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서거소식을 듣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몇년전까지 대통령이셨고, 불과 얼마전까지 퇴임후 귀향한 첫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사랑받은 분이셨기에.
평생을 당당하게 사셨던 분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가실수가 있는지?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사람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배려할줄 아는 분이기에,
그렇게 가시면서 남은 가족들이 앞으로 짊어질 마음의 고통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과 유서에 나타난 그쯔음 그분이 겪어셨을 번뇌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난 사실 노 전대통령의 재임기간동안 지지자가 아니었다. 국민의 정부에 대한 반감이
(국내자산 해외헐값 매각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과 핵개발에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고
의심했기에) 있었고, 집권당이 다수당이 되었을때 5대 악법이 아닌, 비정규직과 남.녀
임금차별 개선, 일가구 이주택 중과세 이런것들이 우선 되어야 했고, 대통령은 국민들을
화합시키고, 공식상에선 대통령으로서의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기에.
그런데 그분이 그렇게 떠나고 나서야 뒤늦게 대통령이 되셨지만 높은곳에서 국민에게
군림하는 대신 낮은곳으로 내려와서 서민들과 함께했고, 다른 대통령들처럼 검찰, 국세청을
이용해 얼마든지 언론과 상대방을 장악할수 있었던 일을, 권력을 이용하기 않고 국민에게
돌려주어서 현직 대통령이면서도 재임 기간동안 그렇게 보수언론에 매도를 당하셨고,
난 그 보수언론의 세뇌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그 보수언론의 세뇌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그분의 서거가
대담하지 못해 선택한 자살로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어떤분들은 전두환 전대통령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기에, 그래도 살아서 한다고 한다.
어떤사람에겐 사는것이 지상목표일수 있지만, 어떤사람에겐 명예가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기에, 명예를 잃고 치욕의 삶을 견디라는 말은 한평생 자존심을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온 살람들에겐 모독이 아닐까?
그래도 살아야한다고 말씀하신분들은 그분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서,
살다보면 언젠가는 명예를 회복할수 있다고 믿기에 그렇게 말씀하셨겠지만.
정말 대한민국에선 모난돌 징맞고, 곧으면 부러지고,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않기에 자존심과 명예보다는 불의와도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고,
적당히 낯이 뚜꺼야 하는지?
명예보단 돈과 권력을 우선시하는 사회풍토에서 과정보다 결과가 중시되고,
정직과 성실이 아닌 아부가 능력이 되는 사회에서 새삼 그의 당당함과 자존심그리고
쉬운길이 아닌 옳은 길을 택한 그의 삶에 존경을 보내며 그분에게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든 현 정부에 분노한다.
서거이후 국가미래가 걱정이었는데,
지난 일주일동안의 추모식과 어제 장례식에서 난 조국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다.
불과 20년전 이전까지 대통령제에서 국민들의 가장 기본권리인 대통령투표권을 가지기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데, 그 소중한 권리가 휴일나들이로 대신하고, 자신들은 재테크에
아이들은 공부에 올인시키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성찰도 없고, 공통체의식도,
역사의식도 없이 옳바른 삶이 아닌 물질주위가 만연한 한국사회의 앞날이 걱정이었는데,
그분의 열렬한 지지자도 아니었던 사람들까지 그 무더운날 몇시간씩 기다려 조문하며
뒤늦게 반성하고, 사죄하고, 슬퍼하는 모습에서 아직도 대한민국엔 뜨거운 혈기가
남아 있고, 대의가 남아있음을 보았다.
그래 그 슬픔을, 그 눈물을 오랫동안 기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게 되기를 기원한다.
비록 님 희생에 의해서지만 못난 국민들이 다시 깨어나게났으니,
하늘나라에서 나라걱정, 백성들걱정, 가족들 걱정 더이상 하시지 마시고 편히 영면하시길...
저도 이글로서 님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사죄를 드립니다.
추신 : 친구가 문상다녀와서 메일을 보냈다. 곧바로 고맙다는 답장을 보냈다.
또 다른친구는 지금이라도 내 주위사람들에게 마음으로만 끝내지 말고 더많이
더 자주 당신들이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살아야 할것 같다고한다.
정말 그렇다. 그래 친구들에게 내 친구가 되어주서 고맙고 메일해주어서
고맙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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