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스러웠던 하버 목사님의 장례식

앤드류 엄마 2012. 9. 25. 04:28

 

 

 

장례식 프로그램

 

우리교회 교인으로 반세기 (1947 - 1999) 를 넘게 

우리시 인근 Joliet 에 위치한 크리스찬 유스 센타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하신 Harv 목사님의 장례식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다.

* CYC (크리스챤 유스센타) 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년내내 각종 청소년 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여름 방학동안 데이캠프와 청소년 여름캠프를 운영한다.

 

난 6년전 교회 소풍날, Harv 목사님과 사모님과 함께 빈백 게임하면서

한차례 이야기를 나누고, 일요일 예배에서 뵐때마다 인사드린 정도로 

목사님과 개인적으로 크게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목사님과 사모님께선 참으로 인자하신분이라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예를 표하고 싶었다.

 

한지역에서 반세기동안 크리스챤 청소년 프로그램을 담당하셨으니

예상대로 많은 분들이 참석해 그 넓은 강당을 메웠다.

 몇십년전에 CYC 에서 청소년기를 보낸사람들이 

부인과 자녀들을 동반해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목사님은 CYC 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아버지이고, 멘토이고, 선배였을뿐만 아니라 배우자를 만나게해준

특별한 분이시기도 했다.

 

장례식은 CYC 에서 목사님과 함께 청소년기를 보낸분들이

목사님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중간중간에 목사님이 평소에 좋아하셨던 성가를 함께 부르는것으로 진행되었는데,

목사님이 이곳에서 (장례식을 CYC 강당에서했다) 너무 오래 일을 하셔서  

특별한 추억이 있었던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 사람들에게 다 기회를 주었다간 장례식이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기에

몇사람들만 허락해서 미안하다며 장례식을 진행하신

목사님의 제자이신 Lindstrom 목사님께서 양해를 구하기까지 했다.

 

무대에서 목사님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던 분들이

다들 원고없이 그냥 말슴하셨는데, 어찌나 말씀들을 잘 하시든지

 참석자들은 울다가 웃다가 했는데 다들 엉덩이에 뿔이 안났나 모르겠다.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져 흘낏 옆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CYC 출신인 내 옆옆자리에 앉은 중년 남자가 눈물을 줄줄흘리면서

웃고있어 내 가슴이 먹먹해졌다.

 

연사로 나오신 분이 돌아가시기 몇일전에 방문했을때

나 아직도 여기에 있다고 하셨다더니

돌아가시기 전날 방문했을땐 이제 가야겠다며 작별인사를 하시더라고.

사회를 보신 목사님 말씀처럼 목사님은 잘 사셨고, 가실때도 잘 가셨다.

 

목사님은 물질을 많이 가지지 않았지만,

평생 목사님이 좋아하시고, 의미있는 일을 훌륭히 잘 하셨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들을 만들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쳐

그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계실테니

목사님은 정말 즐겁고 의미있게 인생을 잘 사셨다.   

또한 사랑하는 이들과의 마지막 작별시간에도 

평화롭게 육신의 고통없이 가셨으니 목사님은  

천상병 시인의 "소풍"에서 처럼 천국에 가셔서 주님에게 

"소풍이 즐거웠습니다" 라고 말씀하실것 같다.  

 

역시 인생에 있어 가장 값진것은 사람인것 같다.

나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을 위해 살고 

 꽃보다 더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관옆에 목사님의 대형사진과 꽃바구니 하나뿐, 장례식장엔 그 흔한 화환도 없었지만

(꽃바구니나 조의금대신 희망하는 사람은 사회단체에 기금을 내라고 목사님이

관련된 8개의 단체 이름들이 있었다)

목사님이 베푼 사랑으로 그 넓은 강당이 넘쳤고,

참석하신분들이 다들 여지껏 참석한 장례식중 가장 아름다왔다고 하셨는데

정말 감동스럽고 아름다운 장례식이었다.

 

장례식 마치고, 묘지로 이동해 예배보고, 다시 장례식장으로 와서 우리 교인들이 준비한 점심을 먹는데,

참석자들이 워낙 많았기에 난 장례식만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 자원봉사자 구하는 안내메일이 와서

신청했더니 지원자가 많아 벌써 마감되었다고해 쿠키만 기증했다.  

 

Harvey Stewart Russell has dedicated his life to youth ministry. He founded the beginnings of the Christian Youth Center in 1947 and acted as its Director until 1999. Harv continues to offer guidance to the Center as Director Emeritus.

Harv Russell has been working with young people for over fifty years. He started a High School Bible Club in Joliet while a student at Moody Bible Institute in Chicago. That Hi-C Club became the Christian Youth Center (CYC). The center's facilities include over twenty acres of property and a half-million dollar meeting and recreation structure.

Today, thousands of young people pass through its doors annually, hundreds of Christian homes have been established, and scores of former "Centerites" are in full-time ministry.

 

2012. 9. 24. (월) 경란

 

추신 :  CYC 출신인 켈리는 멀리서 장례식에 참석한 옛 CYC 멤버들과 오랫만에 만나 

밤늦도록 목사님과 CYC 시절을 회고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