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편해서 탈인 우리집 영식님

앤드류 엄마 2013. 4. 9. 06:02

 

 본인이 먹을 스프를 만들고 있는 남편

이 사진보고 내 블로그 읽는 사람들이 당신 무지 좋은남편인줄 오해하겠다고 하면서 

사진을 찍었더니, 웃어면서 I'm a best husband  란다.

 

남편은 3주간 출장갔다와서 그로부터 2주후인 어제밤에 다시 2주동안 출장을 떠났다.

남편은 지난 2주동안 집에 있는동안 다이어트를 위해 본인식사준비를 직접해

남편은 지난 3월부터 졸지에 영식님 아닌 영식님이 되었다.

(집에서 밥한끼 먹지 않는 남편이 한국에서 부인들이 영식님이라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가 남편 식사를 준비하더라도 평소에 간단하게 먹으니 식사준비가 어려운편도 아니고,

남편은 평상시 집에 있을때도 집안 일을 돕는 편이라  

출장가면 내가 아이둘 차태워 다니느라 더 바쁘다.  

 

남편은 티브보기 좋아하고 군겆질을 좋아해 베둘레헴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지난 12월 말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현재까지 50파운드 (22.7키로) 를 빼 허리띠 구멍 2개를 줄였다.

남편의 식이요법은 소처럼 야채를 많이 먹고, 아침은 오토밀죽, 점심, 저녁은

자신이 만든 야채+콩죽에, 간식으로 건과류와 과일을 먹고 있는데,

일일 2,000 칼로리만 먹으려고  먹기전에 음식을 저울에 달고 칼로리를 기록하고있다.

앞으로 50 파운드 더 뺄거라니 남편은 앞으로 몇달동안 계속 영식님으로 남을것 같다. 

맛도 없는 스프를 몇달씩이나 계속 먹는 남편의 무던함이 존경스럽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남편에게 너무 편하게 해 주니 고마운데

말할때 좀더 사랑스럽게하고, 나하고 산책 30분씩만 해 주면 일등 남편이 될수 있다고 했더니

운동을 심하게 해서 탈이 생긴건지, 계단을 오르내릴땐 괜찮은데

평길을 걸어면 발이 아프다고 했다.

 

 매일 부부가 함께 산책하는 옆집 짐과 쥴리부부처럼 

남편과 다정하게 산책하고 싶었든 내 작은 소망은 이루지 못했다.   

 

남편은 출장갈때도 본인이 준비물들을 다 챙기기고, 

출장갔다올때도 대부분의 빨래들을 숙소에서 세탁하고, 드라이 클리닝해서 오는데,

어젠 출장가서 레스토랑에서 먹는것을 줄이려고 집에서 스프를 넉넉하게 끓여서 가져갔다.  

 

 시어머니는 농장과 목장일에  늘 바쁘셨기에 남편은 어릴때부터 뭐든 알아서 해야했는데   

 고등학교 졸업후 근 15년을 혼자서 살아서 그런지 결혼한지 18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남편은 나한테 뭘 시키기 보단 본인이 다 하는편이다.

어제만 하더라도 전날까지 저녁때즘 2시간 거리의 출장지로 출발할거라는 사람이 

저녁때가 되어도 계속 바쁘길래, 다시 몇시쯤 출발하거냐고 물었더니

떠나기전에 해야 될 일이 많다며 그것 마치는 대로 출발할거라고.

그때 남은 일을 물었더니 텃밭에 상추씨뿌리고, 쇼핑가고, 지하실에 하던일 마져 정리하고...

그래 상추 내가 심을께 했는데도 나역시 농군의 딸이건만 미덥지가 않은지 본인이했고,  

 쇼핑을 꼭 당신이 가야하는것이 아니면 내가 다녀올테니 쇼핑리스트 달라고 했더니 

가야할 곳이 일요일엔 영업을 일찍 마치니 자기가 생각해도 안될것 같은지 그때서야 목록을 주었다.

 아내가 뭐든  잘하면 남편이 부인에게 계속 시키게 되기에, 

 내가 꼭 해야하는일 아니면 남편이 하도록 그냥 두었더니 이런것도 습관인것같다.    

 

신혼때 남편이 퇴근해 저녁을 하고 하니 난 집에서 할일이 없어니 처음엔 좀 이상했다.

결혼전 직장다닐때 사무실 일이 무지 많았는데다 여사원일까지 하느라

늘 바빴기에 울 부장님 너 결혼하면 심심해서 어찌살래하고 걱정까지 하셨는데,

첫아이가 태어나기전까지 할일이 없어 영어공부하고 티브 영화체널로 영화보며   

 편하게 지내다보니 또 그것도 몸에 익숙해지니 좋았다. 

  결혼전까지 영화관람을 많이 하지 않았던것이 차라리 다행이었다.   

 

내친군 미국에서 아파트 2층에 살았을때 현관문이 1층에 있었는데

남편이 집에 올때 아이들도 어린데 꼭 부인인 친구가 문을 열어주길 원했다는데  

우리집은 집도 작아 현관이 눈앞에 있는데도 퇴근해 올때 집안에 사람이 있으니

초인종을 누르면 될텐데 꼭 직접 열쇠로 문을 열어 그 소리에 뛰어가 문을 열어주곤한다.

 

그런데 사람은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는 말이 있듯 편해지려는 경향이 있고,

사람몸은 길들이지 나름이라 남편이 편하게 해주니 내가 점점 더 게으러지러해 큰일이다.

 

2013.  4.  8.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