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남편과 별거중이었던 스텔라가 결혼 7년만에 결국 이혼을 했다.
그녀 나이 이제 서른 넷,
아직 젊디 젊어 앞날이 창창한 나이인데,
결혼후 금방 임신을 했고, 아이들 키우느라 그동안 전업주부로 지냈는데다
어린 두아이들 혼자 키우고 (6살, 4살), 별거와 이혼과정에서 겪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많이 지쳐 있었다.
웃어면서 힘든 시기는 다 지나갔다며 걱정하지 말라고했지만 그녀의 말엔 힘이 없었기에
오늘 오랫만에 그녀를 만나자 마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스텔라는 타이완출신으로 4년간 나의 영어선생이었던 M과 결혼해,
서로 입장이 비슷하니 자기 부인의 친구되어 달라는 M의 부탁으로 그녀를 만났는데,
스텔라는 성격이 밝은데다 내가 만든 불고기, 김치, 떡뽁기등 한국음식을 좋아해
우리집에도 가끔씩 오곤했는데, 그녀는 음식과 살림에 대해 서툴렀고 나보다 한참 어렸기에
난 그녀가 여동생같았다. (내여동생은 나보다 더 살림을 훨씬 잘하지만).
아이들도 나를 aunt 라 부런다.
그녀는 2녀 1남중 맏딸로 대학졸업후 대만국적 스튜디어스로 일을 했는데,
대만에서 원어민 영어교사로 온 M을 길에서 만나 길을 가르켜준것이 인연이되었는데
M에게 당시 대만인 여자친구가 있었던것을 알고 있었지만 가끔씩 친구로 만났다고.
M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돌아간뒤 그녀에게 가끔씩 이메일을 보내곤해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내다 그녀가 시카고로 여행을 왔을때 M 을 다시 만났다고.
그때 M 과 몇일간 만났을때 M 이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서 결혼하자고 제의를 했고,
순진한 그녀는 재미있을것 같아서 승낙해, 그길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가서
여행온 사람을 증인으로 세워 둘이서 결혼을 했고, 여행후 집으로 돌아가 그해 년말에
M 이 대만으로 가서 두사람이 대만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했다.
대만에서 처음 M 을 만났을때 잰틀했기에, 스텔라는 그가 잰틀한 사람인줄 알았고,
M 은 스텔라의 갸느린 체구처럼 그녀가 순종적인 여자인줄 알고 결혼했다고.
두사람이 연애기간도 없이 친구로 만났다 서로에 대한 착각과 환상에서 갑짜기 결혼을 했으니
결혼후 M 은 아내를 자기가 원하는대로 통제 하려고 했는데, 스텔라가 그리 순종적이지 않으니
결혼하고 부터 티각티각했다고.
그렇지만 신혼때라 잘 넘어갔는데, 1년6개월쯤 지나자 M 의 음주가 심해졌고,
원나잇 스텐드를 비롯해 여자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스텔라에게 함부로 하곤 했다고.
결국 19살된 학생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집에서 다투는 일이 많아 별거를 했고 이혼을 하게되었다.
스텔라가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왜 그때 결혼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짓이라고.
그땐 자기도 M도 어려서 세상을 몰랐던것 같단다.
스텔라는 2녀 1남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왔기에 부모님이 그녀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고.
그런데 결혼을 빨리했는데다 사랑에 빠져서 아무것도 보지 않고 결혼한것도 아니고,
몇번만났을때 젠틀했던 그것만 믿고 결혼했다 삼십대 중반에 벌써 두자녀를 둔 싱글맘이 되었으니,
그녀와 그녀의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녀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M 또한 그의 부모님은 의사와 간호사로 정말 좋으신 분들인데,
(항상 스텔라 편을 들어주시고, 몇일전 큰아이 벤의 생일도
시부모님집에서 벤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해주셨다고)
두아이를 둔 서른넘은 아들이 음주에 여자관계로 이혼을 하고
다시 부모집으로 돌아왔으니 그 아들을 보고있으면 얼마나 기가찰까 싶다.
별거후 살든 집은 세를 주었고, M은부모님 집으로 돌아갔고,
스텔라는 부모님에게 7만불을 빌려 그돈으로 콘도를 구입해 그곳에서 살고있다.
그들이 살았던 콘도는 가장 비쌌을때 사, 지금 팔았다간 은행 융자금이 집값보다 더 많았기에
월세받아 융자금 갚으려고 렌트를 했다고.
스텔라는 대만에서 대학을 나왔고,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받았기에
싱글맘 혜택을 받을수 있으니 대학원에서 공부할 계획인데,
영어가 자신이 없으니 영어가 많이 필요치 않는 직업을 구할수 있는 공부여야하고,
또 취직이 잘되는 공부해야 하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은 자기 보고 젊다고 하는데, 출산과 장기간의 모유수유로 자기 육체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며
풀이 죽길래, 남자들은 자신감이 있는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니 먼저 자신감을 찾아라고 했더니
전남편이 사랑한 19살 학생과 비교하면 자신은 한참 늙었다며 그 생각만 하면 자신이 없어진다고.
그러면서 사랑이 필요하니 연애를 해야 할것 같다고, 농담삼아 아는 남자있슴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길래
지금 상태에서 연애를 했단 잘못된 연애를 할수 있으니, 누구를 만나게 되더라도 깊은 관계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그리고 누구한테 사랑받는것보단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더빠르고 더 중요하다고 했더니
스스로를 어떻게 사랑하느냐고 반문했다.
내가 뭘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해서 자신을 만족시키는것도 한 방법이라고.
아이가 어려서 어떻게 할수 없다고 하길래, 시부모님께 부탁해서 아이 맡길수도 있으니
그건 차후 문제라며, 일단 네가 하고 싶은것이 뭔지 부터 생각해 보라고 했더니
혼자 대만에 갔다와야 겠단다.
오랫동안 숙면을 못했고, 운동도 하지않고,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않아
건강도 나빠져 있었고,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기에
제발 운동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보면서 5번 웃고, 수시로 입꼬리 올려 웃으며
기분 좋게 만들고, 아이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미국은 차라리 가난하면 복지혜택이 많으니
걱정하지 말고, 대학원 공부 마치고나면 그땐 아이들도 자라 더 안정적이고 여유도 있을텐니
힘을 내라고 했더니, 나보고 자기 걱정하지말고, 자기보다 M 이 먼저 내친구였으니 아는척 하지 말고
M 과 계속 친구하란다. 그래 난 너 편이라고 했더니, 그러지 말라고. 속도 좋지.
본인 말따나 인생공부하는데 수업료를 남들보다 더 많이 지불했으니
다음번엔 실패하지 말고, 앞으로 혼자서도 씩씩하게 두아이와 잘 살고,
대학원에도 진학하고, 학교 마치고 좋아하는 일, 원하는 일 하면서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2013. 4. 15. (월) 경란
'내가 만난 사람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부끄럽게 만든 그녀 (0) | 2013.05.03 |
---|---|
눈물나는 어떤 두 아버지의 절절한 아들사랑 (0) | 2013.04.26 |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하는 내 미국친구들 (0) | 2013.03.16 |
칠순의 두 고모님 보내주신 편지와 이메일 (0) | 2013.03.14 |
그녀를 존경하는 이유 (0) | 2013.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