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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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들

파티같은 장례식 (탐의 메모리얼 서비스)

앤드류 엄마 2012. 5. 18. 06:10

 

탐의 메모리얼 서비스 (관이 없고, 묘지에 가는것만 빼고 행사가 장례식과 같았다)

미국은 장례식전날 하는 공식 문상때와 장례식때

고인의 어린시절부터 가장 최근사진까지 대표사진들을 전시하고,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 난 최초의 사진이 초등3학년때 (할아버지 회갑때) 가족,친척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이고

그 이후가 중학교때 소풍가서 찍은 흑백사진인데 촌티가 철철넘치기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장례식에 참석했을때 내 장례식때 장식될 사진이 걱정 되었다. 

다음에 시간날때 미리 정리 해 두던지, 스무살 이후 사진들만 전시하라고 해야겠다. 

 

 설명을 곁들여 스크랩으로 만들었다. (고인 탐과 미망인 진저) 

 

점심을 케이트링했을뿐만 아니라 와인을 돌려 식기도후 미망인이 건배를 제의했다.

아일랜드 인들은 장례식때도 이렇게 와인으로 건배를 하고 파티처럼 한다고

 

 

지난 토요일 (5월  12일) 탐의 메모리얼 서비스가 있었다.

(탐과 부인 진저는 시카고 인근에 살다가 몇년전 은퇴한후 플로리다로 이사를 가

플로리다에서 장례식을 치루고, 지인들을 위해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메모리얼 서비스를 따로했다) 

  

탐의 부인인 진저가족들은 그녀가 어릴때부터 여름이면 시댁근처로 휴가를 왔고

시어머니가 진저를 보모처럼 돌봐준 인연으로 그들 부부는 시댁가족들과 친구처럼 지냈는데

(사교성 없는 남편만 제외하고, 남편은 그때까지 진저가 시어머니와 친척인줄로 알고있었다).

난 시댁과 시누집에서 그들 부부를 몇번 만났다.

 

탐은 작은회사를 소유하고 있었기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시댁과 많이 차이가 났지만,

그들 부부는 소탈해서 지난해 시댁 친인척들 모임에 참석했을때

거처와 음식이 좋지않은 시댁에서 몇일간 함께 지내기도했다.

(시어머니는 지하실이 있는 2층집에 혼자사시는데 대공황을 겪어선지 버리는것을 싫어해 

모아둔 물건들이 집을 점령해 공간이 없고,

음식은 기한이 한참 넘은것들이 대부분이라 우리가 먹을것을 준비해간다).

 

난 그때 그들 부부는 부자면서 호텔에 체류하지 왜 불편한 시댁에 있나 생각했는데,

사람들과 같이 있고싶어서 시댁에 있었던것 같다. (호텔이 시댁에서 많이 떨어져있기도하고)

아무튼 탐은 어린아이처럼 천진한면이 있었고, 집주인 아들도 하지 않는 주방일을 거들기도했다.

기념식에서 목사님이 탐에 대해 말씀하실때도

탐이 주방에서 일하는것을 좋아해 부부가 교회 주방봉사를 많이 했고.

뉴올리언즈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을때도 부부가 자원봉사자들 식사당번을 했다고 알려주셨다.

 

지난해 시댁에서 탐을 만났을때도 사고후유증으로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질 못했는데, 돌아가시기 6개월동안 수술을 몇차례나 했다고.

향년 70세로 조금 일찍 하늘나라로 갔으니 아쉬울법도 한데,

말년에 건강때문에 고생을 많이했고, 그동안 부부가 좋아하는 여행도 많이하고 잘살아서인지

진저는 더 좋은 곳에 갔다며 내내 밝았고,

탐의 자녀들 또한 밝은얼굴로 손님들에게 추가 와인을 권하고,

식후엔 오랫만에 친구들과 웃으면서 몇번씩 다른 포즈로 기념촬영을 해 

음악과 댄스만 없다뿐이지 결혼식 피로연 같았다.

 

탐은 우리아버지와 같은해 태어나 한해 더 사셨는데

두사람이 자란 환경과 살아온 환경은 천지차이고

두 나라의 관습차이로 장례식분위기와 미망인들의 태도 또한 엄청나게 달랐기에 

아버지와 엄마생각에 약간 우울해졌다.    

 

다음날 옆집 베벌리를 만나 전날 메모리얼 서비스에 대해 말했더니  

 

아일리쉬들은 장례식때 고인이 좋은곳에 간것을 축하하며 

와인을 돌리고 음식을 먹으며 파티처럼 즐긴다며 탐과 진저가 아일리쉬인가보다고 했다

  

우린 탐과 진저와 그리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지만,  

시어머니가 시누부부와 함께 참석했고해 겸사겸사 (시누도 예전에 그 인근에 살았기에

하루전날 와서 호텔에서 묵어며 옛 이웃들을 만났다)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었는데, 비록 고인이 되었지만 탐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되었고,

진저에게 인사도 하고, 시어머니와 시누와 그 근처에 사는 남편의 8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참석하길 잘했던것 같다.

 

장례식과 메모리얼에 목사님과 고인의 가족또는 친구들이 고인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에, 아이들에게 좋은 산 교육이 될것 같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아이들에게 말했듯이

장례식에 가보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된다. 

 

장례식이나 메모리얼이 내내 슬픈것 보단 얼마간 고인을 위해 애도하고나서

오랫만에 만난 친척들과 친구들끼리 기분좋게 교재의 즐거움을 나눌수있어니 좋았다.

 

2012.  5. 17. (목)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