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야망 없는 남편 그리고 아들

앤드류 엄마 2013. 4. 6. 02:42

결혼전까지 31년간 내가 살았던 대한미국에선

남자들에겐 사회적인 출세와 돈이 성공한 인생의 기준이 되었기에

직장에서만 해도 남보다 먼저 승진하려는 출세지향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보통사람들도 승진에서 탈락하지 않기위해 가정보단 직장에 더 충성했고,

승진에서 탈락하면 한동안 어깨가 축 쳐져 지내곤했다.

 

그런데 남편은 결혼전부터 여지껏 회사측에서 승진을 제의받고도 계속 거절중이다.

자긴 사람관리하는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못하는데, 

슈퍼바이저로 진급했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일찍 죽을수도 있다며 승진하는것을 싫어했다.

승진하면 연봉은 인상되지만 시간외 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에,

그만큼 잔업,특근을 많이하면 된다고.

 

그리고 또 남편이 대학을 다니다 중단한것을 알고는, 공부를 계속해 졸업해라고 했더니

회사에서 학비를 지급해 주는데도 자기일이 대학을 졸업해도 달라지는것이 없다며 공부할 마음이 없길래

대학마치고, 더 좋은곳으로 가든지, 다음을 위해서도 대학을 마치는것이 좋을거라고 했더니

자기회사가 비록 연봉은 적지만 복지가 잘되있고, 지금 일이 스트레스도 없고 자기한테 맞기에

회사 바꿀 계획이 없고, 회사가 잘못되더라도 같은일을 계속할수 있으니 괜찮단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무슨 남자가 야망도 없나 싶어 신혼땐 답답했었다.

(남편회사는 검사전문회사로 기술직이 다수이며 기술직은 검사원 - 슈퍼바이저 - 메니저- 부사장..

순인데 성격들이 그런지 승진하지 않고 35년이상을 검사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복지혜택 좋았던 남편회사는 2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AIG - 독일회사),

복지가 대폭 축소되었고, 남편이 세상 보는 눈이 생겼는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대학을 마쳤고,

미국도 점점 학벌사회가 되어가고 있기에 혹시모를 미래를 위해 석사학위가 도움될거라며

대학원 과정중이다.

그리고 직장을 옮기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을수 있는데,  

그럴경우 이사를 해야하기에 데이빗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직장을 옮길까 생각중이니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난 물질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성취감이나 사회적인 욕구가 큰편이었기에

처음엔 야망도 없이 능력도 있어면서 현재의 편안함에 안주하는 소시민 남편이 답답해 보였다.

그런데 남편과 또 남편과 대동소이한 이웃들과 시골에서 살아보니 조용하고 평온해서 좋았기에 

사람은 자신의 그릇크기대로 성향대로 살고, 우리 아이들도 복잡하고, 방값, 집값 비싼도시에서

사회적 신분이나 더 높은 연봉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개발하며 일에 파묻혀 지내기보단

우리처럼 시골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머리도 있고, 과학과 수학을 잘했기에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를 만났더라면, 아님 일찍 좋은 멘토를 만났더라면,

훌륭한 엔지니어가 될수 있었고, 나보다 더 상냥한 미국여자와 결혼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수도 있었는데,

뒤늦게 직장다니며 대학을 다니느라 자신이 원했던 기계쪽 엔지니어 공부를 하지못했다.

남편은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고,

남편이 야망이 없었기에 내가 남편과 결혼을 할수 있게되었으니,

남편이 야망이 없었던 것이 나에겐 다행이지만,

그래도 남편의 삶을 생각하면 어떤 안타까움이 있다.

 

엔지니어들도 관리직으로 진급하지 않고 평생 기술업무를 할수있고,

시골에서도 살수있고, 연봉도 많으니 지금의 우리보다 더 많이 여유롭게 살수있다.

 

 

그래 난 나의 두 아들들은 아빠처럼 돌아가지 않고 때에 맞춰 살고, 선택의 순간에

현명한 선택을 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고,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며,

살았으면 하는 바램에 아이들에게 좋은 롤모델과 멘토가 되어, 내 아이들이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은데, 남편은 아들의 꿈을 키워 주기보단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아들을 키우려고 한다.

아들녀석또한 그아버지에 그아들이 아닐랄까봐 재능과 잠재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꿈도 목표도 적당히 현실에 맞추면서 최선을 다하기보단 대충 적당히 넘어가니 

아들이 놓치게될 기회가 뻔히 보이기에 마냥 믿고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으니

가끔씩 모자간에 부부간에 불협화음이 생기곤한다.   

 

자녀들의 보다나은 미래를 위해 부모들이 끊임없이 앞에서 끌어가고 뒤에서 밀어주는것도 문제고,

적성과 인술이나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과 권력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는것도 

바람직스러운것이 아니고, 

또 아이들이 과도하게 성취지향적이라 목표를 정해서 작은실수에도 몇일씩 스스로에게 화를내며 

자신을 뽁는것도 문제지만

큰아이처럼 스스로 저평가해서 꿈과 현실을 적당히 타협해 사는것은 발전이 없기에   

난 내 아이들이 가진 재능과 잠재력을 찾을수 있도록 적당한 자극과 함께 눈높이를 키워주고 싶고,   

내 아이들이 이상적인 꿈과 목표를 가지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고, 선택의 순간에 현명하게 선택해서  

아빠처럼 돌아가느라 기회들을 놓치지 말고, 바로 가게되었으면 좋겠다.

 

 

2013.  4.  5. (금)  경란

 

 

  • 달진맘2013.04.05 12:52 신고

    맹모 삼천지교라고 어머니 의 교육열에 맹자도 훌륭한 현인이 되셨는데 앤드류 파파님 인생철학도 미국에서는 소시민이 누리는 삶에 성공한 방식이라 생각 듭니다
    한국에서도 이리 살고 싶어 도시를 탈출하고 아이들을 교육공장에서 탈피 시키느라 대안학교에서 돈들여 고생하는분 점점 늡니다.
    어릴적에는 앤드류 파파식으로 인성을 형성 했으니 한국열혈엄마들 치마바람으로 자식들 성공 시키듯이
    경란 여사의 지혜로 아드님이 사회인으로 성공 하시길 기원 합니다

  • June2013.04.06 14:05 신고

    공부는 잠간하는것이 아니라 앤드류아빠처럼 일생을 하실수있으면 된답니다.
    그리고 능력이 되고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다시 공부하는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있는
    용기를 심어주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에 따라서 천천히 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제 아들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의 자리에 서는데 거의 20년이 걸렸습니다.
    해보고싶은것 다 해보고 지금자리에 섰기에 더욱 열심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연금이나 복지가 좋다는 의미는 그만큼 일을 더 많이 해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 awl2013.04.07 02:58 신고

    이렇게 늘 생각하는 엄마가 옆에 있는 한 앤드류와 데이빗의 앞날은 좀 더 나아지고 밝은 쪽으로 갈겁니다
    부모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지요
    저하고 남편은 둘 다 야망이 없어서인지 애들도 뭐가 되라 이러고 푸쉬를 너무 안했나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긴 합니다
    너무 야망이 큰 것도 문제지만 우리 부부처럼 그저 사회에 폐가 안되는 사람으로만 살기를 원하는 야망이 없는 것도 문제긴 합니다. 그나마 애들이 그럭저럭 자기 앞길을 헤처나가니 다행이지요
    남편도 다른 곳으로 옮기면 더 좋은 대우를 해준다고 해도 늘 같이 있던 사람하고 편안하게 일하는 것이 좋다면서 두번 다시 생각도 안합니다. 이젠 하긴 야망 운운하기도 버거운 나이긴 합니다마는......

    연분홍2013.04.07 19:20 신고
  • 야망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미국사회는 나이에 연연하지 않은것에 항상 부러움이 있습니다
    그렉의 나이는 모르겠지만 분명 경란씨보다는 연배일것 같고.
    한국사회의 경우.....50을 넘어 직장을 옮긴다는것 가히 상상을 못합니다.
    요즘 나이와 상관없이 명퇴들이 많아서.
    50에 내 맘에 맞는 직장을 옮기다는것........
    야망을 위해.......배우는것보다
    어느 기회가 되어......학벌로 인해 그 기회를 놓친다면
    정말로 억울하지요.ㅎㅎ 그래서.......배울 기회가 있고
    맘이 있으면 배우두는것이 훨 좋지요.
    학벌이 있으면.....한국 같은 경우 막일 하는데도
    뭔가가 다르게 일을 시킨다고 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