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우리집 첫손님 - 엄친아 친구딸의 방문

앤드류 엄마 2015. 3. 26. 03:20

 

내 블로그 애독자이자 학교와 직장후배로 친하게 지내는

 가을하늘의 딸 홍명이가 미국여행 첫 일정으로

시카고 구경을 마치고, 지난 토요일 우리집을 방문했다.  

* 성수기가 아니라 시카고시내 호스텔에 빈방이 있었어 그곳에서 지냈다.

그런데 그때 봉방학인 대학들이 많아서인지 10인실이 다찼더라고.

우리집은 시카고에서 좀 떨어져 있어 기차로 가야하는데

이동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시카고를 구경하려면

호스텔에서 묶는것이 편리한데, 여름엔 몇달전에 예약해도 침대가없다.  

시카고 시내 호텔은 비싸서 여유없는 여행자에겐 그림의 떡이고.

 

미국 중서부와 동부는 4월 말쯤 되어야 초록 숲들도 있고

날씨도 좋으니 그이후로 와야 하는데,  

 

홍명이는 지난 2월에 교대를 졸업하고,

그 어려운 서울지역 초등임용에 합격해 발령나기전에

미국여행을 갔다와서 아르바이트할 계획이라며 3월중순에 왔다.

   

원래 미국날씨가 변덕이 심하긴 하지만, 올핸 유난히 그 정도가 심한것 같다.

3월 첫째주까지 겨울이었는데 둘째주엔 갑짜기 봄날처럼 좋았다

세째주에는 또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래 홍명이가 바람의 도시 시카고에서 많이 떨었다고.   

자기 엄마한테 미국 추위가 장난이 아니라고 했단다.

 

 

한번도 교회에 가본적이 없었던 홍명이가 처음으로 우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영어 듣기는 잘하지만 (어학 연수가 하지 않았는데 말도 곧잘했다),

목사님 설교시 40분이 지겨울수도 있는데 

 그날 마침 목사님 설교 말씀이 

크리스찬들이 나쁜 상사를 만났을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크리스찬으로서의 직업의식에 관한 내용들로 말씀이 비교적 알아듣기 쉬웠고,

 곧 선생님으로서 사회 첫 발을 내딛는 홍명이에게 딱 맞는 주제였기에 반가왔다. 

홍명이도 말씀내내 열심히 잘 들었다.

 

우리교회는 성가대는 없고, 밴드와 함께 프로급인 찬송담당 목사님이

몇명과 중창으로 복음성가를 부르는데 

교회 처음인 홍명이가 저노래가 찬송가 맞냐며 참 좋단다. 

 

목사님 말씀도 좋았다면서  

특히 크리스찬들은 햄버그점에서 햄버그를 만들더라도 

피클등을 바르게 놓아서 고객을 기분좋게 해주어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난 영적지도자는 목사님과 신부님, 전도사등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주님이름으로 다른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모든 사람들이 다 영적 지도자라는 말씀이 와닿았다. 

 

홍명이가 한국의 교회들과 우리교회가 참 다른것 같다고.

우리 교회는 목사님들도 청바지에 남방 차림이고, 신도들도 그렇고,

많이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한국에도 (서울에도) 좋은 교회들이 있으니 

방문해보고 맘에 드는 교회 다녀보라고 권해야겠다.   

 

교회갔다 와서 점심먹고, 쇼핑 몇군데 갔다오니 벌써 저녁시간이었다.

 

어두워지자 한국에서도 시카고에서도 볼수없었던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은것을 보고는 감탄을 했다.

   그래 좀 쌀쌀했지만 밤늦은 시간에 둘이서 별을보며 동네한바퀴했다.    

 

2박 3일이지만 토요일 오후 늦게 도착해 월요일 12시 30분 비행기지만  

공항엔 미리 가야하기에 실제적으론 토요일 저녁시간과 일요일밖에 없었다.

시골이니 크게 볼거리는 없지만 그래도 소소한 것들이 있는데 

 선생님이 될테니, 미국 초등교실을 방문해보는것도 좋은 경험이 될테고...

화요일부턴 항공료가 비싸서 월요일날 끊은건데

본인도 짧은 일정이 아쉬운것 같았다.

 

 

우리 식구보다 입맛이 더 서구적이었다.

밥, 군감자, 으깬감자, 빵 이렇게 선택권을 주었는데

스테이크 먹을땐 밥같은것 안먹고 고기와 야채만 먹는단다. 

그리고 고기도 양면만 읽힌 미디엄으로 먹어야 맛있다며 

주문한 대로 구워주었더니, 맛있게 딱맞게 익었다고 잘먹었는데,

남편과 난 결국 다시 구웠다.

  

홍명인 평소 음식 만드는것을 좋아해 대학다닐때도 혼자서 잘해먹어  

집에서 택배로 반찬을 보내주기 보단 돈 아낀다고 과일을 사먹지 않아 

과일류를 가끔씩 보내주곤 했다.    

 

식사준비할때 옆에서 잘 도와주어서 빨리 할수있었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잘해 주방에서 식사준비하며 즐거웠다.   

말도 없고 상차림만 겨우 도와주는 아들과 어찌나 비교가 되는지

공부잘하고, 음식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이런 예쁜딸 둔 후배가 부러웠다.   

 

토요일 우리집에 오던날 마침 백선생님 집에서 속회모임이 있었다.

백선생님이 함께 오라고해 모임에 함께 갔는데

멋진 백선생님 집구경하고 입을 못 다물었고, 잔치상 수준의 음식을 보고 무지 좋아했다.

 

나중에 후배와 통화했더니 홍명이가 먹는것 좋아하고 잘 먹는데 

시카고에서 돈아낀다고 잘 먹지 않았다고.

아버지가 대기업 임원이고, 곧 신부감으로 일등인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데... 

알뜰한 엄마, 아빠 닮았나 보다.  

자기 말따나 초등학교 선생님 초봉이 워낙 적으니 알뜰하게 살아야겠지만. 

 

한국에선 공부 잘하면 엄친아라고 하는것 같은데, 

예쁘고, 똑소리나게 야무지고, 음식잘하고, 알뜰하고, 직업좋고, 아이 좋아하고, 어른알고,

홍명이 같은 이런 아이가 난 진정한 엄친아라 생각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사가 일등 신부감이라고 하는데,

홍명인 음식잘하고, 알뜰하고 야무지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일등신부감이네. 

이런 예쁜 딸둔 후배가 정말 부럽다.

 

앞으로 남은 여행동안 안전하고 즐거운시간되고, 좋은 날씨와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 멋진 추억 많이 만들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멋진 선생님이 되길...

눈길운전으로 힘들긴 했지만, 만나서 반가왔고, 함께한 시간 즐거웠다.

 

 

2015.  3.  25. (수)  경란

 

추신 :  한달 일정으로 여행중이라 집밥이 좋을것같아 집에서 먹었는데,

보내고 나서 생각하니 홍명인 한식에 연연해 하지 않고,

알뜰 여행 다니느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지 않을텐데

외식시켜줄것을 하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늘 이렇게 짧은 내생각을 어이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