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새해에 찾아온 반가온 손님

앤드류 엄마 2010. 1. 8. 01:34

 

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Cathy 와 Linda 가 우리집을 방문했다.

이 넓은 미국땅에서 1시간 30분이면 먼거리도 아니고, 우리들 마음또한 늘상 지척에 있는데도,

대부분의 미국사람들보다 더 바쁜 내 친구들의 일상때문에 우리집 방문하는데 1년이나 걸렸다.

Cathy 와 Linda 는 9년전 Oregon, IL 에 1년간 살때 만난 이웃친구들이다. 처음엔 인구 3천명되는 시골인데 집을

타운에서 떨어진 곳에 집을 얻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살다보니 이웃들이 한국의

시골처럼 정이 많고, 내가 혹 향수병 걸릴까봐 염려해주고 보살펴 주어 미국와 처음으로 정이 든 동네다.

Cathy 네는 우리집 뒷마당과 Cathy 네 뒷마당이 연결되어 있었는데다, 남편이 Cathy 남편

업무지원차 왔기에 처음으로 만난이웃이다. Cathy 는 간호사였는데, 아이들 낳고나서

토요일만 이웃의 우유트럭을 운전하고, 일요일엔 성당에서 피아노 반주를 한다.

둘째낳고 시어머니는 시아버지가 병환중이라 이틀머물고 가셨기에 혼자알아서 해야했는데,

11월말이라 추운데 앤드류녀석은 눈만뜨면 밖에 나가려하고 난 찬바람맞으면 안되니
녀석땜에 힘들었는데, Cathy 가 앤드류를 자기집에 데리고 가서 돌봐주었다.

빵과 쿠키가 전문인 그녀는 가끔씩 맛있는 쿠키와 빵을 만들어 주었고, 만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인데도 돈이든 뭐든 필요한것 있음 도와줄테니 언제든지 이야기하라고 해서

얼마나 감사하고 든든했는지. 둘째낳고부턴 외출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Cathy 가 가끔씩

바깥 나들이를 시켜주었다. 그때마다 앤드류를 맡아주었기에 즐거운 외출이 되었다.

피아노뿐만 아니라 기타까지 잘치는 친구는 어느날 저녁 뒷뜰에 모닥불피워 메시멜로

바베큐와 멋진 기타연주와 함께 아름다움 노래로 평생잊지못할 추억까지 만들어주었다.

두언니가 수녀님이라는 그녀는 정말 천사다.

Linda 는 Cathy 가 자기친구라며 Linda 막내와 앤드류가 같은또래라 나랑 친구하면되겠다고 소개시켜주었다.

Linda 도 6,4,2세되는 아이가 셋이라 전업주부로 있었는데, 앤드류녀석이 눈만뜨면 신발신고 Linda 네 집에 가려고 나섰고,

Linda 도 언제든지 자기집에 놀러오라고 해 주중엔 출근하다시피 했다. Linda 는 내가 가족이랑 친구떠나 낯선땅까지

온것을 엄청 대단한것처럼 생각하기에 나처럼 용감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며, 나보고 책내란다.

나한테 대단한 Love story 가 있는것도 아닌데. 남편이랑 속상한일 있을땐 Linda 한테 남편

험담도하고, 남편이랑 내가 자란환경이 너무달라 내가 미국남자에 대해 몰라서 그런가싶어 자문을 구할땐,

Linda 가 그랬지 자기랑 남편은 결혼전 7년이나 연애하고, 결혼한지 7년이나

되었데도 여전히 다툰다면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갈등이 있는거라며 날 위로해 주었다. Linda 남편은 장거리출장갈때마다 아이들을 친정과 시댁에 맡기고

Linda 랑 동행해 여행처럼 갔다오고, Linda 생일때도 멀리사는 동생네 다녀오게 비행기티켓과 휴가를 선물해

참 부러워했는데,우리가 이사가고 1년뒤 들은 충격적인 소식은 Linda 남편한테 오전부터 여자친구가 있었단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된 Linda 는 남편에게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남편은 그냥 친구라면서 그 여자랑 관계를
단절시킬 의향이 없으며 그냥 잠시 별거하기를 원했는데, Linda 는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그 당시 9, 7, 5세되는 어린아이들과 Linda 는 전업주부로 있었기에 난 당장문제가되는 생활의 어려움과

아직도 남편을 사랑한다는 Linda 에게 다음에 남편이 너한테 미안해서 더 잘할수도 있을거라며,

그냥 별거하라고 했는데, Linda 는 고민끝에 이혼을 택했다. 이혼법정까지가서 2년만에 법적으로 이혼 되었다.

남편은 이혼말나오고부터 곧장 은행개좌를 닫아 그동안 돈걱정않하고 지내던 친구는 사회보호대상자혜택을 받아야했다.

그리고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화했더니 친구는 심한 독감을 앓고 있었다.

그래 1시 40분 거리에 있는 친정은 고사하고 아이들 선물도 못샀다고.

당장 달려가서 도와주지 못하는 내 현실 (난 당시 운전미숙이었고, 시누네 가야했다)

친구땜에 가슴이 너무 아파 눈물만 쏟아야했다. Linda평생 최악의크리스마스이리라.

그리고도 내가 알고 모르는 어려움을 더 겪고 조금씩조금씩 진전하는 삶을 사는 Linda 에게

난 찬사를 보낸다. 이제 네 힘든생활들은 다 과거이고 미래는 오늘보다 조금씩 나을거라며 격려해주고,

너처럼 용감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며, 내가 너였슴 배신감땜에 얼굴보기도
싫게지만 당장의 생활고에 굴복해 남편과 함께 살았을거라고 고백했는데, 친구는 여전히
내가 자기보다 훨씬 용감하다고 우긴다. 이런 Linda 가 자기 아이들한텐 마음이 얼마나
여린지, 아이들이 천식이 있어 애완동물들이 좋지 않은데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너무 오랫동안 같이 살았기에 어쩔수없다며 강아지에 고양이까지 키웠는데, 강아지가
오래되어 자연사해서 다행이라 했더니, 한달도 안되어서 강아지를 두마리나샀다.
아이들 성화땜에 어쩔수 없다며. 그래 내가 Linda에게 내 초보엄마 시절 경험했던 사건을
들려주면서 엄마는 강해야 할땐 강해야 한다고 했더니 맞는 말이지만 어쩔수 없단다.
나도 그런 경험이 없었으면 Linda 같았을까? 첫아이가 3개월때였나 아이가 몇일째 보채길래 열도 없는데

왜 이럴까 싶었는데, 남편이 몸전체를 확인하더니 설사땜에 항문이 빨갛게 되어
있었다. 그래 의사한테 문의했더니 의사처방이 일딴 모유를 끊고 콩분유를 먹이라고 했는데,
녀석이 젖병을 한사코 거부하며 너무 애절하게 울어, 꼭 저러다 죽을까봐 걱정까지 되었기에,

수유를 했더니 곧장 설사를 했다. 그래 아무리 아기가 울어도 독을주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남편은 나보다 이성적이니 젖병거부하면 주지 않고 울려서 재우기를 반복
했더니 녀석이 마침내 항복했고, 5일만에 수유를 다시 할수 있었다.

그때 깨닫은것은 엄마는 때론 독하고 강해야하는다는 것과 남편없이 아이들을 잘키운 엄마가 가장 존경스러웠다.

현재 Linda 아이들은 15, 13, 11세가되었고, Linda 는 아이들학교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여름방학땐 또다른일을 하고, 토요일엔 격주로 지역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와중에 대학원에

진학해 주 2회 퇴근후 학교에 다니면서 세아이의 방과후의 각종 프로그램 뒷바라지까지 한다.

슈퍼우먼같은 내친구에게 존경을 보내며, 항상 주님께 친구의 건강과함께 돈과 시간이 충분하진 못하더라도

부족하지 않게해 주십사 기도드린다.

두사람외 가까이 지냈고 여전히 연락하고 있는 George 할아버지와 Paulette 할머니 그리고 Tom 과 Joanne부부가 있다.

옆집에 사시는 George 할아버지와 Paulette 할머니네는 할아버지가시카코경찰에 근무하시다 은퇴하시고

이곳으로 이사오셨다는데, 두분다 풍체만큼이나 넉넉하시고, 우리아이들에겐 친.외조부모를 대신해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주셨다. 잔듸깎고 계시면 앤드류가 타고싶어 처다보면 깎다 말고

앤드류태워서 한바퀴해주시고, 만날때마다 아이한테 꼭 쿠키랑 간식을 주신다. 친손자들만큼씩이나

우리아이들을 예쁘해주셨고, 파티플랜너였다는 Paulette 할머니는 두딸과함께 연말에 멋진 크리스마스파티를

준비해 이웃들을 초대해 주었다. 우리가 이사가서도 한국가기전까지초대해주셨다.

미혼인 두딸은 얼마나 효녀인지 미국사람도 부모한테 저렇게 잘하는 사람이 있슴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곳에 이사오고 인사차 방문했을땐 괜찮았는데, 그래 꼭 다음에 우리집에 오시라고 했을때,

다음에 시간나면 오시겠다더니 예전에 유방암수술을 받은 할머니 건강이 악화되어 계속 시카코병원에 왔다 갔다

하시느라 여유가 없으시다고. 다음에 우리가 다시 Oregon 을 방문해야지 뵐수 있을것 같다.

Tom 과 Joanne 부부는 현재 플로리라에서 살고 있는데, 부시가든과 1시간 거리고,

디지니월드랑 2시간거리니 꼭 놀러오라고 해, 다음에 방문할 예정이다.

그 부부는 소설에서 나오는 사람들같아 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총각이 13살이나 연상이고 자기보다 13살어린 딸을 둔 기혼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할수 있을까하는

그당시 한국적 사고에서. 우리가 만났을때 그집가족구성원의 나이는 그들부부의 4세아들, Joanne 의 20세 딸,

Tom 33, Joanne 46 세 였다. Tom 은 너무도 가정적인 남편이고 아빠여서 출근했다가 날씨가 너무좋든지,

눈이오든지 하면 아들이랑 놀려고 오후 휴가내어 아들이랑 놀아주고, 손재주가 많아 못하는 일이 없으며,

부부사이도 얼마나다정한지. Joanne 이 많이도 부러웠다.

그당시 Oregon 엔 내가 닮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다 있었다. 부부사인 Tom 과 Joanne 같았으면 좋겠고,

우리아인 Cathy 아이들 처럼 자랐으면 했고, 노후엔 George 할아버지와 Paulette 할머니처럼 오순도순 살고 싶었다.

그곳에서 비록 1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참으로 정이 많이 든 동네다. 둘째낳고 이웃들이 Baby Shower Party 를 해

주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이 사람들은 아무리 오랫만에 만나더라도 전혀 낯설지 않을것 같고, 언제든지 만나면

즐거운 사람들이라 그곳에 살게되어 얼마나감사한지.

Cathy 와 Linda 는 나랑 좀더 오랜시간을 보내기위해 6시에 일어나 아침먹고, 7시에 출발했단다.

그동안 전화통화를 열심히 했지만, 그래도 밀린 이야기들이 많아 왠종일 수다떨고, 날씨가 너무좋아 Trail 에 자전거타고,

Cathy 가 내가 좋아하는 김종환씨의 “사랑을 위하여” 를 반주해 주어서 더 많이 행복했다. 내가 노래를 잘 불렀으면

반주에 맞추 노래도 불렀을텐데… 내 옛친구들이 온다니까 Judy 가 꼭 만나고 싶다고 해 불렀더니 내친구는

곧 자기친구라면서 꼭 예전부터 친했던 것처럼 스스럼없이 친구가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국사람들의 이런점이 난 좋다)

두사람이 가장좋아하는 잡채와 Oregon 에서 선보인적이 없던 갈비를 점심으로 만들었는데,

Judy 가 잡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을 보고 잡채가 얼마나 맛있는데라며 자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잡채라고하니

Judy 는 갈비가 더 맛있단다. Judy 가 김치랑 함께 먹어면 더 맛있겠다며 김치도 가져오라고 해 김치를 선보였더니

배추김치는 너무 맵고, 무우김치가 맛있다고 해, 남편한테 냄새신경쓸일없는 Linda 에게 무우김치를 싸주었다.

Judy 는 옛친구들이 참좋은 사람들이라고 했고, 옛친구들은 내가 좋은 이웃친구와 좋은 곳에 살고 있어

자기들이 행복하다고 했다. (Eva 는 근무하는 날이라 많이 아쉬워해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옛시구가 떠오르면서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다음엔 Judy 랑 함께 Oregon 에 놀러가고, 그 다음엔 시카코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언제쯤, 그리고 아이들 다키우고 프랑스 파리에 가자고 했는데, 언제쯤 가능할런지? 그래도 이런꿈이 있어 난 행복하다.

인생에 있었어 가장 소중한것은 가족과 건강, 그리고 좋은친구들이라 생각하기에 난 소중한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않을것이고,

사는동안 소중한것을 지키기위해 정성을 들일것이다. 그리고 가끔씩 그들에게 내 사랑을 전하는일에도

게으럼을 피우지않을것이다. Love is a verb 라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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