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은 국가 공휴일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금요일에 휴교라
3일 연휴에 김치를 담아야 했다.
휴일인 금요일에 한국슈퍼가서 장 보고 오면
반나절이 다 가기도 하고,
목요일 근무지에서 H Mart가 집에서 보단
10분정도 가깝기도 해
6시 30분에 근무마치고 H Mart에 들렀다.
앤드류가 지난번에 집에 왔을 때
자기에게 말했으면 배추 사 왔을 거라고 했지만,
배추 한두 포기도 아니고,
한 박스를 구입해야 하니
배추 상태를 잘 확인해야 하는데
아들이 실수할까 봐 부탁하지 않았다.
다음에 앤드류와 함께 H Mart 가게 되면
배추 보는 법을 알려주고 부탁해야겠다.
앤드류가 집에 올 때마다 장보기를 부탁했지만,
집에 한 달에 한두 번 오니 내가 장 볼 것도 있었다.
미국 슈퍼에선 생선종류가 많지 않아
한국슈퍼에 가게 되면 미국슈퍼에서 팔지 않는
오징어나 고등어, 꽁치, 생태등을 구입하곤한다.
평소엔 손질된 포장 냉동 고등어를 구입하는데,
(어차피 집에 와서 냉동실에 보관할 거라)
그날 하필 고등어 50% 세일 중인 게 눈에 띄었다.
손질도 되지 않은 통째인 데다
냉동에서 해동된 상태라
다시 냉동할 수도 없는데,
50%가 눈에 박혀선 아무 생각 없이
싸다고 4마리나 구입했다.

50% 할인해 봤자 10달러 아낀 것이고,
손질된 냉동고등어와 비교해도 크게 싼 것도 아닌데,
50%에 씌인듯.
그날 H Mart 옆에 있는
코스트코에서 먼저 장을 보고
(코스트코는 8:30분에 문을 닫기에),
H Mart 갔다 오는 길에
그 두 곳에선 팔지 않는 버터밀크 등을 구입하러
또 다른 슈퍼 Meijer에 들러서 집에 오니
밤 10시 30분이나 되었다.
3곳에서 장 본 것 정리하니 11시쯤 되었는데,
고등어가 해동된 상태라 신경이 써였다.
냉장고에 그냥 넣어두려다
손질해서 구운뒤에 냉동실에 보관하기로했다.
내가 손이 느린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고등어 손질하면서
내가 미쳤지 미쳤어가 저절로 나왔다.
고등어 손질하는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내 멍청한 실수가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고등어가 커서 생선살이 너무 많았고,
해동되어서 그런지 생선살이 단단하지도 않아
맛도 별로 일것 같았다.
난 살이 적은 단단한 생선을 좋아하는데.
돈을 더 주거나 적게 먹더라고
맛있는 생선을 먹어야 하고,
우린 그럴 형편이 되는데,
생각이 없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절약했던 것이 몸에 베여서 그런 건가?
손질해서 카레가루와 밀가루 약간 입혀
모두 굽고 나니 거의 2시가 다 되었다.
내가 가장 부족하고, 필요한 것이 시간이라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으면 사고 싶은데
50% 세일에 혹해서
내 귀한 몇 시간을 10달러와 바꿨으니.
잠잘 시간이 없었어 수면부족인데,
잠도 못 자고 무슨 짓인지...
나이 탓인가?
50%세일에 혹해
고등어 4마리 산것을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배추값이 올랐는데, 량도 예전보다 적었다.
예전엔 배추 한 박스 김치 담으면
김치통 2개 채우고 조금 남았는데,
이번엔 각통에 75%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3일 연휴를 이틀 반은 주방에서 서서 다 보냈다.
부활절 덕분에 반나절이라도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 다행이다.
돈으로 시간을 사야 할 나이인데
여전히 돈 아끼느라 귀한 시간을 쓰고 있으니.
나이 든다고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니
현명하고 지혜로워 지도록 배우고,
사고하고, 한번 더 생각하도록 해야겠다.
2025. 4. 23. (수) 경란
'일상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질무렵 잔듸밭에서 다이아몬드 찾기 - 찾았을까? (0) | 2025.04.29 |
---|---|
자식이 상전이네 (11) | 2025.04.27 |
말을 흘려듣는 남편 - 군대처럼 복창시킬수고 없고 (20) | 2025.04.15 |
무명가수 이웃 덕분에 간 올해 첫 밤 마실 (16) | 2025.04.12 |
친구의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한 옆집 친구의70세 생일파티 (0) | 2025.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