 호기있게 갔는데,

4시간동안 한마리도 못잡았다.

일리노이주 낚시 허가증 1인당 $15 (1년간 유효)

몇번이나 사용할런지?

 

 

 

 

 

2020.  6.  20. (토)

 

추신 :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등이 유행이라

남편의 인질을 자청하진 않았지만 슬기로운 인질생활을 붙여 보았다.

  • 가을하늘2020.06.21 01:03 신고

    같이 자전거타기엔 나도 재미없어...
    혼자 타는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데이빗이 아빠랑 같이 자전거랑 낚시도 즐기나보네..
    보트타고 낚시가면 좋겠다. 언니도 같이 낚시배워서 즐기기를...

    그레이스2020.06.21 09:47 신고
  • 쿼런틴 중에도 세식구 참 재미나게 사시네요. 저는 제 성향이 워낙 혼자 있는걸 좋아하는터라 식구들 다같이 건강하게 함께 하는게 감사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도 많아요. 저는 오디오북 들으면서 혼자 걷고 운동하고 그런거 좋아하는데 식구들한테 인질 잡혀서 하루종일 밥먹고 치우고 감독하고 같이 시간 보낸다고 뭐든 같이 하는게 쉽지가 않아요. 오늘은 파더스데이네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 여름하늘2020.06.21 18:50 신고

    슬기로운 인질생활
    제목이 참 재미있습니다
    데이빗을 운동 시키기 위해 남편을 참가 시키고
    두사람을 위해 또 엄마가 함께 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세가족 모두 함께 하는 시간이 되고
    엄마가 하자는데로 묵묵히 따라 주는 식구들이 있어
    무엇보다 즐겁고 화목한 가족입니다.
    나도 가끔 남편과 자전거를 타는데
    자전거 탈때는 이야기 할수 없잖아요
    남편은 저 멀리 달리고 나는 머리속에 딴 생각하며 뒤따라가고...
    그래도 함께 한다는것은 즐거움입니다 ㅎㅎ

    은령2020.06.21 22:15 신고

    아 방금 읽고 다시 왔습니다.
    지워져도 괜찮습니다.
    무슨 말을 했던지 기억도 잘 안나네요
    제 블로그에는 방명록이 제가 그 제목을 "쪽지"라 바꿨습니다.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두분 데이빗과 미리 아버지날 잘 보내셨으니
    참 좋습니다
    잘 주무시고 내일도 힘찬 하루 되시길~
    감사합니다 [비밀댓글]

    김시은2020.06.22 02:01 신고

    ㅎㅎ 슬기로운 인질생활이라..
    엄마란 그런것 같네요 싫더라도 자식을 위한 일이면
    마다하지 않게 되는...
    운동 싫하는 데이빗이 그래도 엄마가 나서면 따라하니
    그것만이라도 고맙네요
    그런데 낚시가셔서 고기가 안 잡혀서 아쉽긴해도
    소풍가듯이 챙겨가신 도시락먹고 보트타면서
    강바람 쐰거는 지분 전환 되었겠어요
    저도 미셜오바마의 <비커밍>을 참 감명깊게 읽었어요
    학생때부터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해온 힐러리와 달리
    평범한 현모양처를 꿈꿨던 밝고 지혜로운 여성인 미셜이
    오바마와 함께 차츰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활동을 착실히
    해온 과정들이 보통사람의 입장을 가장 잘아는 사람인것 같더군요
    더 나은 미국을 위해서 힐러리도 미셀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네요

    kang2020.06.22 03:30 신고

    즐겁고 행복한 인질생활같아요. ㅎ ㅎ
    더워지는 이 여름, 가족분들 모두
    간강하게 지나시길 바랍니다.

    Sponch2020.06.23 05:26 신고
  • 한명 씩 순서대로 출발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웃음이 납니다. 조용하지만 화목한 가정이예요.

    옛친구2020.06.23 17:47 신고
  •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래도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될듯합니다.
    중간에 뒤 돌아와서 같은시각에 도착하시면....
    내가 생각해도 낚시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으로 기꺼이 인질이 되어주는 경란씨가 지혜로운 여성입니다 그려~~

  • 알로하2020.06.29 10:09 신고

    운동이 좀 덜되어도 나란히 앞뒤로 타고가면 좋을텐데
    아드님 운동 시키는것이 목적이라 시간차를 두고
    타시는군요

    미국에서도 낚시할때 허탕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나보네요
    워낙 자연 환경이 좋아서 그런지 미끼를 넣으면 무조건 낚을꺼란 생각이 드는데...
    그것도 큰 걸로 말이예요
    아니었네요 ~~ㅎㅎ


    낚시할때 낚시할 대상에 맞춰 낚시 미끼를 사용하는데다, 미국도 낚시꾼들이 많아 다 잡아간건지, 물고기들이 똑똑해져 피한건지... 두번씩이나 허탕을 치고 나니 낚시할 마음이 없어진것 같으네요.
    awl2020.07.02 15:14 신고
    어떻거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데 좋아요. 슬기로운 인질 인정 쾅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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