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그랜드캐년 캠핑장에서 만난 이웃

앤드류 엄마 2012. 8. 23. 05:07

 

 

그랜드캐년 캠핑장에서 텐트 이웃으로 만난 최은아씨와 듬직한 두 아들들

 

 

 

이틀동안 하이킹을 마치고 돌아와 텐트에서 쉬고 있었을때

우리 맞은편 텐트의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얼핏보니 한국계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혹시나 하고 찾아가서 한국사람인지 물었더니 그렇단다.

그동안 텐트만 있고 사람들이 보이질 않더니

그 가족들은 우리보다 하루앞날 그랜드캐년에 도착해서는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던날

콜로라도 강으로 하이킹을 갔다 다음날 돌아왔는때 우린 그들이 간 그길로 하이킹을 떠나

서로 시간이 엇갈렸다. 우리가 하루 일찍 도착했거나, 그들이 하루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함께 하이킹을 했을텐데하는 생각에 엊갈린 하루가 아쉬웠다.

 

 

나야 남편이 원해서 그 험하고 힘든 하이킹을 했지만,

그녀는 아들 둘과 셋이서 왔기에 그 고생길을 왜 사서했나싶어 물었더니

여행 블로그를 즐겨 읽는데, 그곳에서 하이킹 사진과 글을 읽고 반해

이렇게 힘든줄 모르고 일을 벌였단다.

 

 

첫날 내려갈땐 문제가 없었는데, 둘쨋날 올라올때 새벽 일찍이 출발해서는

우리가 캠핑했던 인디언가든에 아침나절에 도착했는데, 더워지기 시작했는데다

너무 피곤해 그곳에서 해질무렵까지 쉬다 겨우겨우 올라와 운좋게 마지막 순회버스를 탔다고.

그들이 인디언 가든에서 쉬고있을때 피곤에 절인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레인즈가 걱정이 되던지

몇번이나 와서는 괜찮은지 물었다고.

 

 

너무 너무 힘들었기에 아들들이 아니었슴 끝까지 못왔을거라고 했다.

이들이 어렸을땐 자기가 보호자였는데, 이젠 아들들이 자신의 보호자라고.

이제 15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무거운 등산가방을 짊어지고 동생을 다독이고,

엄마를 챙겨 올라온 큰아이가 참으로 장해보였다.

 

은아씨는 그랜드캐년에 오기전에 블로그에서 미리 공부를 많이해

새벽 4시에 출발해 한더위를 피했고, 휴식도 계곡물도 깨끗하고

주변에 넓은 바위가 있어 휴식하기 좋았던 곳에서 휴식을 했다.  

나도 남편만 믿지 말고 블로그에서 공부를 했었어야 했는데...

결혼전 난 친구들과 여행갈때 여행계획과 예산등을 내가 다 계획했었는데,

결혼후에 남편만 따라다니다가 놓친것들 때문에 아쉬운적이 한두번이

아니면서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또다시 반복했으니 참.

 

최은아씨도 우리도 다음날 다음 목적지로 떠날 예정이라

마지막 날 석양을 보러 갈때, 우리집 세남자는 피곤하다며 텐트에서 쉰다고 해

그들과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함께 하고싶어서 염치없이 동행했다.

덕분에 위치 좋은곳에서 멋진 석양을 볼수 있었고, 오랫만에 수다도 즐겼다.

 

로스엔젤스에 사는 은아씨는 이번에 친구가족과 함께 여행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그 친구가 갑짜기 일이 생겨 어쩔까 고민하다 강행했단다.  

그래도 그렇지 로스엔젤스에서 그랜드캐년까진 약 790 키로메타나 되는데 ...

난 운전을 못해 3시간 거리도 자신이 없는데,

아들들 데리고 혼자 그 먼길을 운전해 다니는 은아씨가 부럽다 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지난해 여름엔 그 험난한 요세미티에 다녀왔고,

이번엔 그랜드캐년을 걸쳐 마모넌트와 아치 국립공원,

이렇게 서부 3대 명소를 다닐 예정이었다.

그리고 내년엔 엘로스톤과 글레시어 국립공원을 계획중이라고.

여행 블로그들을 즐겨 읽어서 그런지 미국 명소만 찾아다시는것 같다.

 

가끔씩 여행 블로그를 읽고 있지만 본인은 블로그를 하지 않는다고.

블로그하면 좋은점에 대해 설명드리고 꼭 블로그 하라고 했더니

평범하기에 별로 쓸것이 없단다.

 

용기가 없어 혼자 여행다니는것을 꿈도 못꾸는 미국땅에 사는 수많은 한국 여자들에겐

두 아들들과함께 그 먼길을 직접 운전해 여행다니는 최은아씨를 알게되면

많은 용기를 줄수 있기에 꼭 블로그를 시작해 

앞으로 가끔씩 블로그에서 꼭 뵙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아들들이 운전할 나이쯤에 셋이서 미대륙 횡단여행도 하고,

가는 길에 있는 우리집에서 재회하게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