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이 남편 생일이라
어제 토요일에 앤드류가 집에 왔다.
아들 아파트에서 한국슈퍼가 가깝기에
아들이 집에 올 때마다
어제처럼 장을 봐 온다.
어제 아들이 장 봐온 백을 보고선
저렇게나 많이 부탁하지 않았는데,
뭘 가져왔나? 했다.
전날 전화로 내게 필요한 것들을 물어서
쇼핑목록들을
문자로 보내주겠다고 하고,
네가 먹고 싶은 것들 재료를 사 오면
내가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엄마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오겠다며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물었다.
별생각 없이 멸치조림이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우리 집에서 한국슈퍼까지
운전해서 50분 가야 하니
그전까지 마지못해 5,6주에 한 번씩 갔는데,
가서는 쇼핑 리스트에서 빠진 것은 없나 해서
둘러오고 오게 되니 주말 반나절이 간다.
그래 아들이 장을 봐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 주말엔 밀린 집안일도 해야하고,
일요일엔 교회가야 되기에.
이번에 부탁했던 것들.
기특하게 부탁하지 않았던 약밥도 사 왔네.
먹고 저것만 남았다.
아들이 약밥 좋아하는 줄 알았으면 내가 만들어 주었을 텐데.
산 약밥 처음인데, 재료가 많이 부실했다.
장 봐 왔을 때 팁도 안 주고, 장 본 것도 받지 않는
아주 좋은 내 개인 쇼핑도우미라고 페이스북에
자랑(^^)하려고 사진 찍어려고 했더니
앤드류가 뭐 이런 것까지 사진 올리려 하냐며
장 봐온 것들을 냉장고에 넣어주었다.
쇼핑한 비용 주겠다고 해도 늘 괜찮다고.
멸치볶음을 왜 샀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엄마한테
멸치 뽁음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
건멸치가 너무 비싸더라고.ㅎㅎ
멸치조림 만든 것이 더 저렴해서 샀다고.
량이 적어서 가격이 적은것이지만
본인이 지불해야 하니 금액이 적은것으로 샀는듯.
사케는 미림대신 고기를 절이거나
고기 음식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사케는 세일을 할때가 많아 많이 저렴하기도.
저 기꼬만 식초는 유리병에 담긴 데다
브랜드를 믿기에 미국와서부터 계속 사용하고있다.
신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오이무침했을 때
저 식초가 떨어져 다른 식초를 사용했더니
식초맛이 너무 강해서 별로였다.
아들이 만들어온 닭고기 육수와 시금치 무침
(시금치는 먹고 저것만 남았다).
시금치도 적당히 잘 삶았고, 맛있었는데,
미각이 있는 앤드류는 참기름이 약간 부족한 것 같다고.
음식 만들 때마다 닭고기 남은 부위나 뼈
그리고 채소 꼬투리를 모아 육수를 만든다고.
나보다 더 살림꾼이네.
지난번에 만들어온 Shakshuka (이집트 음식)
아래 사진이 원래 완성품.
계란만 추가하면 되게
계란 빼고 많이 만들었다고.
대충 만들어서 아침에 몇끼를 사진처럼 먹었다.
아들 덕분에 생소한 메뉴를 경험했다.
그리고 사진이 없는 계란 장조림.
마약 계란이라고 해서 뭔가 했더니
계란 장조림을 만들어왔다.
주중에도 퇴근해 오면 바로 티샤츠부터 벗는다.
생일 주인공이니 주인공이 원하는 대로.
생일 당일엔 주인공과 데이비드와 나 셋이서
남편이 좋아하는 대구튀김에 감자구이와 샐러드,
그리고 키라임파이로 기념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외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어젠 네 식구가 닭강정과 감자구이와 샐러드에
남은 키라임 파이로 기념.
앤드류에게 싸주려고 제육볶음도 만들었다.
남편과 막내도 맛있는 제육볶음을 먹어면
상이 쪼끔 더 푸짐했을 텐데...
앤드류도 도와주긴 했지만
손 느린 내가
닭고기, 돼지고기 일일이 썰어서 만드느라
주방에서 서서 오래 있었더니
다리가 좀 아팠다.
일 마치고 앤드류가 20분 이상
내 발과 다리 마사지를 해 주어서
많이 풀렸다.
마사지할 땐 아팠는데...
아들에게서 발마사지를 받으며
옆에 있는 남편에게
가끔씩은 아들이 남편보다 낫다고
페이스북에 올리게
사진 좀 찍어달라고 했더니
남편이 무슨 심리인지
협조를 해 주질 않아
아쉽게도 사진으로 못 남겼다.
앤드류가 점점 더 스위트해지고 있네.
다시 공부만 하면 내가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은데...
녀석이 공부하라는 말 듣기 싫어하는 줄 아는데도
늦는 만큼 기회비용을 치르게 되고,
공부도 힘들게 되기에
만날 때마다 하게 된다.
연봉이 많은게 독이네.
자기 아파트로 돌아갈때
김치도 줄까 했더니
깍뚜기를 만들어 먹겠다고해
고추 가루를 주었다.
고추가루도 H Mart 에서
구입하겠다고 했지만
중국산 고추가루 먹지 말라며
우리 텃밭에서 키운 고추로 만든
고추가루를 주었다.
집에 가면서
음식 고맙다고 인사를 하길래
"한국사람들에게 음식과 돈은 사랑이야"라고
말해 주었다.
이 글을 적다 생각하니
앤드류가 집에 도착했을때
장봐주서 고맙다고 했고,
시금치 반찬 받았을때도
땡큐를 했고,
다리 맛사지 해주었을때
고맙다고 말을 했지만,
집에 갈때도 Love you 하고
다시 한번
네 사랑도 고마왔다고 했어야 했는데.
큰 아들이 점점 더 나를 생각해 주는 것 같고,
사랑하는 게 느껴져 감사하다.
모두들 즐거운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
2025. 10. 5. 일요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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