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네는 1년전 여름방학때 이곳으로 이사와 우리 이웃이 되었다.
그 전주인은 어린아이들이 없는데다 부부둘다 일을 많이 하는지 우리집하고 30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데도 우리가 이사온지 1년이 지나도록 얼굴도 보지못했다.
그 집앞에 매매푯말이 들어서고부터 제발 우리아이들이랑 친구할수 있게 남자아이가
있는 가족이 이사오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했는데, 딸 셋에 3살짜리 막내가 아들인 밥과
제니가족이 이사를 왔다.
이사온 다음날 꽃다발을 준비해 새이웃이 되어 반갑다며 인사를 갔더니 밥은 긴 곱슬에
머리수건으로 묶어 첫인상이 터프한 오토바이족같았고, 제니는 친청엄마와 여동생과함께
있었는데, 그 가족들이 다들 성격좋은 사람같아 새로운 이웃친구하나 더 생길것 같은
예감에 기분이 좋았다.
제니네가 이사오기전까지 우리집건너에 있는 Court 는 쥬디아들들과 그의 친구들이
야구하며 놀았는데, 제니네가 이사오고부턴 작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이웃에 우리 큰아이보다 나이적은 여자아이들뿐인데다, 각자 자기집안에서 놀았기에
우리아들들이 놀 친구들이 별로 없었는데, 제니네가 이사오고부턴 그집아이 넷抉?밖에서
아빠랑 놀고있으니 이웃아이들이 한두명씩 모여 아이들끼리 발야구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고 자주 놀게되었다.
이웃들은 그동안 너무 조용했는데,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소리가 들리니 이제 좀 사람사는
동네같아 좋다고했다.
밥은 주택건설노동조합원으로 dry wall 일을 하고, 제니는 Walgreens 조제실에서
약사보조일을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하고, 낮엔 취학전인 자기아이들 돌보면서 남의 아이
2명을 돌봐주는 일을 하며 참 열심히 살았다.
자기 가족만해도 우리이웃에선 대가족인데 큰아이들이 주중과 주말에 자주 친구들을
데리고 와 그집은 늘 북쩍그렸다.
우리아이들도 그집에서 놀다가 가끔씩 저녁까지 먹고오기도했다.
밥은 9형제 속에서 자라 어릴때부터 항상 북쩍그렸기에 사람많은것을 좋아한다고.
그러던 지난 12월 제니네 아이들이 몇주동안이나 교대로 아프기시작하더니 급기야 무리한
제니까지 병이났다.
처음엔 무리에서 온 감기몸살인줄 알았는데, 병이 심각해져 주립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까지 했다. 머리에서 뭐가 발견되었는데, 뇌종양은 아니라고.
그이후로 제니는 수시로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다 아이들도 덩치는 큰데
수시로 아파서 밥은 그 힘든일하고 퇴근해서 또 아이들데리고 병원가고, 집안일까지
다 하면서도 힘든 내색하지 않고 여전히 아이들과 잘 놀아주어 얼마나 존경스럽든지.
제니가 병원가는날이 많아 일을 고정적으로 하지 못하고, 아이돌보는일도 그만두었기에,
제니의 가정경제가 엄청 걱정되어 어느날 괜찮냐고 물었더니, 많이 좋지않다며 올 여름
내내 심각하게 타운하우스로 이사가려고 했는데,(쥬디와 나한텐 이사가는걸로 결정했다고
해, 쥬디는 제니걱정에 잠이오지 않아 가끔씩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이사가지않고 이곳에서
계속 살수있도록 주님이 제발 좀 도와달라고 기도하기도 한다고, 난 그냥 이사가게되면
좋은이웃만나고 제발 그 가족건강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쥬디의 기도힘인지 제니가
이웃이 너무좋아 마음을 바꾸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걱정이다.
제니가 실 생활비를 제외하고 한달에 지출해야하는돈이 집융자금 2,200달러, 차 두대 600달러,
부동산세 500달러, 보험료와 급여세금과 공과금을 합하면 매달 고정비만 4,500 달러가 넘기에.
미국에선 친구라도 상대방의 급여에대해 물어보는것은 실례인데, 쥬디와 제니는 나한테
자기집 수입뿐만아니라 남들이 하고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다 말하기에 우리 셋은 비밀이
별로 없다. 밥이 시간당 35달러받고, 제니는 시간당 15달러를 받는다니, 제니가 아프
지만 않는다면 지출이 많아도 이동네에서 살아갈수있는데, 자주 아프니 항상 제니네
앞날이 걱정이다.
지난 겨울 제니가 병원에 입원했을때 나랑 쥬디가 가끔씩 저녁을 만들어 주었고,
카드에 50달러를 동봉했더니 손큰 제니는 앤드류 생일때 50달러 선물카드를 주었다.
제발 인심만 쓰지말고 살림좀 꼼꼼하게 잘해 저축이나 좀 하지...
그 바쁜와중에 밥은 또 쥬디의 지하실수리하는 일을 맡았다.
자기철학은 가족과 이웃은 무료라며 무료로.
지금 자기가족들한테 필요한 것은 돈인데, 남는시간 돈버는 일을 해야하는데
무료봉사를 하고 있는 밥을 보니 사람좋은것도 병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부부가 서로 부족한것은 보충해주어야 하는데, 밥과 제니는 부부 둘다 똑같으니
복권당첨되기전에 부자되긴 힘들것 같다.
우리가족이나 제니가족이 복권당첨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할까보다.
봄부터 제니는 조금씩 좋아지는것 같더니만 최근에 갑짜기 상황이 나빠져 지난 5주동안
요양원에 입원했다. 쥬디와 내가 한주일에 한번씩 저녁을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Eva 에게 제니 이야기를 했더니 Eva 가 자기친구인 이웃 두집을 더 추가해 5명이서
주중에 매일 번갈아가면서 한번씩 저녁을 제공하게되었다.
예전에 한이웃이 발목이 잘못되어 저녁을 만들어갔는데, 그날 3명이 같은 음식을
만들어왔다며 메뉴가 중복되지 않도록 메뉴까지 미리 만들었다.
밥과 제니가 살면서 그동안 이웃들에게 배푼것을 자신들이 어려울때 도움받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과 착한 이웃들의 도움이 고마왔고, 이들을 이웃으로 두어 내가 행복했다.
제니가 예전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왔다.
오는 금요일 저녁을 제공했던 5명의 이웃들이 제니의 퇴원을 축하하며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제니까지 포함해 6명은 앞으로 그집에 어려운일이 있슴 서로 도와주기로 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미국땅에서 따뜻한 이웃간의 정이 남아있는 동네에 살고 있어 너무
좋다.
제니의 건강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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