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서 어두워지기 전에 트레일을 걸으려고
서둘러 나갔더니
트레일 가는 길목의 우리 동네 앞길에서
사람들이 잔디밭에서 뭘 하고 있었다.
궁금하기도 하고,
나도 거들어 주어야 하면 도움이 되려고
뭐 하냐고 물었더니 다이아 몬드를 찾고 있다고 했다.
잔디밭에 엎뜨려서 진지하게 뭔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농담은 아닌데, 어떻게 다이아몬드를 잔디밭에서 잃어버렸을까
갸웃둥했더니,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린 사람이 이야기하길,
개와 함께 산책 다녀오다그네가 자기 쪽으로 날아오자
펄쩍 뛰었고,
그때 개가 그녀 손을 쳐 결혼반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떨어졌다고.
다이아몬드 반지도 아니고
3부짜리 다이아몬드를
맑은 날 낮이었으면 햇볕에 다이아몬드가 반짝여 찾을 수도 있을 텐데,
저녁 7시 20분 해 질 녘이라 그런 행운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런데다 며칠 전에 비가 와 잔디가 폭신폭신해
찾으면서 발에 밟혀 작은 다이아몬드가
더 안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나도 합류했다.
기분에 내가 같았다.
처음부터 사람이 많았으면 촘촘히 옆으로 정렬해서
꼼꼼히 찾았으면 찾을 확률이 높은데,
처음엔 주인 혼자 찾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합류해 찾다 보니,
다이아몬드 주인이 알려준 반경에서
바닥에 엎뜨려서 손으로 바닥을 꼼꼼하게 더듬이며 찾았지만
이곳저곳을 찾느라 놓친 곳이 있는지
어두워지도록 찾지 못했다.
내가 합류한 후에도 지나가던 사람과
바로 옆에 사는 부부가 합류했다.
어두워져 휴대폰과 플래시 라이트로 밝혀서
찾았던 곳, 다시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해서 거의 포기하고,
나무에 안내문을 붙이고,
내일 낮에 다시 찾는 게 좋겠다며
마치려는 차에
누군가 큰소리로 "I found it" 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잃어버린 아이를
내가 8시 20분쯤에 찾았다.
문제의 그네 (파란색의 둥근 모양)
저 사진을 찍은 이후에도 세 사람이 합류했다.
저렇게 엎뜨려서 손바닥으로 짚으면서 확인했다.
다이아몬드 주인은 사진 같다고 했는데,
다이아몬드는 사진 오른쪽 편 그네와 나무 중간쯤 인도에서 조금 떨어진 잔디에서 찾았다.
나도 저곳을 손바닥으로 다지며 찾았보았는데 난 놓쳤다.
다시 찾은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를 찾으면서 주인이 미안해서인지
다이아몬드가 1 케럿쯤 되었으면 찾기 쉬웠을 텐데,
작아서 찾는 게 더 힘든 것 같다고 해 다들 웃었다.
나는 다들 모르는 사람들이라
다이아몬드 주인이 우리 동네 앞길에 사는 사람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녀의 이웃들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우리 동네에서 1키로쯤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이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우리 동네 사람들이었다.
다들 트레일이나 동네를 걷고 집으로 오든길에
그녀를 보고선 합류한 사람들이었는데,
나는 걸어서 가다 합류했기에
나보고 걷지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난 걷진 못했지만,
결혼반지 다이아몬드를 잃어버려 당혹해했던 주인에게
함께 찾아주던 이가 다이아몬드를 찾아주어서
걸었던 것 보다 기분은 더 좋았다.
한 사람, 두 사람이었슴 가능치 않았을텐데
사람들이 많이 합류해서 가능했다.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미국인들이 가장 힘든 자세로 1시간 이상
잃어버린 다이아몬드를 함께 찾은
좋은 사람들 속에 내가 있어 좋았고,
여러 사람들이 손을 보태니
어려운 것들도 해낼수 있는
현장을 경험해 기뻤다.
2025. 4. 28. (월)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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