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블로그 덕분에 뉴욕여행에서 귀한분을 만나다

앤드류 엄마 2017. 8. 11. 11:25


지난달 뉴욕에 갔을때 귀한분을 만났다.


 10년전쯤 블로그 서비스가 아직 시작되기전 

한겨레 신문의 코리안 네크워크 칼럼에서 만난분으로

처음 그분의 글을 읽고는 난 바로 팬이되었다.


그러다 블로그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그분은 블로그로 둥지를 옮겼고,

 난 아이들 뒷바라지 하며, 뒤늦게 학교다니면서   

내발등에 떨어진 불끄기 급급하다보니 그분을 잃어버렸다.


뒤늦게 나도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어느날 내 어떤글이 베스트 글이 되었는지 

  갑짜기 방문객이 많아 졌는데,    

그때 그분이 내 블로그를 방문하시고,

 댓글을 올려주셔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지 않아

 어떻게 생긴 분인지는 모르지만


그분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자연과 환경과 사회에 대한 사랑도 크고,  

통찰력도 있고,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 대한 배려와 연민도 많고,

많이 배운 분이신데 겸손하시고, 

사회의식도 있어셔서 직접 참여하여 작은 힘을 보태시기도 하는

참으로 멋진 분으로

다음블로그에서 교포아줌마(이하 교아님)으로 활동하셨는데,

안타깝게도 건강상 사정으로 최근에 블로그를 중단하셨다.

(다음에 건강 좋아지시면 다시 오픈하시게 되셨슴). 

  

교아님은 남편과 함께 시애틀 부근의 어느 섬에서

라벤다밭을 가꾸시며 자연과 이웃들과 더불어 사셨는데,

지난 2월초에 손녀가 태어나,

아들부부의 부탁으로 한시적으로

사랑하는 손녀를 돌봐주시기 뉴욕의 브루클린에 오셨고,

지난 봄부터 집근처 브루클린 보타닉가든과 공원에서

손녀를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하시곤 하셨기에 

교아님의 시간 방해 하지 않고,

보타닉가든에서 손녀와 산책하실때 그곳에서 잠깐 뵙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뉴욕에 갈때 쯔음 날씨가 무더워져

산책을 나오시지 않으실것 같아 말씀을 드리지 못했는데,

버스 안에서 교아님 블로그에 방문했더니

 보타닉 가든에 몇일전에 다녀오신 글이 올라와


혹시라도 금요일날 오전에 보타닉가든에 가시면

 뵙고 싶다고 방명록에 올렸더니, 마침 읽으시고,

더워서 그곳에 가지 않지만

브루클린 박물관이 11시에 오픈하니 

그곳에 있는 "Norm" 에서 만나자며 연락처를 남겨주셨다.

"만났을때 사진은 찍지 않는 조건으로"^^ 


나도 블로그를 하는사람으로서

내 글을 좋아해주는것은 감사하지만

 만나자고 하면 좀 부담스럽다. 

정말 뵙고 싶었던 분이었기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교아님을 만났을때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가끔식 들어오는데,   

  양해를 구하고, 만나지 않으신다고.  

 

학생들에게서 유명인들 만나봤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난 유명인들보단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때

더 설레고 기분좋다고 말해주곤한다.


1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버스가 7시 40분에 도착예정이었기에

가방 3개나 메고 그동안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를 했는데,

버스기사가 복잡한 뉴욕에서 러시아워를 만났는데다

한코스 놓처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고,

또 촌 아짐매 아는길도 물어서 가려고

  지하철에서 확인사살차 물었는데,

이곳이 아니라 건너편이라고 하더니 

건너편에선 또 건너편이라하고,

이러기를 4번 반복하다

약속시간보다 늦게 헐레벌떡 도착했다.

* 시간을 보니 늦을것 같아서 연락드렸더니

벌써 기다리고 계셨다. 

(지하철 지도 구하려고, 일부러 안내원 있는 곳까지 가서 

서비스로 $1 더주고 표를 샀는데, 지도가 다 나가고 없었다,

차라리 일단 지하철을 타고 다음 정류장 가서

아니면 되돌아 왔슴 되었는데...

뉴욕 지하철도 서울처럼 다음 정거장 표시가 되어 있슴 좋을텐데,

 제안해야겠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지 않으셔서 어떤 분일까 궁금했는데,

저멀리서 하얀옷을 입은 자그마한 분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교아님과의 만남이 무지 설레였지만, 

또 한편으론

또 내 투박한 모습과 말투와 행동을 보시면

실망하시진 않으실까 걱정이 되었는데,

내가 주변을 밝게 해준다며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교아님은  나보다 10년은 선배신데,

 첫느낌이 참 고우시고, 선해보였는데,    

조용조용한 말씨로 말씀도 잘하시고, 웃으실때도 그렇고,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녀 같으셨다.

.

이렇게 고우신분이 어떻게 그 넓은 라벤다밭을 가꾸며, 흙일을 하시는지...

 

교아님과 함께한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짧게 느껴졌지만,많이 행복했고,

내 영혼도 교아님처럼 맑고 순수해진것 같았다.


 교아님께서 시애틀의 농장으로

  초대해 주셔서 정말 많이 기쁘고, 감사했다.  


어린시절부터 너무 일찍 철이 들어

동심도 없고, 사춘기도 없이 자라

어른이 되어서야 동심을 갖기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아이같이 맑은 영혼을 가진 순수한 사람들을 보면 참 좋다.


눈썰미도 없고, 기억력도 좋지 않아

교아님의 얼굴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함께 한 시간동안 교아님에게 전해 받은 

교아님의 해맑고 따스한 느낌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간직되리라.

 

교아님께서 Georgia O'Keeffe 특별전시회 입장권을 주셨어

덕분에 전시회도 둘러 보았다.  

교아님을 만날줄 알았으면 손녀 선물이라도 준비했었어야 했는데...



 데이트 장소였던 브루클린 박물관앞에서

교아님 만나기 전까진 몰골이 말이 아니었는데,

뵙고 나서 기분이 좋아 얼굴이 환해진듯.  


촌 아지매가 버스에서 밤을 보내,

버스 정류장에서 고양이 세수만 한체

핸드백에다, 내 옷가지든 Backpack 에다,

앤드류에게 줄 음식이든 Cooler 까지 주렁주렁 어깨에 메고, 

바지는 또 이곳저곳 얼룩이 져 있고...  

 

클리브랜드에서 버스를 갈아탔는데,

버스 통로 건너 옆자리에 앉은 아프리칸 어메리칸 젊은 엄마가

3,4세쯤 되어 보이는 작은아인 안고,  

6,7세쯤 되어보이는 큰아이는 무릎베개를 해서 재우고 있길래

내옆 빈자리를 큰아이에게 앉히고, 내 왼쪽 어깨만 빌려 주려고 했는데,

그 아이의 머리가 어깨에서 내 무릎으로 내려와 자기 엄마처럼

5시간을 내 무릎을 베고 자, 무릎을 움직이지 못해 힘들었지만,

내 바지에 이곳저곳에 얼룩을 남겼다.

그래도 그 엄마가 많이 고마와했고, 힘든 엄마를 도와줄수 있었어 좋았다.


버스기사가 러시아워에 우회전 할 길을 놓쳐 도착예정시간보다

두시간이나 늦었는데다, 버스 주차장 화장실에 대기줄이 길어

 바지를 갈아 입지않았는데

약속장소로 가는 지하철에서 바지를 갈아 입지 않은것이 후회되었다. 

초면인데...


 "Georgia O'Keefee 특별전시회였는데,

난 Hilda Belcher 이 그린 이 작품이 좋았다.



 Georgia O'Keefee 작품중

이 작품(Brooklyn Bridge)이 내 시선을 잡았다.


 이 지면을 빌어 귀한 시간 내어 주신 교아님께 감사드립니다.



2017.  8.  10. (목)  경란


추신 :  내가 블로그 하지 않았슴 교아님을 뵙지 못했을텐데

블로그 한 덕분에 교아님을 뵐수 있었기에 블로그 하길 참 잘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