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결혼 30주년 기념일 때
남편에게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미리 말을 해 주었다.
내가 현금 선물을 좋아하니
결혼 기념일때 $100,
$200달러를 주었는데,
이번은 결혼 30주년 기념이니
선물로 $300 달러를 주면 고맙겠다고.
그동안 내가 모아둔 쌈짓돈을
지난번에 한국가서 빈털털이 하고와
다시 시작해야한다.
내가 선물로 현금을 좋아하는것은
필요한것은 내가 카드로 사면 되기도하고,
친정 조카와 친구 아이들의 결혼식이 이어지고,
내년에 여행도 갈 예정이라
나만의 돈이 필요했다.
남편은 친구도 없고,
미국은 결혼식에 꼭 와주었어면 하는
사람들에게만 결혼식에 초대를 하고,
초대를 받지 않으면
선물을 하지 않는다.
조카 결혼식때도
보통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처럼
축의금을 많이 하지 않으니
미국과 한국의 관습과 문화차이로
내 쌈짓돈이 필요하다.
미국에선 본인수입 통장을 따로 사용하는
부부들도 많지만,
우리부부는 국민연금과 비슷한 401K를 제외하곤
모든것이 공동명의이다.
그런데다 미국은 수입과 지출이 투명하기에
내 용돈과 기념일에 현금을 선물로 받아
그 돈들 모아서 사용하고있다.
나는 결혼 기념일 당일에
남편에게 카드와 남편이 좋아하는
페스타츄 2봉과 육포를 선물로 주었다.
늘 구입해 주는것이니
선물이라 하기가 그렇지만,
남편도 본인이 필요한것은
알아서 구입하니 선물할게 없었다.
그래 결혼기념일 당일과 식사했을 때
은근히 내 선물을 기대했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더니
정작 선물이 없었다.
남편에게 내 선물은? 했더니
난데없이 고추 건조기를 결혼기념일
선물로 하겠다며
어떤 것이 좋은지 찾고 있단다.
약간은 어이가 없었어
그런 것은 그냥 사면되는데,
무슨 선물이냐며
선물은 상대방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주는 게 최고의 선물인데,
내가 원하는 선물을 알면서
왜 그러세요? 했더니
남편이 웃으면서 당신에게 고추건조기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래 결혼기념일 선물로는 노땡큐라고 하고선
내가 ATM 가서 내가 내게 결혼기념일 선물로
300달러 찾아야겠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라고.

퇴근길에 ATM 가서 돈을 찾았다.
$300 달러 인출한다는 게
습관적으로 평소처럼 $200를 찾았다.
그래 다시 $100를 찾았다.
내 용돈으로 매월 $200 인출할 수 있는데,
지갑에서 현금 떨어지면 인출하다 보니
1년에 5-6번쯤 ATM에서 인출하는 듯.
예전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사용정지가 되었기도.
인출하면 100달러는 비상금 봉투에 넣기에
매달 인출해야지 하고선
시간이 어찌나 빨리가는지 매번 깜빡한다.
개인적인 지출 시에도 크레디트카드로 계산하니
현금 쓸 일이 많진 않은데
그래도 소소하게 현금이 쓰인다.

퇴근길에 결혼기념일 선물로 $300 인출하고 집에 오니
남편이 ATM 에서 200 달러 이상 인출이 되지 않더냐고 물었다.
내가 현금 인출하거나, 크레디트카드 사용하면
남편의 휴대폰으로 바로 통보가 간다.
그래 내가 습관적으로 200 달러를 인출해서
다시 100 달러 더 인출했다고 했더니 남편이 웃으면서
200 달러를 주었다. 카드도 없이.
그래 카드는 했더니,
카드 내용들 어차피 가짜란다.
그 정도 성의표시도 하기 싫다는건지?
난 가짜가 아니었는데...
결혼기념일 당일날이나 식사했을 때
카드와 함께 $500 주었음 내가 더 고마워했을 텐데...
무슨 심리인지?

결혼기념일 선물? 건조기

올해는 남편이 건강이 좋지 않아 모종을 늦게 또 적게 했는 데다
날씨 탓에 고추가 흉년이다.
그동안 수확한 게 사진 위가 전부인데 병든 부분이 많다.
잘라보면 안에 곰팡이가 피었을것 같다.
목마를 때 물 한 모금이 생명수이듯
인생에서도 타이밍이나 때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을 해 주었건만.
남편이 때에 맞게 선물을 주었더라면
남편의 선물이 더 고마왔을 텐데.
뒤늦게 선물을 준 남편이
안타까왔다.
내가 본인을 더 사랑하게 될까봐
부담스러웠나?
2025. 8. 15. 금요일 늦은밤에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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