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이 사소한게 미국생활 26년만에 처음이라니

앤드류 엄마 2025. 10. 25. 21:50

어제저녁 우리 교회에서

작은 음악회가 있었다. 

 

데이비드와 함께 갔더니 

먼저 와서 나란히 앉아있던

 교회친구 샌디와 죠이리가 

  자신들 옆자리에 앉으라고 불렀다. 

 

죠이리는 지난달 공원에서 있었던 

콘서트에서 만나고 처음이었기에

짧은 안부를 나누었다.

 

그리곤 제니퍼도 곧 도착하는데, 

이 콘서트 마치고 

셋이서 술 한잔 하러 갈 건데

함께 가겠냐고 물었다.

너 술 못 마시면

콜라나 커피 마셔도 된다고. 

 

듣던 중 반가운 소리.

내가 좋아하는 술자리에 가서 

달아서 싫어하는 콜라나 

디카페인이라도 커피 마시면 안 되지.

그런데 내가 술 마신 지 너무 오래되어서

한잔이라도 마시면 약간 취하기에

운전이 걱정된다고 했더니 

샌디가 태워주겠다고.

 

생각해 보니 미국생활 26년 만에 

  여자들끼리 밤에 맥주 한잔은 처음이었다. 

  저녁 먹으면서 와인이나 마가리타

한잔씩은 몇 번 있지만.

 

 

 역사적인 밤.ㅎㅎ

남편이 집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네.

셋다 남편이 집에 있었음 

남편이랑 함께 음악회에 왔을 거고, 

혼자 왔어도 집에 일찍 들어가느라  

이런 시간을 생각했을런지?

 

샌디는 남편 마크가 위신콘신주에 장기 파견 중이라

 주말부부이고

조이리는 싱글맘이고, 제니퍼는 진행 중인 듯.

 

조이리와 샌디는 내 친구들이고, 

제니퍼는 아주 예전에 같은 스몰그룹에서 만났지만  

개인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넷이 만나서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로 

멋진 여행을 다녀온 샌디의 여행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물리치료사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니퍼의 최근 근황과

모두의 공통 화제인 메디케어와 의료보험 

그리고 배우자의 소셜스큐어리티 혜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처럼 세 친구도 여행을 좋아해

페이스북에서 페친들의 여행 포스팅을

즐긴다고. 

 

제니퍼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아스퍼거가 있는 학생이

평소에 약간 폭력적인 면이 있는데

며칠 전에 그 학생으로부터

 예상치 못했던 돌발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자기 학생으로부터 그런 일을 당한후

혼자 해결하지 못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한것이  

자괴감이 들었는 데다 

사고발생 후 자기 위 디렉터의 부당한 말에 화가 나

점심시간 내내 한 시간을 울었다고. 

 

그리고 그날 일로 

다음날 아침에 두통이 있었어

출근하지 않으려다 

책임감에 출근을 했지만 조금 늦었다고.

그런데 하필 그날 자기 보스의 보스가

 자기 담당 학생들과 있더라고. 

  운이 나쁠 땐 나쁜 일이 연달아 온다더니.

남편과도 좋지 않은데. 

 

물리치료사는 석사까지 전공해야 하니

연봉이나 시급이 좋은 편이고, 

그녀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학교는 근무환경이 좀 더 편한 편이기에 

그런 고충이 있는 줄은 몰랐다. 

 

데이비드가 폭력적이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 데이비드에게 제니퍼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고,

네가 폭력적이지 않아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안주도 없이 맥주 4병만.

 

교회 음악회가 저녁 7시에 있었어

다들 저녁을 먹고 왔고, 

콘서트 마치고 사람들과 인사하고,

그곳에서 만났을 때 8시 40분이었다.

 9시 30분에 영업을 마치는 데다

제니퍼가 개 소변시킬 시간이라고

집에 먼저 가야 한다고 나서서 

  우리들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한국에서는 친구들과 이런 시간이 흔한 일인데,

미국에서 26년 만에 처음이라며 

내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주었으니  

 내가 계산하겠다고 했더니 

네가 처음이라니 더더욱 절대 안 된다고.

 

다들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니

나를 제외한 셋이 각자 카드를 꺼내 

함께 계산했다. 

 

맥주 4병 $20 + 팁 $4 

 카드 셋 각자 $8 씩 계산했다.

 

 

 

 

 

교회에서 있었던 음악회 

 

한국사람이나 미국사람이나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마음이 열리는 듯.  

 

다음엔 내가 빚을 갚을테니  

다음에 만나게되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 했다.

 

내가 시간이 많으면 다음에 우리 집에서 

식사하자고 했을 텐데,

시간이 없다 보니 이제 식사 초대가 망설여진다.

 식사 초대해야 할 분들이  

   몇년째 몇 팀이나 밀려 있기도 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오랜만이었기에 좋았다.

 

한국에선 카톡한통으로

언제든 가능한 시간인데,

노잼인 이 땅 사람들과 살다 보니 

 이런 사소한 시간들이 다 감사했다.

 

2025.  10.  25. 토요일 경란 

 

추신 :   사무실에 몇명이나 빠져서 일이 바빠

  화장실을 오후 3시 10분에 겨우 갔다.

   퇴근후 샘즈에 장보고, 바로 교회갔다가

  화장실 신호를 무시했다,

 음악회 마치고 8시 25분에 화장실 가면서

  걷기도 힘들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