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대학생이 되어 근 10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아들

앤드류 엄마 2015. 1. 2. 15:20

 

앤드류가 만 4살때 남편이 한국 근무를 하게되어 

우린 창원시 신촌동 양곡아파트에서 5년을 살았다.

 

한국에 갔을때 앤드류녀석이 한국어를 하나도 하지 못했지만

 조금씩 익혀 몇년후엔 한국어를 경상도 사투리와 억양으로 영어보다 잘했고,    

그땐 녀석이 정말 귀여웠기에 모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귀여웠던 녀석이 키 196 센치의 장다리 대학생이 되어

근 10년만에 한국을 방문해 친지를 비롯해

옛 이웃들과 양곡 성당 어린이집 원장수녀님을 비롯해 선생님에게 인사를 드렸더니

다들 너무 커서 어른이 되어 버린 앤드류를 보고 많이 놀랬지만 엄청 반겨주셨다.

(해마다 가족사진으로 만든 카드를 보내드렸는데 그래도 사진과 실물은 다르니)

* 난 한국갈때마다 다들 찾아뵙고 만났다.      

앤드류와 데이빗을 2년간 담당하셨던 강희정 글로리아 수녀님

앤드류와 데이빗 졸업하고 나서 수녀님이 되셔고 

현재 대구의 한 수녀원에서 종신서원중이신데 특별 면회로 뵐수 있었다.

 

수녀님께 앤드류가 첫 외국인 원생이라 에피소드가 많았다.  

14년전 첫 오리엔테이션때 실내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왔던것 부터

김치 먹이기 작전, 멸치 가시 떼 달라고 했던 일,  

뻑하면 울어서 울보 앤드류였던 그때 이야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수녀님은 종신서원중이시라 일체의 외부접촉과 컴퓨터와 차단되기에

이곳을 찾지 못하지만 그 전까진 가끔씩 블로그를 읽어셨다고.

 

 앤드류에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는데,

 녀셕이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길수 있었으면...

 

마국으로 떠나기전날 인사차 어린이집에 들렀다가 원장수녀님과 선생님들과 함께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그땐 다들 풋풋했네. ^^

 

 

앤드류 유치원 원장 수녀님이셨던 박정랑 데레사 수녀님

현재 경주 근화유치원 원장수녀님으로 재임중이시라

앤드류와 함께 어린이집을 다녔던 희진이와 희진이 엄마와

역시 학부모였던 세영이엄마가 동행해 함께 수녀님을 뵈었다.

두 엄마들도 어린이집 자원봉사를 열심히했기에

아이들이 졸업한지 12년이 되었는데도 기억하시고 계셨다.

데레사 수녀님은 아이들을 위해 어찌나 열성적이신지 우리 학부모들이

선생님들 일찍 퇴근좀 시켜주시라고 말씀드리곤 했다. 

 

수녀님께서 맛있는 점심과 함께 내게 한과 선물까지 주셨는데

우리때문에 한달 월급을 다 쓰신것 아닌지...

 

세영이 엄마가 운전을 해주어서 경주 구경도 함께 할수있었는데,

우리를 위해 세영이 아빠가 세영이 엄마와 차를 바꿔주어 좋은차로 안락하게 여행하는 호사를 누렸다.

 

경주 근화유치원생들과 함께 한 앤드류

마침 영어시간이라 잠깐동안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었다.

 

야경이 특히 아름다웠던 경주 안압지

친구가 경주가면 꼭 이곳을 방문하라고 극추천을 해주었는데 야경이 일품이었다.

(연못이 얼지 않았슴 이보다 더 아름다왔을거라고)

이곳외에도 불국사와 석굴암을 돌아보았다.

 

전주 한옥마을

데이빗 어린이집 원장 수녀님이셨던 김카타리나 수녀님

현재 김제 성모유치원에서 원장 수녀님으로 재임중이신데

창원에서 김제까지 교통편도 원할하지 않고 전주구경도 할겸해 전주에서 만났다.

 

앤드류 졸업후 부임하셨는데 어린이집 행사때나 데이빗 데리러

앤드류가 가끔씩 어린이집을 찾아갔기에 앤드류를 아신다.

수녀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함께 놀아주시고,

성품이 밝아 데이빗보다 내가 팬이다.

 

난 길거리 군겆질을 좋아하지만 수녀님과 함께라 자제하려고 했더니

수녀님께서도 길거리 군겆질을 좋아하신다며

  문어구이꼬치와 떡갈비구이꼬치를 사주셨다.  

어떤 떡갈비 구이꼬치집에선 인도를 터주고 줄을 길게 서 있는것도 모르고

앞줄뒤에 서서 사려고 했더니 주인이 뒤에 가서 줄서야한다고해 

새치기 하다 들킨사람마냥 챙피해 재빨리 도망갔다.

수녀님과 장다리 외국인청년의 조합이라 금방눈띄었는데...

  

수녀님께선 농담을 아주 잘하시는데 이날을 위해 적금을 드셨다며  

 전주 한옥마을에서 그비싼 점심과 설빙, 군겆질까지 수녀님이 다 사주셨다. 

수녀님때문이라도 한국 자주가면 안될듯. 

 

19년전 내가 13년간 근무했던 두산중공업(당시 한국중공업)에서

앤드류가 엔지니어를 전공하기에 도움이 될까해 지인에게 부탁해 공장 내부 견학도 하고

영어로 회사 소개를 받았다.

 

옆집에 사셨던 이 사장님과 사모님

두분은 우리 아이들을 자신들의 손자처럼 귀여워해 주셨는데

우리가 시간이 없었어 식사를 함께 하지 못한것을 무척이나 아쉬워하셨다.

이 사장님은 공군 대령으로 예편하시고 (탑건을 4차례나 연속으로 하셨다는데

운이 닿지 않았는지 부하장교가 비행연습중 사고가 나 장군으로 승진하지 못하셨다고),

창원의 꽤 큰 중소기업 사장님으로 재직하셨는데

본인이 늦게 퇴근하면 직원들도 퇴근을 못한다며 일찍 퇴근하시어서

나중에 다시 출근해 일을 보시곤 했다.

(다른 기업에 비해 직원 급여가 높지 않은데 근무시간까지 길면 안된다고).

 

우리 아이들과 날 참 좋아해주신 김무연아주머니와 양곡아파트 경리 김대리와 함께  

 아주머니는 아파트 일을 너무 열심히 하셔서 늘 쉬엄쉬엄 하시라고 말씀드리곤했는데     

정말 성실하시고 겸손하셔서 나또한 아주머니를 참 좋아했다.

앤드류와 규태 (가운데) 어릴때 모습

 

앤드류 유치원친구 우성이와 이웃친구 규태 (규태와 나이는 같은데 규태가 유치원을 일찍갔다)

앤드류 초등학교 친구 김진만과 진만여동생 강산이

진만이 녀석 돌아가신 엄마와 약속지키려고 공부 열심히 하더니 이번에 의대에 입학했다고.

 

 

12월 31일로 79세가 되시는 쌍둥이 고모님의 생일파티를 우리를 위해

 일정을 조절해 주셔서 참석해 고종사촌들과 오촌들을 만날수 있었다.

우린 여주갔다 교통체증으로 늦게 도착해 식사를 따로 했고,

아이스크림 케익 녹기직전이라 급히 생일케익 촛불을 켜고 껐야했다.

전체가족이 모인사진은 밥먹다 급히 찍다 흔들렸다.

 

 

함양에 사는 남동생네 갈 시간도 없고 해 주말에 서울에서 여동생네와 함께했다.

앤드류는 막내동생네 아이들을 이번에 처음으로 만났다.

남동생 아이들을 보니 10년 세월이 실감난다.

난 3년전에 만났지만 그땐 아버지병환과 장례식치루느라

시연이와 소연이를 잠깐 보아서 그때 모습은 기억도 나지 않고.

남동생네 가족들과 이번이 가장 오랜시간을 함께한것 같다. 

아이들 제우고 여동생과 넷이서 우린 새벽 4시까지 막걸리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에 약한 제부는 일찍 기권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 분명 취하진 않았는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 아무튼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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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만에 한국을 방문해 미국에선 상상도 할수 없었던 분에 넘치는 

손님대접을 받고 앤드류가 많이 놀란것 같다.

 

녀석이 그 잘했던 한국말을 다 잊어버려 대화가 되지 않으니 녀석이 쬐금 답답했을듯.

만나는 사람마다 앤드류에게 한국어를 계속 가르치지 않았다며 날 나무랬는데,

 한국어 잊지않게 공부시키려 했지만 녀석과 관계가 나빠지면서 중단했다.

 

한국 아이들은 중학생만 되어도 부모따라 다니지 않는데

대학생인데 나따라 다닌다며 대견해 했는데,

 녀석이 혼자 여행다닐수있는 인물이 못되기에

나를 따라 다니지 않을수가 없다.

그래 나도 녀석을 위해 사람들을 만날때도 여행지에서 만나곤 했다.

 

녀석은 산으로 둘러쌓인 한국의 경치와 한국음식을 먹어 좋다고 했는데

 엄마 덕분에 좋은곳 구경도 하고, 특별히 맛난 음식들도 먹고,

만나는 사람들이 미국에선 상상도 할수없는 엄청난 거금의 용돈까지 주니 

녀석이 많이 놀랬다. 

 

녀석에게 네가 받은 용돈, 다음에 취직해서 한국와서 갚아라고 일러주었는데,

기억했다 실천하게 될런지?

 

내가 올때마다 사람들이 돈을 많이 써서 미안했는데,

이번엔 앤드류녀석땜에 돈을 더 많이 써서 넘 죄송했다.  

 이 빚을 어떻게 다 갚을지?

 

그동안 한국방문할때 친구 아이들과 앤드류 친구들 얼굴이 학교에서 늦게와 볼수없었는데,

이번에 앤드류덕분에 다 만나볼수 있었어 좋았다.   

나나 내 친구들은 그대로 인것 같은데

그 쬐그만 꼬마녀석들이 훌쩍자라 청년이 되어있었다.

 

시간이 없어 숨가프게 이곳저곳 다니며 어떨땐 잠깐밖에 함께 할수없었지만

녀석이 이번 여행중 만났던 많은 만남들을 기억하고,

 관계의 소중함을 알게되길 희망해보고,

이 여행이 녀석에게 좋은 자극과 동기부여가 되었슴 좋겠고,

녀석에게 좋은 추억으로 오래오래 기억되었슴 좋겠다.

 

2015.  1.  2.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