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시어머님의 97세 생신이셨는데,
마침 토요일이라 제 날짜에 생신파티를 할 수 있었어 좋았다.
시어머님이 거동이 불편하시니
시어머님이 계신 곳에서 생신파티를 하기로 했다.
시어머님에게 생신파티때
어떤 음식이 드시고 싶어시냐고 여쭈었더니
피자 드신 지가 오래되어 피자가 드시고 싶으시다고.
(피자가 짜서 노인분들에게 좋지 않아서 메뉴에서 뺀 듯)
그 외 샐러드와 디저트나 과일 등은 어떤 것을
좋아하시냐고 여쭈었더니
생일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된다고.
연세가 드시니 많이 드시지 못하신다.
시어머님에게 파티에 그곳에 계신 분들도
초대하시라고 내가 권했는데도
그 사람들도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다며
당신도 초대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어머님이 먼저 초대하시라고 권했지만,
완강하셔서 안타까왔다.
그런데 매일 식사를 함께 하는 짝꿍을
초대하셔서 반가웠다.
당신의 직계 가족들 외 이종 질녀들을 비롯해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해
시어머님 포함해 15명쯤 참석했다.
두 시누가 격주로 시어머님을 모시고,
본인들의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보기에
생일 파티 피자는 우리가 사겠으니
둘째 시누에게 피자 주문을 맡겼다.
그런데 명색이 시어머님의 97세 생신파티고,
참석한 사람들도 많으니
내가 과일과 다른 디저트를 더 준비할 생각이었다.
시누들은 그전에 내가 시어머님의 생신 때
시어머님의 교회에서
교회 분들과 함께 파티를 해 드릴 때도
"네가 한다고 했으니 네가 하라"는 식으로
과일이나 디저트를 가져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전날 금요일에 빈집상태인 시댁에
남편 물건들 챙기고, 정리하러 갔다
시댁에서 시어머님이 계신 곳으로 바로 가느라
과일과 디저트를 준비하지 못했다.
우리 집에서 시댁까지 9시간,
시댁에서 시어머님 계신 곳까지 5시간
작은시누네에서 우리 집 3시간 30분
미시간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작은시누가 피자 주문할 때 치즈브레드와
샐러드도 함께 주문한다고 해
(계산은 우리가 하겠지만 음식이
쬐끔 많아질것 같아 약간 마음이 놓였고,
혹시라도 다른 참석자들이 디저트라고 하나
가져 올려나 약간의 기대를 했다.
그리고 생일 파티니만큼 생일 풍선과
Happy birthday 배너와
식탁보라도 사서
시어머님에게 생신파티
분위기를 내어 드리고 싶었는데,
시간 맞추느라 가게에 들러지 못했기에
지난해 결혼한 시누네 둘째 조카와
조카며느리인 사라가
생일 풍선이라도 사 올련가 기대를 했는데,
선물로 작은 화분을 가져왔고,
나머지 사람들은 생일 카드만 가져왔다.
우리 친정이었음
동생들에게 준비물들을
하나씩 강제 배정해 파티를 파티답게 준비했을 텐데.
생일 파티인데 주문한 음식에
둘째 시누가 준비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과 ㄹ탄산음료뿐인 데다
작은시누가 주문한 피자와 치즈 브레드와 샐러드가
아무리 계산해 봐도 부족할 것 같았다.
성인 15명인데 피자 16" 2개에
10조각 치즈 브레드와
샐러드도 큰 것이 아니라
3-4인용쯤 되는 샐러드 2통뿐이었다.
작은시누에게 부족할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긴 다 먹었다며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먹으면 된다고.
그런데 1시간 거리에 사는 이종사촌 페찌와 그녀의 아들 빌이
도착했을 때 피자가 동이 났다.
진작에 내가 알아서 주문했었어야 했는데....
2시간이나 운전해서 온 이종사촌의 아들 빌에게 많이 미안했다.
페찌네에서 시어머님이 계신 곳까지 1시간이고,
빌이 사는 곳에서 시어머님 계신곳까지도 1시간,
빌과 페찌네도 1시간이라
빌이 1시간 운전해서 엄마 모시러 갔다가
엄마 모시고 1시간 운전에서 왔다.
빌은 50대로 미혼인데,
미혼이라 더 효자인 듯.
내가 피자를 주문했고,
두 모자는 30분이나 지난 뒤에야 피자를 먹었다.
두 사람은 일이 있어 먼저 떠났다
셔리와 함께
셔리는 시댁과 동향에 큰 시누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친구로
양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시어머님에게 잘한다.
1시간 거리에 사는데 우리보다 더 자주 우리 시어머님을 방문하고,
치과의사인 그녀 남편은 시어머님 치과 치료로 무료로 해 주곤 한다고.
시어머님의 인복인 듯.
시어머님은 정은 없으신데,
많이 사교적이시다.
생일파티에 사람들을 초대하고선
음식이 빈약해 난 손님들에게 민망했는데,
두 시누들도 손님들도 주인공인 시어머님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다들 우리 시댁의 이런 분위기에 너무 익숙한 건지?
참석한 사람들도 비슷한 사람들인 건지?
그래도 남편에게 시어머님 생신파티와 손님을 대하는
두 시누들의 무심함에 대해 불평했더니
남편도 자기가 보기에도 좀 부족하다고 했다.
남편도 내가 준비한 파티와
이웃들 파티와 많이 비교가 되었을 듯.
서로 조금만 더 마음을 쓰고,
조금만 더 돈을 쓰면 되는데,
왜 그것이 안되는지?
시어머님이 뿌린 씨앗이
두 시누와 그들 자녀들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만약 시어머님이 내년에
98세 생신을 맞게 되신다면
그땐 내가 멋지게 파티를 해 드려야겠다.
2024. 8. 4. (일) 경란
'나와 가족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어머님이 가족들에게 주신 마지막 선물 (0) | 2024.10.07 |
---|---|
생의 끝자락에 계신 시어머님을 뵈니 (0) | 2024.10.01 |
남편과 나의 결혼생활이 성공적인 웃기는 이유 (44) | 2024.07.25 |
아들 덕분에 좋았던 엄마, 엄마로 인해 곤욕스러웠던 아들 (31) | 2024.04.18 |
독립해 나간 아들의 안타까운 선택 (25) | 2024.03.18 |