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한국에서 온 친구

앤드류 엄마 2010. 1. 8. 04:45

은영이가 아이들과 함께 2주동안 방문하고 돌아갔다.
우리가 한국에서 돌아온후 우리동네 여름캠프 참여하기위해 왔던 친구아이들부터, 
출장길에 잠깐들렀던 제부와 언니네 왔다가 우리집을 방문했던 사촌올케네등등 거의
여름방학마다 집에 한국에서 손님들이 왔었지만, 가족단위로 2주동안 방문한것은 후배가
처음이라, 남편이 불편해할까 쬐금 걱정이 되었다. (남편이 4시 반이면 퇴근하니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아서)

남편은 시골출신인데다 사교성이 없으니 친구가 몇안되데 다들 멀리살고,
시댁가족들도 모두 멀리 떨어져 살기에, 남편쪽 손님이 거의 없는데 비해,
난 친구들도 많고, 친척들과도 비교적 가까이 지내니 내 손님들뿐이다.
또 내가 학교에 다니는 관계로 손님들도 여름방학때만 올수있기에 교통정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몇년전 여름에 예기치 못한 방문객들로 친구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어 했지만, 사정을 설명하고 다음에 오라고 했는데, 그후 친구사정이 변해
여지껏 오지 못하고 있어 항상 친구한테 미안하다.
그 여름에 시어스타워와 행콕타워 전망대를 비롯 4번의 시카고 투어를 해야했다.  

미국은 손님이오면 한국처럼 주인이 손님접대하느라 경비를 지출하는 문화가 아닌데다, 
우리시댁쪽은 특히 심해 작은 것도 우리가 지불하지 않는한 각자 따로 지불한다.
결혼한지 오래되지 않아 시댁풍습에 대해 잘 모를때, 시누네갔다 다함께 영화보러가게
되었다. 난 맨 뒷에 줄을섰는데, 앞에섰던 시어머니와 시누들은 각자 본인과 아이들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팝콘을 구입해 쬐금 황당했다.
이런 미국문화에 난또 직장도 다니지 않는데다, 미국은 뭐든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투명사회라 내 비자금같은것을 만들수도 없기에 한국식으로 손님접대가 불가능하다.
손님이 부담스러우면 반갑지 않기에 후배에게 미리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첫주동안은 시카고시내와 규모가 너무 커서 하루 한곳이나 두곳밖에 갈수없는 박물관들을
순회했더니, 3학년인 승우가 구경이 아니라 고문이란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고, 이왕이면 교육적인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아이들은 그런것보단 놀이기구타고 노는것을 더 좋아한다.
그녀석은 엄마따라 미국오면서 놀이공원갈수 있을거란 기대에 엄청 좋아했다고.
후배는 창원에서 사니, 에버랜드가는것이 쉽지 않기에.


둘째주는 우리교회캠프에 참가했다.
우리교회 캠프는 종일 프로그램인데다 오후엔 볼링장, Water park, 클럽 호수,
놀이기구, 동물체험등을 하고, 숙련된 자원봉사 스텝들 75명이 250명 캠프생을 도와주기에
인근에서 제법 인기가 많다.
캠프 스탭들은 휴가낸 부모들과 고등학생들이 주축인데, 다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참 잘 놀아준다.
캠프생으로 출발해 중학교때 보조스탭을 하고, 고등학생때 리드를 하니, 아이들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


6학년인 혜원이는 영어학원을 그리 오래 다니지 않은것같은데, 엄마가 집에서 듣기연습과
시청각교육을 많이 시켜서인지 듣기와 말하기가 제법되어 걱정이 없었는데 (공항에서
딸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이런것이 살아있는 교육이겠지)  3학년인 승호는 영어는
알파벳만 아는 수준이라, 화장실가고 싶어요 같은 기본적인 문장만 가르쳐주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쥴리가 나한테 화장실가고 싶어요는 한국말로 어떻게
하는지 물어, 그런것은 안다고 했더니 그럼 괜찮다며 걱정말란다.
첫날 오전엔 분위기 익힐때 까지 함께 있어주었지만 내심 불안했는데, 녀석이 재미있었다고.
마지막날엔 복통이 있었는데도 교회에 가겠다고 해, 교회가서 많이 아프게되면 곤란하기에
나아지면 가자며 녀석들 달래, 오후에 참석시켰다.

그래 둘다 미국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 교회 캠프였다고.
우리아이들도 가족여행보다 교회 여름캠프를 더 좋아한다.  
후배가 방통대에 다니고 있는데, 시험때문에 금요일날 아침에 한국으로 돌아가야해
캠프 마지막날이자 화이라이트인 water park 에 가지못한 아쉬움과,
(첫주는 내내 이상 저온으로 water park 에 갈수가 없었기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직 덜 보여준곳이 많아 아쉬움이 컸다.
 
미국에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미국까지 가서 시카고만 갔다오냐며 뉴욕도 가고
워싱턴도 가봐야지 하는데,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슴 그래도 되지만, 시카고도 뉴욕처럼
있을것 다있고, 난 개인적으로 시카고가 뉴욕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라 생각한다. 
뉴욕은 너무 크고, 복잡한데비해 시카고는 다운타운도 작고, 미시건호수와 그 주변에 있는
밀라니윰 공원과, 그랜트공원, 미술관을 걸어서 다닐수있고, 뉴욕보다 더 쾌적하고,
건물들도 뉴욕보다 많진 않지만 나름대로 건축에선 일가견있는 아름다운 건물들도 많고
미시건호수와 조화도 잘되어있기에 시카고 갈때마다 참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을 한다.  

난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페케지투어로 보는 미국의 겉모습이 아닌 미국의
본모습과 사람들 사는모습과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싶고, 아이들이 학원을 순회하는것
보단 가족과함께 여행하면서 추억도 만들고, 충전도 시키며 나른나라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산 교육을 하는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에, 친구들에게 아이들 학원을 끊든지,
다음에 아파트 1평 작은평수에 살고, 방학때 아이들데리고 오라고 했는데도
다들 다음번에 다음번에 하고있다.

  
은영이는 그런 내친구들보다 더 가계형편이 어려운데도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기회인것
같다며 어려운 결정을 했다.
그래 아이들과 은영이를 미국에 보내준 은영이 남편이 고마왔다.
그리고 지혜로운 은영이가 아이들 가정교육도 잘 시켜, 우리아이들과 큰 마찰없이
잘지냈기에, 남편도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고. 
첫손님부터 정신없었으면 남편이 앞으로 손님오는것을 좋아하지 않을것인데,
너가 우리집 첫손님이라 너무 다행이라고 말해주었다.
 
은영이가 돌아가고나서, 그래도 은영인 난생 처음 미국에 왔고, 우리집도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될수도 있는데, 손님 대접을 좀 소홀히 한것같아 마음이 조금 무겁웠다.
사람도리하면서 살려면 역시 돈이 있어야 되는데, 언제쯤 사람도리하면서 살수있을런지...

추신 : 가끔씩 시카고 박물관과 미술관, 수족관등에서 무료개방하는 날이 있는데,
          여름방학동안은 여행객들은 피해가야할것 같다.  시카고 인근에 소재한
          여름캠프팀들과 인파에 제대로 보기 힘들고, 시간낭비도 심하기에.
          단,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무료입장하는 시카고 미술관은 그런대로 괜찮음.
          일단 캠프팀들이 없고, 정기적으로 매주마다 무료기에 5시전부터 대기줄을
          서야 하지만, 그리 붐비지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