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불운이 준 시련에도 유머와 웃음잃지 않았던 지인부부에게 이어진 축복

앤드류 엄마 2017. 10. 18. 00:00


서로의 베스트 프랜드이기도 한 테리와 로리 부부


19살에 둘다 첫사랑에 실연하고, 이성을 싫어했을때

테리가 아르바이트하던 곳에 (테리 아버지의 인쇄소)  

로리가 새 알바생으로 들어와   

둘은 베스트 프랜드가 되었고, 또 부부가 되었다.

 결혼한지 근 40년이 다 되어 가지만

결혼전처럼 늘 서로의 베스트 프랜드인 두사람.


유머와 웃음, 그리고 낙천적인 성격까지 닮은 이 부부를

만나면 늘 유쾌한데,

로리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앞으로 넘어진것이

반신불수로 이어졌고,

절망절인 몇달동안 로리의 손발이 되어주었을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도 유머로 로리를 웃게 만든

테리의 순애보에 고개가 숙여졌다.  


미시건 북쪽으로 이사가는 로리와 테리의 송별회에서

 

갑짜기 이사를 가게되어, 

로리 친구들이 송별회 준비를 못해서 

사람 좋아하는 로리가

 인사를 못하고 그냥 가기 아쉽다면서

간단히 아이스크림파티로 자신의 송별회를 준비하겠다고해

할일이 많아, 내 코가 석자였지만


지난날 로리 덕분에 마이너 리그지만 Skybox 도 경험해보았고,

(Skybox 가 싸게 나왔다며 구입해서

교회 친구들 가족들을 초대했는데, 고맙게도 우리가족도 초대받았다)

테리와 로리 부부가 발렌타인 데이때

교회에서 커플들 발렌타인 런치 행사를 주최하고

 또 진행을 재미있게 잘해줘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로리가 리더를 했던 교회 쇼설팀이 준비한

여신도들 Retreat 때도 로리 덕분에

1박 2일동안 정말 많이 웃었고, 

모녀, 자매들간의 티파티에도 로리 파트너로 초대받아

예전에 로리가 교회 일을 많이 했을때

 로리 덕분에 얻은 좋은 추억들이 많기에   

 내가 총대를 메었다.


 로리는 미세스 산타클로스 답게, 

해마다 크리스마스때 갈곳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공개 초대를 하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주전에 급하게 송별회 날짜를 잡고, 공고를 해


목사님들도 사전에 약속된 행사들이 있었고,

 교인들도 사전에 약속들이 있는지,

늦게 참석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참석자가 많지 않아 약간 아쉬웠는데,

로리와 테리는 많이 고마와했다.  


참석자들에게 음식을 한가지씩 가져 오게했다.

난 메운맛 좋아하는 테리를 위해 닭강정을 했고(빅힛트),

로리가 좋아하는 닭가슴살 튀김.


참석자들에게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사고와

그날이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로리


로리 친구들이 교인들에게 로리의 사고 소식을 전하지 않아

다들 까맣게 모르고 있었기에 충격이었다.


교회 예배를 토요일, 일요일 1,2,3부로 하기에

각기 다른 예배에 참석하면 

봉사활동이나 소그룹 활동을 함께 하지 않는한

같은 교회에 다녀도 서로 잘 모른다.

로리와 테리도

그동안 토요일 예배에 참석해서 만나지 못해 

잘 지내는줄 알았는데,

2주전에 오늘이 교회 마지막이라며 인사를 해 

그때서야 사고 소식을 들었다. 

 

10월 14일에 로리가 담당 의사와 예약이 되어 있었고,

이사를 마무리 하는 날이라 금요일 저녁에 시간을 내었다.  


이야기꾼이자 개그우먼을 해도 성공할 로리가

몇달동안 말도 제대로 못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결혼한 아들, 딸 가족들이 집으로 와 

다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몸 깊숙한곳에서 기침이 나오려고 해

 일어나서 기침하려다가 앞으로 넘어졌는데,

그 사고로 코뼈와 치아 3개가 손상되었을뿐만 아니라 

양팔과 안면을 비롯 신체가 마비되어

몇일지나서야 부축을 받아 겨우 걸을수 있었지만,

양팔도 못쓰고,  

중증치매환자처럼 배뇨 느낌도 없었다고.


넘어지면서 꿈속인지 현실이지,

작별하려는데 누군가 울면서 가지말라고 붙잡았다는데,

덕분에 자기가 천국으로 가려다 멈춘것 같단다.


응급실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뇌졸중도 아니고, 심장발작도 아니고 다 정상이었다고.

그렇지만 이 의사도, 저 의사도 

원인도 치료방법도 모르더라고.


 사고나고 몇달동안 화장실 볼일은 물론이요,

하나부터 열까지

 테리가 로리의 손발이 되어 수발을 해주었는데,

조금이라도 나아지지가 않았기에 

테리에게 남은 평생을

당신이 나 수발하며 이렇게 살순 없다며

자기와 이혼하고,

자긴 시설에 맡기고

당신 삶을 살라고 했지만 

테리가 자기 말을 듣지 않았단다.

(몇개월 지나서 알고 보니 의사를 잘못만났다고).

 

그러다 좋은 의사를 만났고,

그 의사가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라고 했는데,  

  6개월지나 오른팔을 쓸수있게 되었고,

예전처럼 말도 할수 있었다고. 

그러나 왼팔은 아직도 마비상태인데,

손가락 끝이 바늘로 찌르는것처럼 아프다고. 


한손으로 옷은 입지만,

브레지어는 한손으로 할수없었어

테리에게 부탁하면

테리가 이것 푸는것이 내 일이지

잠그는것은 내일이 아니라며 농담을 한단다.


로리는 치료받을때 말도 어눌하게 겨우 했는데,

병원에서 사람들이 오늘 기분 어떠냐고 물어면

늘상 웃으면서 저번보다 좋다고 했단다. 

안면 근육이 마비되어 인상을 찌그리며

겨우 말하는 흉내까지 내며 그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로리가 아끼는 예쁜 찻잔들



로리는 Bed & Breakfast (B & B) 하는것이 꿈이었고,

예쁜 잔에 차를 마시고, 친구들 불러 Tea party를 즐겼기에

예전에 교회에서도 일년에 한번씩 자기집 예쁜 잔들을 총출동시켜

Mother and daughter, sister tea party 를 하곤했다.

난 딸도, 언니도 여동생도 없는데,

로리가 자기 파트너로 초대해줘 참석하곤했다.


그런데 사고로 몸을 못쓰게 되었으니

꿈을 포기하고, 예쁜 찻잔들을 다 기증하려고 했다고.  


로리가 아플때 테리가 직장에서 휴직을 했지만,

장기간 휴직을 할수도 없고,

또 출장이 잦은 업무라 테리가 은퇴를 앞당기기로 하고,

시간날때마다 은퇴후 살 집들을 Zillow.com 에서 검색하던중

미시건 Cheboygan 에서 1892년도에 지은

3,862sq 에 방6개, 화장실 6개가 있는데

싸게나온집 ($92,174) 을 발견해

퇴근한 테리에게 보여줬더니

그날 저녁 바로 7시간 떨어진 그곳으로 찾아갔다고.

갔더니1년이상 방치되어 있었지만, 집 구조도 재질도 좋아 

운명에 맡기고, $80,000 를 제의하곤 기대하지 안았는데,

다음날 주인이 그 가격을 받아들였다고

(알고보니 주인이 마약류에 중독되어 돈이 급히 필요했단다).


그집을 사고 나니 다시  B & B 에 대한 꿈이 되살아났고,

자기가 잘 할수있을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기더라고.

(일은 사람을 고용해서 하고, 로리는 호스트역할).


로리는 사고전까지 인근 시의 시장비서로 일을 했는데.

로리가 예쁜 찻잔을 좋아하고,

B & B가 꿈인 것을 아는 시장 사모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찻잔세트를 로리에게 주겠다고했는데,

로리가 사고로 꿈을 포기했기에 거절했다고.


그런데 그집을 보고 와서 사모에게 집을 산 이야기하고,

자기가 그 찻잔 세트를 사겠다고 했더니 몇셋트나 되는것을 그냥 주었다고.

(시장 사모는 엄마한테 받은것도 있고, 본인이 구입한것도 있었어 넘친다고).

그런데 시장 사모가 준 그녀 할머니의 찻잔은

가장자리가 24K로 도금처리 된 고급찻잔인데다,

그 할머니가 젊었을때, 할리우드에서 드레스 가게를 운영해

유명 배우들과 낸시 레이건이 단골고객이었고,

그 단골들을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했다고.

그러니 그 예쁜 찻잔중엔 레이건 대통령과 낸시가 사용한 잔도 있다고.

 

 아무튼 집을 계약할때 가구를 비롯한 집안에 있는 모든것들을  

인수받는조건을 붙였는데 (사진도 찍어 놓았다고),

주인이 계약하고 그라지 세일로

샹드리에와 테이블등등을 팔아

 부동산 중계인의 도움으로 3,500 달러를 받았다고.


그리고 집을 치우고 정리하면서

그 집에서 현재 생산이 중단된 오래된 

귀한 벽돌(한개 20달러) 몇백개를 발견했고,

(로리와 테리는 그것이 귀한벽돌인줄도 모르고

쓰레기 처리하려고 했는데, 인부들이 가르쳐 주었다고) 

또 지하실 서랍장에서 귀한 찻잔 몇세트를 발견했는데,

로리가 시장 사모에게 받은 가장자리가 24K 로 장식된 

고급 찻잔과 같은 종류의 세트였다고.


또한 로리와 테리가 살던 집도 9일만에 팔렸는데,

본인들이 원했던 가격보다 $1,000 를 더 받았다.


새로 이사가는곳은 인구 5,000 도 안되는 작은 시골타운인데,

미시건 북쪽에서 유명한 Mackinac Island 에서 20분 떨어진곳이라

(우리 시댁에서 약 1시간 20분 거리)

B & B 시장성도 좋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테리와 로리가 그 섬으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주변이 너무 아름다와서

그때 이런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단다. ㅎㅎ


  미국은 배관공 시급이 200달러 이상으로 비싼데,

이사갈 집 전기공사하던 사람이 부업으로 배관 일을 한다며

시급 20 달러에 보수공사를 다 해주었고,

집 청소와 이사땐 부동산소개인이 고등학교 풋볼코치를 겸해

고등학교 풋볼 선수들이 무거운것들을 다 처리해준것을 비롯해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그곳 사람들이 도와주었다.

그런데다 알고보니 그 집이 예전에 B & B 를 했었다고.


주인이 마약에 빠져 집을 방치해

그곳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 이집으로 이사와

그집이 제모습을 찾을수 있도록 기도를 하고있었다며

테리와 로리를 많이 반겨주었다고.

아직 이사도 다 하지 않았는데,

벌써 대부분의 주민들이 로리와 테리를 알고있는듯.

아직 두사람이 얼마나 재미있고, 신앙심이 좋은지는 모르고 있겠지만.

몇달내로 로리와 테리는 그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부부가 되리라.


테리는 사진에 그라피를 입혀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이기도 하기에

 한곳은 테리의 작품실로 사용하고, 작품이 완료되면

집에 전시해, 원하는 고객들에게 판매될것이고,


그리고 한 곳은 로리의 Tea Room 으로

찻집으로 운영할 계획이고,

내년 5월엔 B & B가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은퇴후 따뜻한 지방으로 이사가거나

물가싼곳으로 이사간 사람들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지 못해 외롭게 사는것과 대조적으로

로리와 테리는 은퇴후 평생의 꿈꾸던 일을 하면서

 그곳 주민들과 손님들과 함께 유머와 웃음과 인생을 나누면서

인생 후반부를 즐기게 될것이고,

이들 부부가 만든 B & B Secrets on Main 은 U.P 의 명물이 될테니

불운을 주었던 로리의 사고가

인생을 반전시킨 계기가 된 격이다.



 평소에 사랑을 실천하고,

그 암울한 상황에서도 성경말씀을 의지하며,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았던 테리와 로리에게 축복이 이어져 참으로 감사하다.

앞으로도 계속 축복이 이어지고,

하루빨리 로리의 왼팔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2017.  10.  17. (화) 경란


추신 :  로리의 왼팔이 빨리 낫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