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한국으로 돌아가는 민지엄마에게

앤드류 엄마 2012. 6. 10. 20:30

 

 

 

큰딸 민지의 고등학교 졸업식날

(7년만에 얼굴보는데 민지엄마는 예전 그대로라

초등학생에서 참한 숙녀로 변한 민지만 옆에 없었다면 세월의 흔적을 느끼지 못했을것 같다) 

 

 

 

민지엄마가 작별 인사로 보내준 선물과 편지

(참으로 오랫만에 받아보는 귀한 편지라 읽어면서 울컥했다)

(편지쓴것 보면 글도 잘 쓰고, 미국에서 일반인들이 할수없는 귀한 경험들을 많이했기에 

블로그했으면 인기블로그로 떴을텐데 민지엄마가 블로그하지 않은것이 지금껏 안타깝다)

 

 

민지엄마에게,

 

2년 반동안이나 미국에 사는동안 한번도 만나지도 못했건만,

얼마후면 민지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간다니 참으로 허전합니다.

 

지난 2년반동안 우린 매일같이 통화하면서 서로의 생활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자녀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등 서로의 생각들을 포함해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기에 우린 우리가족들이나 오랜 친구들보다도 더 많이 

서로에 대해 알지 않나 싶습니다.

 

매일같이 그대가 전화를 하던, 내가 전화를 하던 통화하는것이 일상이

그대 떠나고 나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것 같습니다.

(저로선 여행중이라 천만다행인것 같습니다)

그대오기전에 겨우 외로움에 익숙해졌는데, 다시 난 말없이 지내는 일상에 익숙해지려면

맘고생 좀 할것 같습니다. (책임지세요.^^)

 

저처럼 유난히 사람좋아하던 그대가 미해사 교환교수로 부임하게된 남편을 따라

친구하나 없는 워싱턴디시 근교의 아나폴리스로 와서 예전에 내가 그랬던것 처럼

외로움에 힘들어 하는것을 보며 13시간 떨어진 거리가 원망스러웠고,

옆에 함께있어주지 못해 안타까왔습니다.

 

10여년전 우리가 한국에 살았을때 진해의 미해군 부대내 교회에서 몇년간 일요일에 함께 예배보고,

가끔씩 한국사람들과 함께든지 또 그대와 예진이 엄마와 함께 셋이서 몇번 만났을때

우린 둘다 사람을 좋아하니 금방 친구가 되었지만, 전 그때 가까운 친구와 지인들이 너무 많았고,

그대또한 진해에서 태어나고 자라 그곳에 친구가 많아 자주 만나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국으로 돌아올땐 작별인사드려야할 사람들이 너무많아 그대에겐 인사도 못했고,

미국와서야 한참뒤에 전화를 드렸죠.

또 한국을 가더라도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아 만날수없었기에 일부러 전화도 않했습니다.

그래 그대에게 늘 어떤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 이사가면 인연끝내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대가 워싱턴 근교로 왔다며 전화해 주어서 참으로 반가왔습니다.

(제가 그대에게 우리집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고, 또 그대가 그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던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제가 미국와서 친정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메일로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는데도

 저희집 전화번호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더군요).

 

항상 어려운사람들에게 먼저 손내밀고, 또 주위사

 

 

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사람들을 모으고, 

그 사람들을 위해 앞장섰던 분이라 벌써 한국에선 그대 오기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대가 떠난후 아나폴리스의 한국사람들은 뒤늦게 그대의 빈자리를 절감하며 그대 진가를

발견하곤 많이 아쉬워하게 될것 같습니다.

그동안 교회를 위해 봉사를 많이 하셨는데, 송별회도 없이 그냥 가셨으면 제가 많이 속상했을텐데,

떠나시기전에 줌마들과 작별여행이나마 여행을 가셔서 즐거운 시간보내 제가 다 행복했습니다.

 

지난 2년반동안 미국에서 보낸 시간들이 민지네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게되길 기원드리며,

민지와 수진이가 이곳에서 학교생활 잘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것 축하드리며,

강산이 변하기전에 얼굴보게 되길 희망해봅니다.

 

한국가시면 그동안 못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또 새집으로 이사하셨으니 집 정리하시느라 정신없이 바쁘시겠지만,

가끔씩은 제 생각도 좀 해주시고,

한국에서 그대 재능을 맘껏 펼치시길 기원드리며,

전 그대의 영원한 치어리더가 되어 드릴께요.

주신 책과 스카프 잘 읽고, 잘 사용하겠습니다.

그때마다 생각할께요.

 

다음번에 미국올땐 꼭 저희집에 오시길 바라며,

그리운 한국으로 한달음에 달려 가시길...

 

2012.  6.  13. (수)  여행지에서 경란드림.

 

추신 :  여행 떠나기전날 글로 작별인사하려고 했는데, 여행 준비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걸렸고,

밤샘하려고 했는데,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거실 소파에서 잠깐 눈붙인다는것이

추워서 일어났더니 새벽이더군요.  이불도 덮지 않고 잤기에 여행가서 아플까 걱정했었습니다.

사진을 미리 올려놓아서 천만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