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에 60세 생일을 맞았다.
이젠 한국에서도 환갑을 기념하지 않는데
미국은 30, 40, 50, 60, 70, 80, 90세 생일은
좀 더 특별히 기념하기도 하고 해
마침 토요일이니
그날 파티를 하면 딱 좋은데,
남편이 비상 근무중이라
일주일뒤 남편이 비상근무를 마칠예정이라
11월 16일 (토) 저녁에 이웃들을 초대해
파티를 하기로 했다.
파티는 하지만 생일 당일 토요일이고,
60세는 한국에서 특별한 생일임을
앤드류에게 설명해주고,
데이빗과 함께
뮤지컬을 함께 보고 저녁을 먹자고 했다.
그리고 또 일주일 뒤에 내 이웃들과 파티할 때 참석하고,
음식을 제공하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니
뮤지컬 보러갈때 내 친구이바도 초대하라고 했다.
이바가 내게 항상 잘해주니까
이바도 본인이 뮤지컬 보여주고 저녁 사겠다고.
그렇게 생각해 주니 기특해서 좋았다.
그런데 시카고에 공연장도 많은데
하필이면 그날 뮤지컬 공연이
"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 뿐이었다.
네 사람 모두 해리포트는 별로 보고싶지 않다며
기다렸다 다른 뮤지컬을 보자고.
그리고 앤드류가 그날 친구 결혼식이 있었는데
깜빡했다며 결혼식에 가야 한다고.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은령 씨가 시카고 인근에 사시는
시이모님이 돌아가셔서
내 생일 전날인 금요일 오후에 장례식이라
장례식에도 참석하고, 내 생일을 함께 축하해 주고
겸사겸사 시카고에 온다고 했다.
고인이 되신 시이모님께서 치매가 있어셨는데도
은령 씨를 특별히 사랑해서
본인의 자녀들도 많은데,
은령 씨만 기억을 하셨다.
몇 달 전에도 며칠 내 돌아가실 것 같다며
은령 씨를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뵈러 왔었다.
시이모님이 오랫동안 건강이 좋지않으셨고,
시카고 인근에 사시는 시부모님께서
벌써 플로리라에 있는 집으로 가셨어
본인들도 장례식에 참석지 않으니
은령 씨에게 굳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는데,
시부모님께 친구 60세 생일이라 시카고에 가는 김에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말씀드렸단다.
생일인 토요일
주인공인 내가 음식을 할 수도 없고 해
주말엔 레스토랑이 엄청 붐비지만,
앤드류가 나와 이바와 데비와 은령 씨를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생일기념으로 브런치를 먹을까 생각중이었는데,
이바가 자기 집으로 초대를 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옆집 데비와 젝과
이바의 옛 옆집인 메리와 브라이언도 함께 초대했다.
그런데 하필 남편이 생일 전날부터 아파서
출근을 못했다.
혹시나 코로나인가 걱정이 되어
이바네에 가야 하나 어쩌나 고민이 되었는데,
그렉이 코로나 아니니 가도 괜찮다고.
(은령 씨는 코로나 예방주사를 맞아서 괜찮고)
식중독인 것 같다고.
이바부부가 엄청 멋지게 브런치를 준비했다.
몇 가지 과일, 아침 케스롤 (이탈리안 소시지, 계란, 피망..),
팬케익, 잉글리시 머핀, 베이컨, 커피, 차,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감동, 감동!
그런데 하필 그날 오후에 시카고에서
내 휴대폰을 잃어버려 사진이 없다.
케이크는 메리가 구워왔다.
위 사진은 삼각대를 이용해 이바의 남편 릭이
본인 휴대폰으로 촬영해 겨우 한 장 남겼다.
시카고 가는 길에 이바와 참석자들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야 했는데.
은령씨가 왔으니 이바네에서 브런치를 먹고
은령 씨와 함께 시카고 가서
"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 뮤지컬을 볼 계획이었는데,
(데이비드가 우리와 함께 갔으면 티켓을 직접 구입해 주었을텐데
본인은 좋아하지 않아서 가지 않는 대신
생일선물로 두 사람 공연 티켓값을 주었다),
이바네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시간을 잘못 봐서는 약간 출발이 늦어
1시 공연을 놓쳤다.
은령 씨가 다음날 아침 7시에 출발해야 하고,
은령 씨도 그동안 계속 강행군을 했기에
밤 7시 공연은 무리일 것 같아 포기했다.
그날 시카고까지 운전도
은령 씨가 렌터카로 와서 직접 했다.
그런데 은령씨가 레스토랑에서
아침에 찍은 사진을 부탁해
사진을 보내주려고 보니
핸드백에 있어야 할 내 휴대폰이 없었다.
사용 후에 항상 핸드백에 넣어두는데...
레스토랑 오기 전에 갔던 곳들을
확인했지만 없었다.
내 휴대폰으로 전화도 해보고,
사례하겠다고 문자도 보냈지만 연락이 없었다.
아침에 찍은 사진이라도 보내주었으면.
Macy Walnut Room 은 벌써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 것 같았다.
오후에 하는 다른 공연도 괜찮은 것은 매진되어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은 시카고 강가를 걸었다.
비 소식이 없었는데 비가 오락가락했고,
바람도 불어 한낮은 아직도 더운 달라스에서 온
은령 씨가 추운 듯했다.
남편이 아픈데 괜찮다고 했다고
또 코로나일까봐 조심하느라
아침부터 남편혼자 집에 두고,
이바네에서 내 생일 기념을 하고,
또 시카고에 온게 쬐끔 마음에 걸렸는데,
내 부주의로 늦어서 공연도 놓치고,
휴대폰도 잃어버리고 나니
나 스스로 실망스러워 힘이 빠졌다.
괜찮을것 같은 남편은 3일째 계속 아프고,
(약간의 두통에 어지럽고, 속이 좋지 않다고),
쬐끔씩 좋아지고 있다고.
남편이 하루빨리 좋아졌으면.
나도 하루빨리 털어버리고 기분전환을 해야겠다.
2024. 11. 19. (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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