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로맨틱 아일랜드" 라는 한국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는 각기 다른 사유로 필리핀에 가서는, 보라카이섬에서 뜻밖의 사랑을 하게된
세 커플들의 이야기인데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중년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난 나를 돌아보게되었다.
영화의 세 커플중 유일한 부부인 이들은 부부가 함께 우유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게에 들어선 남편이 일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 갑짜기 해외여행가자고 생뚱맞은 제안을한다.
남편이 주식투자를 잘못해 거액을 잃은후라
부인은 자다가 왠 봉창뚜더리나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남편을 한번 처다보고선
하든일을 계속하면서 시컨둥하니 대답을 했고, 계속해서 대화가 이어지는동안
남편과 부인은 각자 일을하면서, 가끔씩 서로를 처다보곤했는데,
둘사람의 시선이 어긋나 일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서 말하곤했다.
이 부부가 대화하는 모습은 대부분의 한국 부부들의 평소 모습이고, 나도 그랬던것 같은데,
내가 미국물을 많이 먹어선지 영화를 통해보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생각지도 않았고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남편이 가자고 하는데).
이럴때 미국영화에서든지, 미국사람들은
남편과 아내는 하던일을 멈추고 서로의 눈을 보면서 대화를 나눈다.
미국은 아기때부터 눈맞추기부터 하고,
이야기할땐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는것이 에티켓이라
어릴때부터 훈련을 시키기에,
이야기할땐 항상 상대를 바라보면서 말을 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말할때 눈을 바라보지 않는 한국에서 5년을 살아
그것이 습관이 되어 이곳에 와서도 상대방의 특히 어른들의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
그래 학교측과 선생님들께 부가 설명을 해야했고, 습관이 되어 뒤늦게 고치려니 쉽지 않았다.
그리고 데이빗은 이야기할때 눈을 마주보지 않는것이 자폐의 일환이라 아직도 가끔씩 주의가 필요하고,
앤드류도 여전히 미국아이들처럼 눈을 보는것이 자연스럽지가 못한것 같다.
그러니 난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아이들과 이야기할땐 아이들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내가 일할때 아이들이 이야기하려하면 일을 멈추고 아이의 눈에 시선을 준다.
그런데 남편이 이야기를 할때면 난 영화에 나오는 부인처럼
일손을 멈추지 않고 일을 계속 하면서 가끔씩 남편을 처다보며 대답을 하곤했다.
평소 과묵한(^^) 남편이니 말을 해 봤자 십분도 안될테고,
내가 하는 일이 10분 늦어지면 큰일나는것도 아닌데.
그래 이 영화를 본 이후로 나는 스스로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남편이 이야기를 하면 내가 아이들에게 하던것 처럼 하던일을 멈추고 남편에게 시선을 준다.
말하기의 시작은 듣기에 있고,
상대가 잘 들어주면 이야기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기에
다른사람들의 말은 그렇게 잘 들어주면서, 소중한 남편에겐 여지껏 성의없이 들었으니
남편이 말이 없는것이 나에게 일부 책임이 있는것 같다.
생각해보니 남편이 예전보다 쬐금 말이 많아진것 같기도하다.ㅎㅎ
한국에선 부부나 가족끼리뿐만 아니라 일하면서 말을 하는것이 지극히 일상적인것인데,
생각해보니, 그것은 한국사람들이 모두들 너무 바빠서 인것 같다.
물론 일이 많고, 또 일이 급하면 말하는것이 방해될수있으니, 일하면서 이야기할수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을경우 짧은 대화라면 하던일 멈출수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것 같다.
예전엔 세계가 미국으로 통해 미국외 다른나라 사람들이 미국의 문화나 관습을 배워야했는데,
요즘은 글로벌시대고 고객이 왕이니, 미국도 외국고객들에게 좋은인상을 주기위해
학교에서 다른나라 문화와 관습을 가르치기에 동양사람들과 대화시
눈에 시선을 맞추지 않아도 공부한 사람들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기는 하지만,
눈에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하면 상대에게 집중을 하니 듣는사람은 말을 대충듣지않게되고,
말하는사람은 거짓말을 잘 못하는고, 또 상대에서 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기 쉬우니
한국도 이야기할때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슴 좋겠다.
2012. 2. 3. (금)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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